인공지능을 이기는 영어 - 토익 300점대도 베테랑 영문기자로 만든
박시수 지음 / 유아이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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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너무 거창한 거 아닌가 싶다. 인공지능이라면 알파고와 같은 것인데, 알파고를 이기는 영어라니, 또한 표지 그림은 옷을 벗자 슈퍼맨과 같은 사람이 나오는데 뭔가 심상치 않다. 서문에서 빌 클린턴과 극단적인 비교대상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것도 좀 지나친듯 하지만 신선하다. 이 책은 토익 300점대였던 자칭 영어 무식자인 저자가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3년 만에 영문 기자가 된 이야기를 쓴 에세이다. 그만의 영어 공부 방법은 무엇일까?

책은 5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PART1 영어의 배신, 영어가 변했다. PART2 옛날 공부방식으로는 승산없다. PART3 영문기자의 영어공부법1, PART4 영문기자의 영어공부법II, PART5 피할 수 없는 암기, 재미있게 하자.

영어를 지나치게 많이 알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개인의 '국제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영어공부는 '생업'에 필요한 영어에 집중하면 된다. 회사에서 회계부서에서 일을 하면, 회계에 관한 단어와 표현을 문법에 맞게 잘 말하고 듣고 쓰고 읽으면 된다. 교재는 생업과 관련된 영문 보고서, 책, 신문기사, 유튜브, 팟캐스트 등을 영어로 접하는 것이다. 미드, tv쇼, 영화 교재는 별 도움이 안된다.

그러면, 저자는 영자신문 기자가 되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을까?

좁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운다. 학습범위에 대해 선택과 집중한다. 저자의 영어학습목표는 '영문기자가 되는 것'이었으므로, 학습범위는 영문 신문만 보는 것으로 선택하고 집중했다. 정치,경제, 사회, 문화 면을 세분화하였고, 모르는 단어와 표현은 별도의 공책 한 권에 정리하고 반복해서 암기하고, 좋은 문장은 통째로 적고 외우니 3년 간 두꺼운 공책 4권이 되었다고 한다. 수천 개의 기사를 읽으니, 단어,숙어,표현, 문법, 문장구조가 눈에 익숙해지게 된다. 생각보다 계획은 심플하지만 치열한 공부 과정을 거쳤음을 느낄 수 있다.

일반인이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영문기사를 자유자재로 읽겠다고 목표를 정하면, 구체적 실행계획을 세운다. 이를 테면, 매일 아침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영어신문에 실린 금융관련 뉴스를 소리 내어 읽는다고 세우고, 실행을 못한 날에는 스마트폰 앱으로 출근길 지하철에서 읽는다.

분야별로 나누어 소개하자면, '쓰기, 말하기'를 잘 하기 위해서, 신문을 이용해서 '묵혔다가 번역하기'와 같은 방법을 시도한다. 선택한 지문을 한글로 번역해 두고, 2-3일 묵혔다 영어로 번역해보고 원문과 비교한다. '읽기와 듣기'를 잘 하기 위해서, 묵혔다가 번역한 원문을 'text to speech 웹사이트'에서 원어민 기계 소리로 들으며 알고 있던 발음과 다른 소리를 기억해 둔다. 또한, 미국 주요 방송사 홈페이지나 VOA Learning English에 있는 영상이나 음성파일을 이용한다. 뉴스 대본을 보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좋다. 독해연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문법'과 '어휘력'이다. 일단 주제와 관련된 영어지문 5개 정도를 정독하고, 주요어휘를 익힌 다음, 유튜브에 핵심단어를 넣어 검색해서 5분내외짜리 영상을 자막기능을 활성화한 상태로 본다. MP3로 저장해서 수시로 듣는다. 이렇게 모은 자료는 주제별, 이슈별 세분화해서 mp3, 독해자료, 어휘표현, 영상주소 등을 모아둔다.

'질적독해'는 문장을 분석하며 읽는 독해다. 한 문장에 쓰여진 문법(동사의 형태, 형용사, 부사, 전치사 등)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며 읽는 것이다. 이로 말하기,듣기,쓰기 실력이 모두 향상된다. 이를 위한 자료로는 신문기사와 연설문이 가장 좋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다듬은 글이기 때문이다. 문법, 단어, 표현 같은 세세한 부분은 물론, 글의 흐름, 논리구조와 같은 큰 틀에 대한 교정도 된다.

영어에 대해 어떻게 공부해야 좋을 지 모르겠거나, 다가오는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저자가 사용한 구체적인 학습방법으로 저자가 원하는 바를 이루었기 때문에 열심히만 한다면 누구나 가능해 보인다. 저자의 유튜브 동영상도 있으니 찾아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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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계
이현훈 지음 / 해남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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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과연 세계는 어떻게 바뀔 것인가?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어 세계 경제의 구조와 질서가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인가? 경제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국제무역을 가르치는 저자는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계는 '탈세계화'라고 답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탈세계화의 미래에 대해 살펴보자.

