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 우리를 교묘하게 조종하는 경제학에 관한 진실
조너선 앨드리드 지음, 강주헌 옮김, 우석훈 해제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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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경제공부를 하고, 우리에게 '88만원 세대'의 저자로 알려진 우석훈님의 서문이 시니컬하다. 치과의사만도 못한 경제학자에 대한 평가에, 자조 섞인 농담으로 대학에서 경제는 안 가르치고 경제학만 가르치는가?라는 물음이 현재 경제학의 위치를 비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 공군 산하 비밀 연구조직인 랜드(Research ANd Development: RAND) 연구소의 인턴들이 노벨 경제학상을 줄줄이 수상하였다는 조롱섞인 비난도 한다. 제목에서부터 심각해 보이는 이 책의 무거움이 초장에서 흥미를 갖게 해준다. 사실 이 책의 원제는 'How Economics Corrupted Us(경제학이 우리를 어떻게 부패시켰는가)'다. 경제학에 대해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예감이다.

저자 조너선 앨드리드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토지경제학과 강사다. 이렇게 낯선 외국 학자의 책을 읽게 된 것은 저자가 이 책을 쓰는데 장하준 교수의 영향을 받았다는 언급 때문이다. 저자는 장하준 교수가 경제이론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표현해야한다든가, 뜬구름잡는 이론보다 현실의 구체적 상황에 역점을 두어야한다는 경제학자의 자성적 태도에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대니얼 로저스의 <균열의 시대>와 리처드 턱의 <무임승차>를 읽고서라고도 밝힌다.

책은 10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2장 누구도 믿지 마라, 3장 욕망이 정의를 이기다, 4장 민주주의는 불가능한가?, 5장 무임승차의 경제학, 6장 경제학 제국주의의 탄생, 7장 누구에게나 가격이 있다, 8장 불가능한 사건의 가능성, 9장 왜 불평등해졌는가?, 10장 평등의 경제학을 위하여.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경제인간이다. 이는 현실세계의 인간과 전혀 닮지 않았는데, 인간은 오류가 있고, 경험과 직관, 충동, 타성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또한 의사결정에 있어 도덕적으로 결여된 효율성의 최대화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인간이다.

이 책은 불평등의 격차를 가속화시키는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결함을 파헤친다. 50년 전 '하이에크'의 작은 정부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경제이론을 영국과 미국의 대처와 레이건이 수용하면서 1980년대 이래 신자유주의 경제학이 세력을 키워나가게 되었다. 신자유주의의 요지는 소득과 재산의 불평등은 능력과 재능의 불평등에서 기인한다는 것인데, 유능한 인재에게 경제적 보상이 돌아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사회에 팽배하게 된다.

하이에크를 잇는 미국 '시카고 학파'의 프리드먼과 게리 베커의 제국주의 경제학은 마치 제국주의가 식민지를 개척하듯이 경제학이 경제학 이외의 학문에도 참견을 하고, 나아가 일반인들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들의 경제학은 합리성을 강조하므로, 도덕적 상식과 어긋나게 행동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을 타락시킨다. 게다가 사람들은 이러한 사실을 의식조차 하고 있지 못하다. 왜냐하면 경제학 이론은 과학을 표방하고, 수학적 자료를 이해하여야 하므로, 이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경제학자들만이라는 오만함 때문이다.

베커의 영향을 받아 경제학자가 새로운 주제를 광범위하게 다룬 행동경제학자들의 책들 <괴짜경제학>, <경제학 콘서트>, <경제학 콘서트 2>가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책들은 경제학이 거의 모든 인간의 행동을 규정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괴짜 경제학>에서 많이 언급되었던 '인센티브'는 동기부여를 의미하나, 이 것이 인간의 모든 행동을 설명할 수 는 없다. 다양한 행동의 동기에는 사랑과 책임감 의무감일수도 있고, 호기심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금전적 인센티브는 잘 못 사용하게 되면, 내재적 동기 중요성을 잃게 한다. 이를 테면, 아이에게 책 한권을 읽으면 돈을 준다는 방식은 부모가 아이에게 글을 깨우치려는 의도에서 주는 인센티브지만, 아이는 책 읽는 즐거움이 '일'이 되고, 금전과 수고를 비교한 후 힘들다고 생각하면, 금전적 인센티브를 포기하여 책읽기를 망치게 된다. 행동경제학에서 주장하는 인센티브 이론을 조심히 적용해야하는 이유다.

