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영어로 체계적으로 말하자 : 확장문법 편 발칙한 영어로 말하자
심진섭.레이나.김현주 공저 / PUB.365(삼육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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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많이 틀리는 문법 30개를 기본 목차로 삼은 말하기 책이다. 문법 설명을 하긴 하지만 초급에서 하는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기대하면 안된다. 학창시절 이미 상투적으로 들어봤던 설명과는 다르게 구체적인 상황의 예를 들어 말하듯 설명을 한다. 책 대상이 중급이라고 하지만 초급이라도 상관없다.

목차부터 특이하다. 명사의 탈을 쓴 욕심많은 동사...[동명사], 형용사의 탈을 쓴 욕심 많은 동사...[분사], '후회한다'가 regret이라고..?[조동사 완료형], 동사라고 오해받고 살아온 내 팔자야...[조동사] 등이다. 제목을 읽으며 짐작을 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명사의 자리에서 명사처럼 쓰이지만 동사의 성격을 갖는 동명사, 동사에서 나왔지만 형용사처럼 수식을 하는 분사, should/would/could have pp는 했었어야 하는데~(후회된다)는 의미를 갖기 때문에 조동사완료형을 보면 아! 화자가 후회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하면 된다. 조동사는 동사를 도와 의미를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주는데 can은 현재 could는 과거라는 식으로 배워왔다. 동사처럼 시제로 볼 것이 아니라, 가능성에 대한 뉘앙스 차이로 이해해야 옳다. 

학교 문법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지만 현실에서 자주 만나는 문장들이 있다. 수동진행형이다. 맥도날드나 쇼핑센터에서 직원들이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접근할 때 이미 주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거나 직원이 나에게 맞는 사이즈나 다른 색의 옷이나 신발을 가지러 간 경우에 대답할 말이 "Thank you but I am being helped."일 것이다. 실용적인 말인데 잘 나오지 않는 말이다. 문법을 지나치게 염두에 두기보다 그냥 상황을 머릿속에 그리고 표현을 익히는 것이 유창한 회화를 위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구성이 마음에 든다.

본격적인 연습은 문장훈련과 블록표현이다. 문장훈련은 한 두 줄 되는 영문 아래 한국어 발음을 적어 놓았다. 이를테면 '유을룩타이얼ㄷ왓해v뷰비넙투레잍을리?는 You look tired. What have you been up to lately?다. 한국어 발음 읽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과연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읽을지 의심스럽지만 간혹 궁금해서 참고하기에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블록표현은 한 문단을 한글+영문으로 만들었는데 매우 구어적이다. 완전히 외우도록 하는데 좋은 방법이다. 중간점검에 수능.토익 문제를 넣고, 마지막 총정리에 블록표현을 넣어 한글-영어를 자유로이 연습하기에 좋도록 했다.

흔한 대화체로 되어 있는 말하기 책이 아니다. 하나의 주제를 갖고 한 단락 정도를 혼자 혹은 상대와 같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원어민과 좀더 긴 대화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습하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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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
김진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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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딸이 '엄마가 해준 ㅇㅇ가 먹고 싶어'라든가 10대의 가출한 딸에게 '김치찌개 해 놓았어'라는 문자 하나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는 이야기는 음식을 만드는 엄마의 입장에선 늘 감동적이다. 음식은 추억의 소환이고 사랑이다. 이 책은 아빠가 중학생 딸에게 차려주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과 웃음이 있다. 

저자는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군에서 취사병을 했으며, 식품MD를 하며 전국의 좋은 음식재료를 꿰고 있는 전문가다. 음식은 재료가 70%를 차지한다는 말대로 요리사들 사이에선 알려진 인물이라고 한다. 밖에선 전문가이지만 딸 앞에서만큼은 한없이 소심한데 음식을 만들어주며 아이의 반응을 살피고 아이의 작은 칭찬에 행복해한다. 내 주위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아빠상이다.

저자가 툭툭 전해주는 재료에 대한 정보를 메모하며 읽어도 좋다. 마트에서 파는 김을 사고 너무 맛이 없어서 실망한 사람이라면 10~11월에 난다는 곱창돌김을 시도해봐도 좋겠고, 반찬보다 밥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쌀을 고를 때 '추청, 일품, 호품, 고시히까리, 신동진'이라고 쓰여 있으면 상품이라 밥맛을 보장한다고 한다. 멸치는 은빛을 띄어야지 노란빛을 띠는 것은 사지 않는다. 올리고당은 설탕을 재가공했거나 GMO옥수수를 효소분해한 것이므로 차라리 꿀이나 조청을 사용한다.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재료를 먹이기 위한 아빠의 노력이 가상하다. 고기만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채소를 죄다 갈고 고기만 씹히도록 만든 카레라니...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굳이 권하지 않지만 한 번 시도해 봐야 어른이 되어도 기억할 수있기 때문에 노심초사 딸아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잘 조합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먹었으면 하는 음식은 돈을 걸기고 하고 핸드폰을 걸기도 한다. 이 부분은 우리집과도 비슷한데 때가 되면 다 먹더라는 저자의 말에 동감이다.

