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차려주는 식탁 - 어른이 되어서도 너를 지켜줄 가장 따뜻하고 든든한 기억
김진영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딸이 '엄마가 해준 ㅇㅇ가 먹고 싶어'라든가 10대의 가출한 딸에게 '김치찌개 해 놓았어'라는 문자 하나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는 이야기는 음식을 만드는 엄마의 입장에선 늘 감동적이다. 음식은 추억의 소환이고 사랑이다. 이 책은 아빠가 중학생 딸에게 차려주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과 웃음이 있다. 

저자는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군에서 취사병을 했으며, 식품MD를 하며 전국의 좋은 음식재료를 꿰고 있는 전문가다. 음식은 재료가 70%를 차지한다는 말대로 요리사들 사이에선 알려진 인물이라고 한다. 밖에선 전문가이지만 딸 앞에서만큼은 한없이 소심한데 음식을 만들어주며 아이의 반응을 살피고 아이의 작은 칭찬에 행복해한다. 내 주위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아빠상이다.

저자가 툭툭 전해주는 재료에 대한 정보를 메모하며 읽어도 좋다. 마트에서 파는 김을 사고 너무 맛이 없어서 실망한 사람이라면 10~11월에 난다는 곱창돌김을 시도해봐도 좋겠고, 반찬보다 밥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쌀을 고를 때 '추청, 일품, 호품, 고시히까리, 신동진'이라고 쓰여 있으면 상품이라 밥맛을 보장한다고 한다. 멸치는 은빛을 띄어야지 노란빛을 띠는 것은 사지 않는다. 올리고당은 설탕을 재가공했거나 GMO옥수수를 효소분해한 것이므로 차라리 꿀이나 조청을 사용한다.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재료를 먹이기 위한 아빠의 노력이 가상하다. 고기만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채소를 죄다 갈고 고기만 씹히도록 만든 카레라니...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굳이 권하지 않지만 한 번 시도해 봐야 어른이 되어도 기억할 수있기 때문에 노심초사 딸아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잘 조합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먹었으면 하는 음식은 돈을 걸기고 하고 핸드폰을 걸기도 한다. 이 부분은 우리집과도 비슷한데 때가 되면 다 먹더라는 저자의 말에 동감이다.

부록에 조리법 10개를 소개하고 있지만, 본문 중에 소개한 라면 끓이는 법대로 만들어보니 맛있다. 면이 덜익은 상태에서 달걀 하나를 넣고 뚜껑을 덮고 불을 끈후 뜸을 들인 후 먹으면 절대 불지 않는다. 마지막 젓가락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 철마다 알지 못하는 식재료가 엄청 많다는 생각이 든다. 철따라 새우도 사러 가고, 고추도 사러 다니셨던 엄마의 모습도 떠올라 슈퍼에서 주어진 재료만으로 장을 보는 내가 좀 정성이 없어 보이기도 하다. 좋은 재료를 소개하는 정보가 많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