무임승차의 경제학은 또 다른 문제를 갖고 있다. 무임승차란 승차권을 사지 않고 기차를 타는 것이다. 맨서 올슨은 1965년 <집단행동의 논리>에서 '당신의 몫을 하든 않든 달라지는 게 없다면 쓸데 없는 희생은 필요없다. 무임승차는 부도덕한 게 아니라 합리적 행동이다'라고 하는데, 이 주장은 옳지 않다. 내가 내몫을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대신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를 테면, 내가 하지 않아도 남들이 투표를 할 것이므로 그 들에게 무임승차한다. 그러나, 내 한 표가 원하는 후보를 당선시킬 수도 탈락 시킬수도 있음을 깨달아야한다. 작은 기여는 중요하고, 그 기여의 간접적인 영향도 중요하다.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인간의 도덕적 가치관을 배제하고, 경제적 합리성에 집착했다. 범죄가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베커의 사고와 기업의 유일한 책임은 이익을 극대화하는 프리드먼의 사고가 결합되면, 2016년 폭스바겐이 디젤 자동차 배출가스 조작도 이해된다. 경제학자들의 윤리의식 점검이 필요한 이유다. 결국 경제학자는 현실에서 동떨어진 실험실에서 이론을 만들어내기보다 치과의사처럼 현실세계에서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한다. 그리고, 수학적으로 표현하지 말고 쉬운 언어로 설명해야한다.

50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경제사를 볼 수 있는 책이다. 대표적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설명한다. 스스로 경제학자면서도 주류 경제학의 흐름에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합리성'보다 '윤리의식'의 기준을 중시한다. 앞으로의 경제학의 방향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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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를 걷는 여자
거칠부 지음 / 더숲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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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간단히 준비해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므로, 무사히 다녀온 그들을 존경한다. 나도 일생에 한 번은 가보고 싶은 곳이다. 그래서 늘 히말라야 책이 나를 부른다. 히말라야가 부르면 더 좋을텐데 말이다.

체계적으로 산을 타온 저자의 이력이 눈길을 끈다. 20대에 등산학교에서 독도법, 배낭 꾸리는 법, 야영, 암벽 기본을익히고, 홀로 2박3일 야영산행을 한다. 산도 무섭지만 사람이 무서운 나이였을텐데, 여자 혼자 대단하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주말마다 산행을 하고, 결국 17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나이 서른 아홉에 히말라야에 가기로 한다. 90일간의 긴 트레킹 후 다시 돌아와 삭발을 하고, 다시 히말라야 횡단에 2년여간을 끝냈다. 한국인 최초의 히말라야 횡단이라고 한다. 무엇이든 최초는 그 영광만큼 위험과 고통이 따를텐데 무엇이 그렇게 저자를 끌어당겼을지 흥미가 밀려온다. 이책은 2018년 봄과 가을에 히말라야 오지를 걸으며 쓴 글과 사진으로 구성되어있다.

10개의 챕터는 10개의 트레킹 코스별로 정리하였는데, 제목만 봐도 두렵다.

챕터1 17시간 30분 만에 눈속에서 탈출: 안나푸르나 3패스,

챕터2 낙석의 공포: 랑탕 간자 라-틸만 패스,

챕터3 길을 잃는 즐거움:마칼루 몰룬 포카리,

챕터4 위험하고 환상적인: 마칼루 하이패스(3콜),

챕터5 가이드와의 갈등: 쿰푸 2패스 1리,

챕터6 최후의 오지 무스탕: 무스탕 테리 라-사리붕 라,

챕터7 다시 안나푸르나로: 아나푸르나 나문 라,

챕터8 구르자 히말을 바라보며:잘자라 패스-도르파탄,

챕터9 춤고, 배고프고: 하돌포 카그마라 라,

챕터10 108호수를 찾아서:고사인 쿤드 18호수.

목차만 읽어도 숨이 차다. 1장부터 5장까지는 트레킹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4월에 시작된 트레킹인데 추위를 견뎌야하고, 눈으로 덮인 사막과도 같은 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고지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없는 길을 새로 만들어 가야하고, 가느다란 철사줄에 의지해 빙벽을 내려와야하는 것이 한바탕 사투다. 막연히 히말라야를 상상하며 생길 수 있는 일들이 펼쳐진다. 그러나, 히말라야가 보여주는 모습은 저자의 호기심과 궁금함을 채워주고도 남는다. 6장의 무스탕을 가기 전 60일간 파키스탄에서 빙하 트레킹을 한다. 다시 시작되는 히말라야 트레킹은 전반에 비하면 가이드 없이 비교적 수월해보인다. 그러나 히말라야는 히말라야다. 유명한 안나푸르나의 장관도 사진으로 그 느낌을 그대로 전달 받을 수 있다.