책은 2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계는 1장 코로나로 가속페달을 밟게 될 탈세계화, 2장 탈세계화의 근본원인, 3장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세계로 구성되어 있고, 2부 대한민국의 위대한 선택은 4장 외우내환의 한국경제와 5장 대한민국의 위대한 선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세계화'는 각 산업혁명 시기와 같이 발달해왔다. 영국에서 증기기관차 발명으로 시작된 1차산업혁명에 맞추어 1차 세계화가 시작되었고, 미국에서 자동차 대량생산 방식으로 일어난 2차산업혁명에 맞추어 2차 세계화가 시작되었고, 역시 미국에서 IT와 글로벌 공급망을 중심으로 3차산업혁명에 맞추어 3차 세계화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4차산업혁명에 맞추어 '탈세계화'가 진행 중인데, 인공지능, 빅데이터, 디지털 글로벌 공급망을 중심으로 고기술 노동자를 위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자동화로 저렴한 인건비가 드는 공장의 중요성이 감소해 지므로, 선진국이 자국으로 공급망을 옮기는 '리쇼어링'이나, 자국과 가까운 나라로 옮기는(미국이 멕시코) '니어쇼어링', 제3국가로 옮기는 '디쇼어링'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하는가? 수출 위주의 한국은 3차 산업혁명시기에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수출국 1위와 2위인 중국과 미국이 벌이는 미중 무역전쟁에 끼어 있고, 인구고령화로 인한 경제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저하되고 있다.

저자는 4차산업혁명시기가 한국에게 기회라고 주장한다. 선진국이 공급망을 제3국가로 옮겨갈 때 인도나 베트남은 4차산업혁명을 실용화할 준비가 미흡하므로, 한국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우수한 인적자원을 소유하고, 가까운 곳에 위치한 중국과 아세안 같은 거대 시장이 있으며, 코로나로 투명하고 효율적인 방역체계를 보여주어서 공급망의 안전지대로 인정받았다. 세계가 고품질, 최적비용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한국이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세계 디지털 기업이 한국에 와도 일하기 좋도록 3차산업혁명에 맞추어진 불합리한 과잉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또한 창의적인 교육으로 초연결 디지털 시대에 맞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나아가 전국이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된 인프라를 구축하여 전 국토의 스마트화를 제5차 국토종합계획(2020-2040)에 반영하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한국의 내부적 문제인 인구증가를 위해 저자가 제안한 내용도 흥미롭다. 공무원을 비롯한 정부 공공일자리 취업에 결혼한 청년들에게 가산점을 주고, 신혼부부에게 일억원까지 20년 무이자 전세자금을 대출하고, 아이들의 교육비는 국립대학까지 전액 무료로 하며, 이와 같은 것을 실천하기 위해 '인구부'와 같은 독립된 국가 기관을 설립해서 출산율을 최소 2.0명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인구문제만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실행되기를 바란다.

코로나 이후의 미래세계를 위해 관련 법규제 완화와 스마트 국토를 위한 인프라 설치 등 한국 정부가 해야할 일이 많아 보인다. '탈세계화'에서 한국경제가 살아남기 위해, 미래의 후손이 번영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코로나 이후 펼쳐질 미래의 한국과 세계를 알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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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부동산의 앞날
이상영 외 지음 / 지식공작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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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마켓컬리나 쿠팡같은 비대면 기업이 부상하고, 식당이나 쇼핑점과 같은 대면 기업은 경영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대면 서비스의 대표적인 사업인 부동산은 코로나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았고, 미래는 과연 어떠할지 궁금하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아파트는 안전한가? 2장 전세가 무너지면 무엇이 오는가? 3장 건물만으론 안된다, 이유가 필요하다 4장 오피스, 리테일, 복합건물, 호텔, 물류, 임대주택 유동화시장 리츠와 부동산펀드에게 기회가 올까? 5장 프롭테크, 코로나 사태로부터 부동산을 건져 올릴 기술들이다. 각 장이 부동산 시장에 대한 팩트를 정리해 두었다면, 각 장 뒤에 실린 '집중 탐색'은 전문가 토론 형식으로 좀더 필요한 설명을 더하고, 현재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이 커버하는 부동산 분야는 아파트, 빌딩, 상가, 오피스텔, 리츠, 프롭테크다. 아파트는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하지만 수도권 가격은 2015년 보다 5억 정도 상승해 있는 상태다. 꼬마빌딩, 상가, 오피스텔과 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형 부동산은 직격탄을 맞아 공실률이 상승했다. 그나마 오피스텔이 좀 덜하다. 리츠는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 상품화해서 간접 투자하는 것인데, 장기간 배당을 주는 식이어서 은퇴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아직 초기단계여서 선택의 폭이 좁고, 갈 길이 멀다. 프롭테크는 부동산과 기술을 합쳐 부르는 말로, 부동산 중개를 앱이나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 시장 역시 초기 단계이지만,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선진국과 다르게 우리나라는 정부가 부동산 데이터를 개인정보보호법으로 보호하기 때문에 민간기업이 이용할 수 없어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 문제다.

