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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학생들이 꼽은 최고의 SF ㅣ KAIST 시리즈 6
고기영.고은경.장규선.전선영.표재찬.한지혜 외 지음 / 살림 / 2017년 12월
평점 :
공상과학 영화하면 스타워즈처럼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나, 우주생명체 에일리언의 침입으로 고군분투하다 멸살당하는 다소 두려운 예측이나,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이나 로봇에 의해 인간세상이 조종당하게 되는 우리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분명 밝고 긍정적인 것도 있을 텐데 왠지 부정적이고 다소 공포스러운 영화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미래에 대한 무지에서 나오는 공포때문이 아닐까한다. 과학하는 대학생들은 공상과학 영화를 어떻게 볼까? 카이스트 대학생들이 꼽은 SF영화에 대한 이야기 29편이 소개된다.
학생 편집자가 서문에서 밝히듯 자기가 봤거나 좋아하는 영화부터 찾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는데 목차에서 친절하게 영화제목을 소개하고 있지 않아 당혹스럽다. 제목을 유추하며 영화제목을 떠올려보지만 쉽지 않아서 책을 훌훌 넘기며 삽입된 사진을 보며 이리저리 읽어본다. 구성은 크게 3부로 나누어 나의 인생작, 과학요소와 연결해 보는 영화,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로 구분이 된다.
에세이들은 영화에 대한 과학적 정보를 주는 것과 현실문제와 연결시켜 해결점을 모색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이를테면 설국열차에 대해 두 명이 서로 다른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설국열차 뒷칸 사람들이 먹은 단백질 블록은 바퀴벌레로 만들어진 것인데 미래에는 이러한 식용곤충이 확대될 것이고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여러나라에서 다양한 식용곤충을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제공한다. 다른 관점은 좀더 사회적 관점인데 뒷칸의 커티스와 같은 인물은 앞칸을 차지하려는 혁명을 꿈꾸는 자이고, 남궁민수와 같은 인물은 더 나아가 열차의 문을 열고 탈출하여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인물이라는 시각이 새롭다.
인상적인 두 편은 '기억전달자'와 '인셉션'이다. '기억전달자'는 책으로 읽으면서 미래의 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태어나면서 정상적인 사람들과 다르면 죽임을 당해서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인생은 평등의 개념과 어긋난다고 하는 지적에 동의한다. '인셉션' 또한 남에 의해 주입되어지는 생각이 내 생각인양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데,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 과정을 거쳐 스스로 판단해야한다는 지적이 날카롭다.
공상과학영화는 터무니 없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일독해 볼 만하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영화를 분석하고 자신의 문제나 사회 문제와 연결시켜 적용해보려는 노력을 해본 적이 없다면 또한 일독해 볼 만하다. 하나의 영화 안에 다양한 생각이 담겨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