히말라야는 인도, 파키스탄, 네팔에서 접근 가능하다. 저자는 네팔의 히말라야를 선택했다. '네팔은 다민족, 다문화국가로 100여개의 민족이 공존하고 있다. 네팔어가 공용어지만, 민족만의 언어를 갖고 있다. 또한 이름이 있는 신들만 300이 넘는다. '나마스테'라는 네팔의 인사말에는 '내 안의 신이 당신 안의 신께 인사드립니다'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다(46).' 표고차가 큰 네팔은 높이에 따라 봄부터 겨울까지 모두 존재한다.

10개의 코스 중에 동행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혼자 걷는다. 동행이 있더라도, 각자 자기 페이스대로 걸어가기 때문에 따로 가는 풍경도 희한하다. 보통 스테프는 가이드 한 명과 셰르파 한 명, 짐을 지는 포터 여러 명으로 구성된다. 저자는 믿을 만한 셰르파 '겔젠'에게 많이 의지하고 신뢰를 하는데, 간혹 지도와 눈 앞에 펼쳐지는 길이 다르면, 신뢰하는 사람의 말을 믿어야하기 때문이다. 돈이 들더라도 어느 정도 능력이 있는 스테프를 구해야하는 이유다.

하산 거리만 30km, 13시간을 걷는다는 글을 읽으며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왜 갈까? 저자에게 물어보면, 저자는 군데군데에서 '힘들다고 하면서도 다시 가게 하는 이유는 무얼까? 고개를 넘으면 바뀌는 풍경이 궁금해서 히말라야를 걷는다'라고 대답해준다. 그러면서, '일생에서 한 번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전부를 바쳐보는 것도 좋다(60)'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히말라야에서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고 고민해서일까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이 정리된 글을 보면서 많이 공감한다. '나는 욕을 먹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내키는 대로 살고 싶다. 어차피 뭘 하든, 누구한테라도 욕을 먹게 되어 있다. 관심에 굶주린 사람처럼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지 않다. 나다움을 지니면서, 적당히 욕도 먹어가면서 그렇게 살고싶다(279)'라고.

히말라야 트레킹에 대해 새로 알게 된 것들도 많다. 천천히 걸으면 고산병 증상이 없다든가, 네팔인들의 시력은 놀랄만큼 좋아서, 멀리서 누가 오는지 금방 알아챈다. 그리고, 의외의 반찬이 등장하는데, '젓갈'이다. 그저 신기하다. 물론 신라면은 현지인에게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환상방황'이란 계속 전진하고 있지만 실제로 같은 곳을 계속 맴도는 것이다. 또한, 구름은 3천500m이상은 올라오지 않아서, 그 위에서는 구름바다를 보며 걸을 수 있단다. 무엇보다, 현지 사장의 말이 여운을 남긴다. '유럽인을 상대하던 가이드는 한국인과 다니기 힘들지만, 한국인을 상대하던 가이드는 어느 나라 사람과도 같이 다닐 수 있다'고. 뭔가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한국인이 갖고 있는 어떤 까다로움이 있는 것이 아닐까 여운을 남긴다.

정성스러운 책이다. 각 챕터마다 지도와 진행경로는 물론이고, 각 코스 별 간단한 특징과 주의사항을 두었다. 이 코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자 자신을 위한 일기인 듯하다. 사진은 정말 장관이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히말라야의 모습이 아니다. 사진을 보면서 감탄하기는 처음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 오지 트레킹이어서 이런 장관을 볼 수 있을까 싶은데,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이미 그 가치를 다하고 있다. 술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히말라야가 궁금하다면 한바탕 읽어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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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위 과학 속 우리 유산 유적 - 과학 원리로 우리 역사 읽기 지도 위 인문학 2
임유신 지음 / 이케이북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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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과 같은 우리의 문화유산을 생각하면 선조들의 과학기술이 현재의 우리보다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일제강점기에 잘 못 수리 해서 습기가 차는 현상이 현재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유리관 안에 갇혀 있는 본존불이 안타깝다. 이 책은 우리의 문화유산과 유적 중에서 과학 기술로 만들어진 것들을 모아 설명한다. 시대별, 분야별, 계층별 다르게 나타나는 과학기술의 원리를 쉽게 배워보자. 이 책의 대상은 초등학생이다.