부록에 조리법 10개를 소개하고 있지만, 본문 중에 소개한 라면 끓이는 법대로 만들어보니 맛있다. 면이 덜익은 상태에서 달걀 하나를 넣고 뚜껑을 덮고 불을 끈후 뜸을 들인 후 먹으면 절대 불지 않는다. 마지막 젓가락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 철마다 알지 못하는 식재료가 엄청 많다는 생각이 든다. 철따라 새우도 사러 가고, 고추도 사러 다니셨던 엄마의 모습도 떠올라 슈퍼에서 주어진 재료만으로 장을 보는 내가 좀 정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다. 좋은 재료를 소개하는 정보가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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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학생들이 꼽은 최고의 SF KAIST 시리즈 6
고기영.고은경.장규선.전선영.표재찬.한지혜 외 지음 / 살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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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 영화하면 스타워즈처럼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나, 우주생명체 에일리언의 침입으로 고군분투하다 멸살당하는 다소 두려운 예측이나,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해 인간세상이 조종당하게 되는 우리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분명 밝고 긍정적인 것도 있을 텐데 왠지 부정적이고 다소 공포스러운 영화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미래에 대한 무지에서 나오는 공포때문이 아닐까한다. 과학하는 대학생들은 공상과학 영화를 어떻게 볼까? 카이스트 대학생들이 꼽은 SF영화에 대한 이야기 29편이 소개된다.

학생 편집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자기가 봤거나 좋아하는 영화부터 찾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목차에서 친절하게 영화제목을 소개하고 있지 않아 당혹스럽다. 제목을 유추하며 영화제목을 떠올려보지만 쉽지 않아서 책을 훌훌 넘기며 삽입된 사진을 보며 이리저리 읽어본다. 구성은 크게 3부로 나누어 나의 인생작, 과학요소와 연결해 보는 영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로 구분이 된다.

에세이들은 영화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주는 것과 현실문제와 연결시켜 해결점을 모색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이를테면 설국열차에 대해 두 명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설국열차 뒷칸 사람들이 먹은 단백질 블록은 바퀴벌레로 만들어진 것인데 미래에는 이러한 식용곤충이 확대될 것이고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여러나라에서 다양한 식용곤충을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한다.  다른 관점은 좀더 사회적 관점인데 뒷칸의 커티스와 같은 인물은 앞칸을 차지하려는 혁명을 꿈꾸는 자이고, 남궁민수와 같은 인물은 더 나아가 열차의 문을 열고 탈출하여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인물이라는 시각이 새롭다. 

인상적인 두 편은 '기억전달자'와 '인셉션'이다. '기억전달자'는 책으로 읽으면서 미래의 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태어나면서 정상적인 사람들과 다르면 죽임을 당해서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인생은 평등의 개념과 어긋난다고 하는 지적에 동의한다. '인셉션' 또한 남에 의해 주입되어지는 생각이 내 생각인양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데,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과정을 거쳐 스스로 판단해야한다는 지적이 날카롭다. 

공상과학영화는 터무니 없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일독해 볼 만하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영화를 분석하고 자신의 문제나 사회 문제와 연결시켜 적용해보려는 노력을 해본 적이 없다면 또한 일독해 볼 만하다. 하나의 영화 안에 다양한 생각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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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도시적인 삶 - 무지개떡 건축 탐사 프로젝트
황두진 글.사진 / 반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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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떡 건축이라는 말이 낯설다. 수직적인 건축 공간 안에 일하고 거주하는 공간을 함께 두자는 건축형식이라고 한다. 무지개 떡처럼 층층이 다른 색을 가진 것처럼 다른 기능을 가진 층을 한 건물에 두는 것을 말한다. 주상복합이나 상가아파트라는 말이 유사하다. 저자가 말하는 가장 도시적인 삶이란 왕복 2시간 걸려 직장에 가고 다시 집에 와서 쉬는 삶보다, 아래층에서 일하고 윗층으로 쉬러 올라가는 구조가 더 합리적이지 않겠냐는 것인데, 꽤 설득력있다. 과거 무지개떡 건축(직주근접) 형식으로 지어진 건물을 찾아 속속들이 그 구조와 외관, 거리와의 관계맺기 등을 살펴본다.