새로 알게된 사실은 1층 공실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대면으로 배달앱을 이용하다 보니 굳이 접근성이 좋은 1층에 상점들이 위치할 필요가 없다. 은행 점포도 ATM만 1층에 두고, 업무는 2,3층으로 올라가서 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화장품 단독 매장이 줄어들고, 백화점과 할인점은 쇠퇴하고, 스타필드와 같은 대형몰이 보강되고 있다. 중개 업소 대신 앱으로 오피스텔을 찾으므로 부동산중개업소도 1층에 있을 이유가 없다. 지금까지의 1층 상가가치가 앞으론 상당히 떨어질 수도 있다. 앞으로는 1층 임대를 위해 상당한 노하우와 열정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프롭테크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프롭테크는 에어비앤비나 위워크가 활성화되면서 개념이 정립되었다. 부동산 정보, 거래, 운영, 금융 전 영역에서 다양한 프롭테크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업체로 '부동산114'나 '직방'이 있고, 공유경제 거래업체로 '스페이스크라우드'가 있고, 운영업체로 '로컬스티치'나 '패스트파이브'가 있고, 금융 블록체인 업체에는 '카사코리아'가 있다. 프롭테크는 초기단계다. 이전에는 건물주나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다면, 지금은 모바일 기반으로 사용자가 필요한 건 이거야라고 요청하면 공급자가 제공해주는 식(온 디맨드:On-demand)이다. 그리고 써 본 사람들의 후기를 가지고 구매 결정한다. 향후 다양한 프롭테크가 개발, 발전될 것이다.

이 책은 원론적인 이야기보다 코로나19가 부동산 시장에 끼친 영향에 대해 현직에서 실무를 보고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고 있어서, 현재의 상황과 미래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다. 부동산 투자를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나 향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일독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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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그림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9
히사오 주란.마키 이쓰마.하시 몬도 지음, 이선윤 옮김 / 이상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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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 세기 초 중반에 활동했던 일본 작가 3명의 단편 추리소설을 모은 '일본 추리소설 시리즈' 중 아홉 번 째 책이다. 1920-1940년 대에 쓰여진 작품들이다. 히사오 주란의 <호반>, <햄릿>, <나비그림>, 마키 이쓰마의 <사라진 남자>와 <춤추는 말>, 하시 몬도의 <감옥방>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별 수록 작품을 살펴보자.

히사오 주란(1902-1957)은 소설가다. 연극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오고, 아시아태평양 전쟁 중에 종군했는데, 한동안 행방불명 되었다가, 1944년 무사히 돌아왔다. 이 책에 실린 그의 단편을 통해 일본 화족(귀족)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영국유학을 다녀왔지만 열등감을 가진 <호반>의 주인공, 엄청난 재산가인데 연극에 빠진 <햄릿>의 주인공, 일류가문의 아들로 어머니와 누나들이 전쟁에서 안전한 곳에 배치시킨 부대에서 활동하다 돌아와 갈등하는 <나비그림>의 주인공이 그렇다. 모두 상류층의 나약한 남자들이 주인공인데, 당시 상류층의 모습을 그대로 소설에 반영한 듯하다.

마키 이쓰마(1900-1935)는 미국 유학 후 바로 학교를 그만둔 후 미국 전역을 떠돌고, 화물선 선원으로 생활한 뒤 소설가로 등단한다. 그의 작품 <사라진 남자>는 선원이 주인공이다. 같이 잠자리에 들었던 남자가 사라지면서 내가 살인범으로 몰린다. 경찰에 체포되자 도망쳐 무조건 외국 배에 상선한다. 그 곳에서 의외의 남자를 만나는데 주인공은 영원히 떠돌기로 결정한다. 굉장히 짧은 소설인데도 긴장과 박진감을 그대로 끌어올린다. 결말의 반전도 흥미롭다.