책은 6부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물리학과 화학 원리'를 이용한 문화유산으로 지게, 화약, 자격루, 자승차 등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생명과학원리'를 이용한 옹기, 김치, 은행나무, 동의보감 등을 소개한다. 3부에서는 '지구과학'의 원리를 이용한 첨성대, 측우기, 풍기대 등을 소개한다. 4부에서는 '기술과 공학'을 이용한 통나무배, 자물쇠, 성덕대왕신종, 신기전, 거중기 등을 소개한다. 5부에서는 '건축과 토목 분야'의 다양한 건물들과 탑을 소개한다. 6부에서는 '예술과 문화'에 과학원리를 어떻게 적용했는지 가야금, 단청, 한복, 자기, 한글을 통해 설명한다.

한국의 의식주를 대표하는 한복(예술과 문화), 김치(생명과학), 한옥의 온돌(건축과 토목 )은 각기 다른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다. 기존에 알고 있던 것보다 새로운 정보를 많이 알게되어 흥미롭다. 그 내용을 살펴보자.

'한복'은 삼국시대부터 입기 시작했는데, 고구려 고분, 쌍영총 벽화 <거마 행렬도>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양의 입체 디자인이 옷에 사람을 맞추는 것과는 다르게, 평면 디자인인 한복은 어떠한 체형도 입으면 입체적 효과를 내는 편한 옷이다. 염료도 천연을 사용하여 친환경적이고, 의학적으로도 가슴 아래는 따뜻하게 하고 위는 시원하게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한복의 상의는 개방되어 있고, 아래는 바지 허리끈과 대님으로 막아 따뜻하게 한다.

'김치'는 세계가 인정한 발효음식이다. 선사시대부터 생겨났는데, 백김치처럼 담가왔다가 조선시대 중엽이후 고추가 들어오고 나서 빨갛게 담그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고추를 사용한 시점이 늦다. 김치는 삼투현상과 발효의 과학이 숨어있다. 김치는 음식의 기본 5가지 맛에 젓갈의 담백한 맛과 발효의 향을 더해 총 7가지 독특한 풍미를 내는데, 이런 다채로운 맛을 내는 발효채소식품은 김치가 유일하다고 한다.

'한옥의 온돌'은 불의 열기를 다목적으로 활용하는 경제적인 난방시스템이다. 선사시대부터 시작되었는데 북한의 함북 옹기군 굴포리에서 5천년 전의 온돌이 발견되었고, 남한의 경남 하동 칠불사의 고려 온돌의 정수인 아자방은 한 번 불을 때면 100일간 열기를 보존했다고 한다. 대단한 기술이다. 온돌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인데, 연료 소모도 적고, 요리도 하고 방도 데우는 일석이조다. 또한, 구조가 간단해서 고장도 잘 나지 않고, 불과 연기는 소독의 효과가 있어 해충을 쫓는다.

실재로 유적지를 방문하거나, 우리의 문화를 아이 혹은 외국인에게 설명할 때, 간단하지만 핵심적인 중요한 정보는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소개한다.

우리 문화유산에 들어있는 과학원리를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여서 어린이들이 현장학습을 가기 전에 읽으면 좋겠고, 한글을 읽을 수 있는 외국인들이 한국 문화를 좀더 알고 싶다면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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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비밀 - 당신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법
박민 지음 / BOOKTAINER(북테이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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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심사위원들은 시청자인 내가 보지 못하는 무엇인가를 캐치해내고 날카로운 심사평을 한다. 대부분의 경우 3~4명 정도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하지만, 간혹 상반되는 의견이 제기되면 의외로 심사 자체가 객관적이기 보다 상당히 주관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정확한 잣대도 없이 합격과 탈락을 구분지어도 되는 것일까? 과연 전문가들의 눈은 후보자의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책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오디션 합격을 위한 실질적인 노하우!, 2장 시간만 때우는 연습은 NO!! 현실적인 연습방법, 3장 의지를 불태우는 강한 정신력과 이미지 트레이닝, 4장 2020년 현재! 대한민국 오디션 사회현상.

