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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버드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을 나이키에서 배웠다
신인철 지음 / 빈티지하우스 / 2020년 7월
평점 :
경영학 지식이 아닌 비즈니스를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그런 안목은 학교에서가 아니라 현장에서도 배울 수 있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의 경영 전략 사례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 하버드에 유학하려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국내에서 '나이키'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공부한다는 저자. 나이키에서 뭘 배울 수 있을까?
책은 20개의 강의로 이루어져 있다. 나이키를 택한 이유, 나이키 히스토리, 현장 중시 제품전략, 협업 전략, 고객활용 마케팅 전략, 고객 동기화 전략, 고객 활용 전략, 브랜드 전략, 광고모델 전략, 조직관리, 스토리텔링 마케팅, 가치창출경영, 변화경영, 잠재고객확보전략, 공간을 활용한 경영전략, 디지털 활용전략, 미래준비전략, 지속가능 경영전략을 강의한다. 그리고 맨 뒤에 각 강의에 참고한 문헌 리스트를 실었다.
나이키는 필 나이트와 빌 보워만이 만든 회사다. 1964년 블루리본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창업해서 일본의 운동화 오니츠카타이거 판권을 취득하여 미국에서 판매하다가, 1971년 '나이키'라는 독립 브랜드로 직접 만든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제프 존슨이 회사명을 '나이키(승리를 관장하는 여신; 니케의 영어 발음)'라 제안했고, 미술대학원생이었던 캐롤린 데이비슨에게 35불을 주고 로고 '스우시'가 정해졌다. 창립자인 필 나이트가 육상선수 출신이었기 때문에 신발의 불편함을 잘 알고 있어서 이를 개선하기위한 노력을 통해 사업이 번성하였다. 경쟁사 독일의 아디다스, 영국 리복들과 더불어 올림픽을 마케팅 삼아 브랜드 가치를 쌓아가기 시작한다.
나이키 하면, 슬램덩크의 주인공 마이클 조던을 떠올릴 텐데, 풋내기 조던에게 나이키 광고모델 제의후 1985년 에어조던1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며, 에어조던시리즈는 28까지 계속 출시되고 있다. 당시 아디다스를 신던 조던에게 경기에 적합한 농구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이키와 이에 적극 응한 조던과의 성공적인 협업이 명품을 만들었다. 현재 나이키 한정판 제품은 세계의 셀럽들도 소장하고자 하며,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에어조던시리즈를 사진으로라도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보는 수 밖에 없다.
또한, 나이키의 'Just do it' 슬로건은 '시작합시다' '해버려', '꾸물대지 말고 해', '자 일단한번 시작해봐'의 뜻이다. 그 모티브는 연쇄 살인범 길모어가 1977년 처형장에 들어가며 집행관에게 마지막으로 한 "Let's do it."이라고 한 말에서 가져왔다. 당시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었지만 '고객이 도전에 망설일 때 그냥 해보세요'라고 조언하는 말의 의미로 수십 년을 지켜오고 있다.
나이키의 광고모델 전략은 독특하다. 선수 한 명과 평생 계약을 한다. 농구의 프리폰테인, 마이클 조던(80중반-90후반), 르브론 제임스, 축구의 호날두와 박지성, 골프의 타이거 우즈가 대표적이다. 스포츠 선수이자 모델로서 그들에게 부를 안겨 주며, 해당 스포츠에 기술적, 광고적 혁신을 가져온다. 예를 들어, 기술적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골프공과 드라이버를 개발하고, 타이거 우즈가가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기다려주는 기업이다.
나이키는 스포츠 고객을 남성에만 포커스를 두지 않고, 여성, 어린이, 제3세계 사람들에게 까지 확대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여성들이 스포츠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직장인을 러닝머신 위로 불러내고, 중고생들에게 농구를 즐기도록 유혹하며,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스포츠가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게 해주는 가치를 창출한다.
각 장은 나이키의 마케팅 전략만을 설명하지 않는다. 같은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나 반대의 사례로 실패한 사례를 먼저 몇 개씩 소개해 주고, 나이키는 과연 어떻게 전략을 펼쳐나갔을지 궁금하게 만들어 준다. 이를 테면, 아베크롬비앤피치의 최고경영자는 "젊고 매력적인 백인들을 위한 옷이니 못생긴 사람은 안 입었으면 좋겠다"는 인종, 연령, 외모 차별 발언으로 성장세가 정체되었다가 그의 퇴임후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그러나 나이키는 2016년 리우 올림픽 광고에 "unlimited(한계는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37세의 남성 트랜스젠더 3종 철인경기 선수를 내세워 모든 사람을 끌어 안을 수 있는 멋진 광고를 냈다. 약자이지만 그것을 극복한 선수가 시사하는 바는 감동과 더불어 누구나 나이키를 신고 싶어하게 하는 것이다.
책 전체에 흐르는 여유와 유머가 마음에 드는 책이다. 기업의 다양한 성공과 실패 사례를 적재적소에 소개하여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이해도도 높아진다. 나이키와 관련해서 워낙 유명해서 아는 이야기도 많지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도 많다. 이를테면 1996년 <라이프>지에 나이키의 아동 노동착취에 관한 사진으로 떠들썩해지자 이를 바로 시정하고, 그 후 협력업체를 다섯 단계로 나누어, 노동인권, 안전보건, 환경보호 및 보전 여부를 평가해 낮은 등급을 받은 기업과는 거래가 중단된다. 우리나라 D모 인터내셔널이 우주베키스탄에서 아동노동착취 혐의에 휘말렸고 이에 따라 거래가 중단되었다. 그 베이스인 부산공장이 문을 닫으며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나이키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이키 비즈니스 전략을 분석한 책이다. 다양한 기업의 케이스 스터디도 만날 수 있으므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