건축에 대한 개념을 알지 못해도 친절한 저자의 설명에 따라 읽으면 이해가 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무지개떡 건축을 세 가지로 나누어 고찰한다. 2층 한옥상가와 같은 단독형, 타워팰리스처럼 단지 결합형, 세운상가, 낙원상가, 유진상가와 같이 시장결합형 무지개 떡 건축이다. 그리고 마지막 편에서는 해외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지개떡 건축을 살펴본다. 

상가아파트는 개화기에 등장한 2층한옥부터 시작되지만 본격적 것은 1930년대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인 충정아파트부터 시작한다. 당시는 최고급의 현대적 아파트였겠지만, 사진상으로 보았을 때 관리가 소홀하여 미관상 재개발되어야할 건물처럼 보인다. 충정아파트처럼 도로와 면해있는 상가 아파트들이 충정로를 포함한 서대문 일대와 홍제동, 용산에 몰려 있다. 단지결합형 아파트는 1970년대 들어선 고은 아파트, 연화아파트, 홍파아파트, 반포주공노선상가 아파트와 타워팰리스에 이른다. 시장결합형은 대표적은로 세운상가와 낙원빌딩이 있는데 50년정도 된 건물이라 낡고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의견이 팽배해 재개발을 추진하려다가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유지하기로 결정되었단다. 시드니의 상가주택으로 놀랍게도 오페라하우스주변의 아파트들이다. 관광객과 거주인들과 상인들이 복작거리며 시끄러울텐데 설계상으로 잘 극복한 모습이 신기하다. 

저자가 사라져 가는 아파트를 찾아 자료를 검색하고, 소설이나 영화의 배경에서 디테일을 찾아보고, 발로 뛰어 건물을 찾아 사진을 찍고 입주자들을 만나 증언을 듣고 인터뷰한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이 책이 역사적 자료로 남을 가치가 있어 보이는 증거이다.  또한 읽다보면 답사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저자가 그 마음을 헤아렸는지 부록으로 답사 코스를 짜주고 있다. 종로, 충정로, 홍제, 용산의 4코스를 찾아 읽은 내용을 확인해보는 즐거움을 가져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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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집 - 오감도와 날개 그리고 권태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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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대학 다닐 때 혜화동에 '오감도'라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외관도 제법 훌륭하고 양식을 파는 레스토랑으로 격식이 있는 식당이었다. 그 때 이상의 시 '오감도'와 소설 '날개'를 읽었으니 아주 오래 전 일이다. 아주 짧게 살다간 이상의 작품을 한 곳에 모았다는 것 만으로 이 책이 특별하다.

이상은 1910년에 태어나 1937년에 돌아가셨으니 27년을 살다간 것이다. 그 것도 23살에 폐결핵에 걸려 회복되지 않은 채 계속 고생스럽게 살다 간 것 같다. 그림도 잘 그리고, 건축설계도 하고, 문학작품도 쓰는 팔방미인형 천재이다. 일제 강점기에 학교에 다녀서인지 일본어처럼 띄어쓰기를 하지 않은 그의 시는 한번 읽었다가 다시 돌아가 다시 끊어 읽으면 좀 다른 뜻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건축설계와 관계된 조감도나 건축무한육면각체와 같은 제목은 시의 제목으로 낯설지만 의미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책의 구성은 1부 미발표 유고 시들, 13인의 아해가~로 시작되는 오감도 제1호를 비롯한 15호까지, 조감도, 무제, 이상한 가역반응이 있고, 2부는 역단, 삼차각설계도, 위독, 영화로도 만들어진 건축무한육면각체, 기타 시들을 수록했다. 3부는 유명한 소설 '날개'와 수필 '권태'가 있다. 

병적인 지식인의 모습이 이상의 시와 소설, 수필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의 시는 발표 당시에도 난해하기로 유명했지만 세월이 지나 지금 읽으면, 잘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말부터 한자어, 영어, 불어, 숫자, 기호가 마구 들어 있어서 여러번 읽어도 그런가보다 정도의 이해를 할 수 있다. 해설이나 각주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날개'는 하루종일 방에서 소일하다가 아내가 준 돈으로 외출하게 되면서 겨드랑이의 날개를 느끼며 비약해 보자는 병약한 나에 대한 이야기다. 아내는 내객을 받아 생긴 돈으로 생계를 꾸며 간다. 도시의 빡빡한 방으로 가득찬 집의 구조가 인상적이다. 반면 '권태'는 시골에서 하루를 보내는 나의 권태로운 관찰을 쓰고 있다. 

이상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권 소장해두고 꺼내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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