저자는 10대에는 '춤에 미친 놈'소리를 들어가며 춤연습을 하고, 20대는 연습생을 트레이닝했으며, 30대인 현재는 기획사 신인개발팀장으로 연습생을 직접 캐스팅하러 다닌다. 저자는 오디션 전문가로서 자극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공감을 통해 당장의 위로를 받으려하기 보다, 자극을 받고 실행에 옮겨 꿈을 이루려는 오디션 참가자가 읽기를 원한다고 밝힌다.

심사위원들은 어떤 오디션 참가자를 합격시킬까? 저자는 '호감형 외모와 올바른 인성을 지닌 끼와 재능이 넘치고 혹독한 트레이닝을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가졌으며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대중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연습생을 뽑는다(p26).' 기본적인 외모와 능력은 물론이고 인성과 체력을 겸비해야한다. 언뜻 들어도 쉽지 않아보이지만, 그 '가능성'에 방점을 두면, 노력으로 못할 것이 없어 보인다.

오디션 합격을 위한 실질적인 노하우는 결국 심사위원이 당락을 결정하는 평가요소다. 세 가지를 조언한다. 먼저, 자기관리를 해라. 외모로 풍기는 좋은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얼굴, 키, 몸무게가 평가 대상이다. 둘째, 보컬에 감정을 실어 전달하고, 춤에서는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지게 해라. 노래를 부른다는 느낌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한다 생각하고 말하듯 노래하라. 세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라. 정확한 발음연습과 자신감있는 목소리로 자기를 표현한다. 미래에 팬들과 소통하면서 잘못된 표현으로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 오디션 상황은 어떨까? 보통 기획사 오디션은 1차에 1-3곡의 노래를 부르고, 2차에서 끼와 재능을 포함해 다방면에서의 가능성을 섬세히 심사하고, 3차에서 기획사 관계자와 개별미팅을 한다. 이 오디션을 합격하면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대중의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가 된다. 오디션은 긴장된 순간에 최대의 실력을 보여주어야하는 자리이므로, 심리적으로나 능력에 있어서 자신을 단련하지 않으면 흔들릴 수 있다. 현실적인 연습방법은 한계를 넘는 연습이다. 노래라면 1곡을 1,000번 연습하고, 춤이라면 아무 생각하지 말고 연습하다 몸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해라. 늘 실전처럼 연습하여야 몸이 기억하고 실전에서도 편안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오디션 비밀은 아래와 같다.

'나를 찾아라. 노래를 통해 간절한 마음을 전달하고, 춤을 통해 내 열정을 보여주며, 대화를 통해 당신의 진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오디션 비밀입니다(p117).'

2020년 대한민국의 오디션은 사회현상이다. 한 해에 오디션을 보는 10대, 20대가 200만명이 넘는다. 이는 한해 수능 응시자 60만명보다 훨씬 많다. 연예인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인 오디션 프로그램은 열풍이다. 오디션의 종류도 다양하다. 아카데미 오디션, 경연대회 입상을 통한 오디션, 길거리 캐스팅, SNS 활용한 오디션, 비공개 오디션. 또한, 2,800개의 대형 엔터테인먼트사 혹은 중소형 연예기획사는 수익창출을 위해 상당한 돈과 시간을 투자해 수익모델을 만든다. 개인의 꿈을 이루게 도와 주지만, 상품가치가 없다면 냉정한 조직이다. 따라서, 준비가 덜 된 사람들은 오디션에서 탈락한다. 떨어지고 나면 엄청난 실력향상과 이미지 변신으로 다시 지원하라. 오디션을 많이 본다고 붙을 확률이 높아지는 게 아니라 탈락이유를 빠르게 분석하고 고쳐 재도전해야하는 이유다.

이 책은 저자의 성공 에세이라기보다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오디션에 합격하기 위해서 완벽주의에 가까운 노력을 기울이라는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 진실성있게 다가온다. '꿈을 이루기 보다 잃지 말라'는 저자의 외침이 절절하다.

책에서 언급한 저자의 롤모델은 '비'다. 그의 할리우드 진출기를 담은 MBC 다큐멘터리 '비가 오다'를 시청해 보라. 저자의 약점인 마르고 근육이 없는 몸을 변화시키기 위해 이 다큐멘터리를 틀어놓고 1시간 혼자 운동하며 원하는 몸을 만드는 저자의 노력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디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일독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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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 스타트업으로 날다
박재승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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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은 정보에 밝고 공학적 기술이 있는 젊은 사람들이 주로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50대 중반에 기술 창업을 시작하여 6년간 잘 이어가고 있는 저자의 경험이 중장년에게 스타트업 대열에 참여할 용기를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 마케터 출신의 저자와 기술자 출신 파트너의 초기 자금 5천만원에 정부 R&D과제를 수수해서 시작한 저자의 스타트업 창업의 비결과 6년 간의 경험을 들어보자.