하시 몬도(1884-1957)는 작가면서 의사다. 그의 작품 <감옥방>의 반전은 안타깝기만 하다. 죽음만이 이곳을 떠날 수 있는 열악한 작업장에서 노동자들은 도쿄에서 오는 정부관리에게 현 상태의 문제점을 일러바칠 기회를 잡는다. 그러나, 고위간부는 연극에 불과하고, 문제점을 토로한 사람들은 처치된다. 그 후 진짜 관리가 도착했을 때 노동자들은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약자들이 큰 권력에 의해 농간당하고 개혁을 하려는 의지가 꺽여버리는 사회가 낯설지 않다.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 미스터리에 가까운 소설들이다. 선명하게 사건의 결말이 드러나 누가 범인이고 왜 그랬는지를 밝히기 보다 애매하고 모호하게 끝맺음해서 과연 범인이 누구인가? 범인은 어디서 부터 일을 벌인 것인가?를 다시 읽어보게 하는 작품들이다. 단편이라 구성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모호한 결말은 읽고 나서의 여운을 길게 이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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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되고 나는 안 되는 동성애 - 소시민의 기독교 고발 에세이
김학민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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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의 '동성애'와 부제의 '기독교'를 보면 서로 상극인데 무슨 내용일까 무척 궁금해지는 책이다. 이 책은 기독교인이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고발하는 에세이다. 저자는 매우 조심스럽게 기독교의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고 했다. 물론 타종교도 나름의 문제점이 있겠지만, 그 것은 그 종교를 믿는 신도가 할 일이라고 선을 긋는다.

책은 200쪽이 좀 안 되는 비교적 작고 얇은 책이다.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마다 흥미로운 주제를 논의하고 있어서 한 숨에 읽을 수 있다. 1장 '기독교 기업이 일으킨 대형참사'에서는 기독교 기업 '이랜드 사태'에 대한 이야기다. 2장 '너는 되고 나는 안 되는 동성애'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데, '차별금지법' 제정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가 조항 중 '성적지향' 즉 동성애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에 기독교가 반대를 행사하고 있기 때문임을 설명한다. 3장 '좌파를 위한 우파의 기도'는 가장 흥미롭다. 구한말 기독교가 들어와서 현재까지의 변화를 알 수 있다. 4장 '기억 너머로 날아간 작은 배'는 세월호에 대해 망언을 내뱉은 보수 정치권과 보수 기독교 목사들의 망언과 그 배경을 밝힌다. 5장 '네 이웃의 종교를 제 종교처럼 사랑하라'는 배타적인 개신교의 타 종교에 대한 태도와 기독교 이단에 대해 설명한다. 각 장 뒤에 실은 '뒤풀이'는 본문에 언급한 내용 중에 짚고 넘어가야할 논쟁이나 개념을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

각 장은 기독교인이 읽는다면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다.

십일조를 내는 것으로 유명한 기독교 기업 이랜드가 700명의 노동자를 해고한 것에 대해, 나눔과 사랑이 노동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동성애는 기독교 성경에서는 단호히 죄로 규정한다. 동성애자는 구원받지 못한다. 그런데, 동성애자도 예수 믿고 회개하면 구원받을 수 있지 않은가? 보수 정치계가 보수 기독교계의 '표'를 무시할 수 없어서 '차별금지법' 법안은 국회 통과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적지향(동성애)'에 대한 차별 금지가 이 법조항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은 동성애에 대한 차별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 언론, 보수정치계, 극우세력, 극우 기독교단체들에 의해 조작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가슴 아프다. 목사들은 자신의 정치적 스탠스와 상관없이 아이들의 죽음 앞에 애도를 보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유가족 보상금에 대한 보수 정치권과 보수 언론의 거짓말은 죽은 자에 대한 모독이다.

기독교의 타종교 배척도 도가 지나치다. '봉은사 땅밟기'라는 사건은 기독교 모임의 한 무리 청년이 서울 봉은사 대웅전 앞에서 예배를 하고 기도하였다. '땅밟기 기도'란 기도하는 사람이 발 디고 선 그 곳을 달라고 하나님에게 간구하는 기도란다. 땅밟기 기도는 다른 종교를 적대시하는 마음에 바탕을 둔다. 사랑과 나눔의 정신에서 한참이나 떨어져 있는 행동이다.

기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읽으면서 교회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많이 놀랐다. 그러나, 저자와 같이 자성하고 바꾸려고 노력하는 기독교인이 많다면 조금의 변화라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나, 경직된 조직이 바뀌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치에도 진보와 보수가 있듯이 기독교 내에도 진보와 보수가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최근 뉴스에 자주 나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목사의 저질스러운 발언과 기존에 알고 있던 목사의 이미지가 상충했는데 이 책을 통해 분별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랜만에 간결하면서도 논리적이고, 힘이 있는 글을 만나게 되었다. 주제가 무겁고 논란의 여지가 있을 법하지만 진지하게 읽을 수 있었다. 기독교와 연관이 없어도 사회현상 저변에 흐르는 힘에 대해 궁금하다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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