책은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100세시대, 노후를 고민하는 당신에게, 2장 5060 스타트업 창업, 편견을 지우고 시작하기, 3장 될성부른 아이템 찾기, 4장 돈 없어도 스타트업 할 수 있다! - 정부과제로 창업하는 법, 5장 생존을 위해 넘어야할 '투자유치', 6장 동업 안 하면 망한다!, 7장 린스타트업으로 성장하라!

저자의 회사는 시선을 추적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스타트업 논문을 찾다가 선택한 아이템이다. 2014년 눈으로 타이핑하는데 1분에 100타(영어)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하여 지금까지 22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예비 스타트업자들이 처음 아이템을 찾기 위해서는 생활 속 불편함에서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에어비앤비와 우버 모두 생활의 불편함을 아이템으로 가져온 스타트업이다.

무엇보다 궁금했던 것은 투자유치다. 투자유치는 세 분야에서 받을 수 있다. 금융기관 융자/대출, 민간투자유치(엔젤투자, 클라우드펀딩, 시리즈 A,B등), 그리고, 정부지원자금이다. 저자는 정부 과제 지원금 3억에, 공동창업투자 5천만원과, 사무실 무상지원제를 받으며 시작했다. 그 후 단계 별로 지원을 넓혀가고, 1년에 한 건 정도 정부 수주를 통해 성장해왔다. 먼저, 정부과제 투자지원은 정부 각처에서 지원하고 있는 사업이 많으므로,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지원하면 된다. 또한, 민간기업 지원도 받았는데, SK텔레콤이 운영하는 'SK브라보 리스타트' 3기에 선발되어 자금지원과 멘토링도 받았고, 구글 캠퍼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본투글로벌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캠퍼스', 신한은행의 '신한 퓨처스랩,' IBK의 '창공프로그램'을 통해 스케일업하였다. 굉장히 다양한 기회가 있음을 손품, 발품을 팔아 알아보아야한다.

투자유치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도 알려준다. 본격적인 투자과정은 3-6개월이 소요되는데, 투자를 받는 입장이지만, 투자자에게 꼭 물어야할 것은 투자자의 능력에 관한 것으로, 펀드규모, 투자금 규모, 투자 분야, 프리/포스트 기업가치(마켓 벨류)다. 특히 기업가치는 지분율과 밀접한데, 투자자에게 너무 높은 지분율을 떼어 주면 끌려가는 입장이 되어 결정권이 줄어들게 되므로 합리적인 수준에서 결정해야한다. 또한, 투자자를 만날 때 IR자료에 4가지 사항(회사의 경쟁력(차별성), 시장규모 및 성장성, 대표이사 및 핵심 인력구성, 엑싯(IPO, M&A)가능성 및 방법)을 잘 녹여내야한다. 저자는 200여개의 VC중 60곳의 투자자를 만났다니 대단한데, 이중 연결이 된 곳은 6곳뿐이다. 투자유치가 쉽지 않은 과정이다.

동업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마케터 출신의 저자도 기술자 출신 파트너와 동업으로 시작했다. 마치 스티브 잡스와 워즈니악의 동업과 같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동업자라면, 서로의 부족한 비즈니스 역량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에 따르면, 2020년 올해부터 중장년을 위한 정부지원사업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앞으로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바람직한 성장 속에 우리나라 스타트업 제도의 부족한 점도 지적한다. 즉,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스타트업이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안전망 조성이 필요하고, M&A의 활성화가 이루어져서 좀더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창업 경험에 근거한 정보와 성공 팁을 최대한 많이 소개한다. 또한, 다양한 스타트업의 성공사례를 비롯해 성공과 실패 사례를 공유해 주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삽입된 도표의 해상도가 높지 않아 글씨가 번지고, 상당히 작은 글씨로 축소되어 있어서 읽기 힘들다. 또한, 용어설명도 개념정의가 따로 없다.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는 책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데 사전적 정의나 적절한 설명이 없이 문맥을 통해 이해하거나 검색해 봐야한다.

5060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어서 경험자의 통찰력을 얻고 싶다면, 일독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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