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스쿨 취업영어 이슈 표현 시원스쿨 취업영어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지음 / 시원스쿨LAB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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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시원스쿨 LAB의 취업영어 시리즈(면접표현, 실전영작, 이슈표현) 중 하나다. '면접표현'이 자기 소개를 비롯한 면접의 표현을 익히는 반면, 이 책은 시사성있는 화제를 질문받았을 때 무엇을, 어떻게 대답해야할 지 익힐 수 있는 교재이다.

책은 8개의 주제 아래에 25개의 unit으로 구성되어있다. 8개의 주제는 문화예술, 사회, 정치경제, 생활건강, IT 테크놀로지, 세계, 교육, 환경이다. 각 unit에는 2-3개의 문단이 주어지는데, 내용 분석은 물론이고 연습문제로 5개의 영작을 해보도록 한다. 영작은 앞에서 공부한 중요 표현을 넣어서 문장을 만드는 연습이고, 유닛의 주제를 잘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체크 포인트이다.

각 유닛은 한국음식의 세계화, 가상화폐, 그린워싱, 대사증후군, 사이버보안, 지구온난화, 에듀테크, 지속가능 에너지와 같은 최신 이슈를 다룬다. 평소 뉴스를 통해 흘려 들었던 시사 단어와 표현은 일상에서 자주 쓰지 않아 낯설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익혀야한다. 특히 경제나 IT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주어진 지문 외에도 영자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스스로 배경지식을 넓혀야하겠다.

익숙하지 않은 어휘와 표현뿐 아니라 주어진 지문의 난이도가 그리 쉽지 않다. 문장 자체가 길고, 관계대명사와 접속사로 연결되어 있다. 문어체 느낌이 나는 부사도 있다. 교재에서 제시된 지문을 충분히 익힌 다음 자신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어휘로 바꾸고, 한 문장이 세 줄이 넘어가는 것은 말하기 쉬운 방식으로 끊어서 정리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지문에 대한 '핵심포인트'의 정리다. 읽으며 긴 지문의 핵심 포인트를 잡아내야하는데, 교재에서 제시하고 있어서 편리하다. 논리적이고 명쾌한 답변을 위해 주제에 대한 키워드 두세개를 머릿 속에 기억하고 있다가 하나씩 풀어나가면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핵심포인트의 예로 '한국 음식의 세계화'에 대해 1. 미디어를 통한 세계적인 인기, 2. 한국음식의 매력과 인지도, 3. 문화적 및 경제적 영향이다. 이것은 주어진 지문에 대한 핵심포인트이므로, 면접자가 자기 스타일로 영작을 해야한다면 이를 참고해서 자기만의 핵심포인트를 바탕으로 답을 만들면 된다.

아쉬운 점은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은 MP3이다. 25개의 unit중에서 단 9개의 unit만 녹음되어있다. 같은 유닛의 녹음을 여러번 해 놓았는데 아쉽다. 빠른 시일 내에 업데이트되기 바란다.

영어 면접을 위한 최신 이슈 학습이 필요한 사람이나, 원어민과 시사에 관해 대화할 때 필요한 어휘와 표현을 정리한 교재가 필요한 사람이나, 순수하게 현재 이슈가 되는 주제를 어떻게 영어로 말하는지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학습하기에 좋은 교재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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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30패턴으로 잡는 영어회화 - 영어회화를 누구나 쉽고 빠르게!
닉 윌리엄슨 지음 / 더북에듀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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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언어를 바로 실생활에서 소통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어떻게 배워야할까? 원어민들이 자주 쓰는 패턴을 익히는 것이 한가지 방법일 수 있겠다. 필요한 패턴을 익히고 상황에 따라 단어만 바꾸어 말하면 다양한 의사를 표현할 수 있기때문이다.

저자는 호주 출신으로 일본에서 20년간 영어를 가르쳤다. 자신이 일본어를 패턴으로 배운 경험으로 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 패턴을 소개한다. 이 책에 400편 이상의 영화에 자주 나오는 단어와 관용표현을 실었다고 하니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표현을 익혀 회화를 준비하려는 사람에게 적합해보인다.

책은 두 개의 파트로 되어있다. 30개의 패턴과 상황별 초간단 표현이다. 각 패턴마다 일상, 일, 연애, 가사, 건강 등의 상황별 표현을 충분히 소개하고 있는데 파트2에서 상황별 표현에 패턴을 결합해 실생활에서 바로 사용할 수있도록 했다.

파트에 들어가기 전에 현재형과 현재진행형, 미래형을 정리한다. 각각 '평소의 규칙적인 습관'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는 것을 다양한 예문을 통해 설명한다. 미래형에 대한 설명은 그 뉘앙스를 구분하도록 해서 유익하다. will은 지금 시점에서 즉각적으로 '-할 것이다'고 결정내릴 때 사용하고, 현재진행형은 이미 정해져있는 가까운 미래의 구체적 약속이나 계획한 일을 의미할 때 쓴다. 따라서 내일 영화보자는 제안에 대한 대답으로 I'm playing tennis tomorrow.가 옳다. I'll play tennis tomorrow. 라고 하면 지금 결정했는데 내일 테니스칠거야라는 말이어서 상대가 오해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필요한 문법 설명도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주어서 정확히 말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시간을 나타내는 전치사 at/on/in을 구분해준다. at은 구체적 시간이나 하루보다 작은 단위의 기간이나 시간 앞에, on은 요일이나 날짜 등 하루 단위의 시간 앞에, in은 월, 계절, 연도, 연대, 세기 등 하루보다 큰 단위 시간 앞에 쓴다.

MP3는 책 날개 안 쪽에 있는 QR코드를 이용해 접속하면 교재 전체의 원어민 녹음을 들을 수 있다. 또한 무료동영상 강의는 각 패턴 시작 페이지에 있는 QR코드를 이용하면 된다. 무료동영상강의는 초보라면 적극 이용하면 좋겠다. 패턴 설명과 발음을 체크해주고, 드릴 연습을 위해 주어를 바꿔보거나, 부정형으로 바꿔보거나, 의문사를 붙이거나, 전치사 뒤에 오는 명사나 동사의 ing형을 넣어 연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영어 회화를 준비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되겠다. 듣고 말하는 데에 원어민이 자주 사용하는 패턴을 익히고 연습하면 유창해질 수 있다. 문법을 따로 익히지 않아도 한 덩어리의 패턴을 익혀 말할 수 있다. 초보 학습자에게 적합한 교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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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호명사회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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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시대예보: 핵개인 시대>(2023)에서 저자는 거대한 조직 속에서 개인은 쪼개지고 핵개인화된다고 예보했다. 그 후 자립한 핵개인들이 "대등한 연대를 통해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호명사회가 도래(9)"한다고 예보하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있다. 각 장은 시뮬레이션 과잉, 상호경쟁의 인플레이션, 호오에서자립을 찾다, 선택의 연대, 호명사회의 도래이다. 현재의 트랜드를 다양한 측면에서 이야기를 하고 마지막 장에 호명사회를 이야기하는 미괄식 구조다.

현재 우리는 누구나 선호하는 직군에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경쟁의 인플레이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지원자들은 시뮬레이션을 돌려 만반의 준비를 한다. 시뮬레이션이란 앞으로 해야할 일을 미리 실험하고 그 결과 대로 시행하는 것인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시뮬레이션 과잉으로 지쳐버리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진다. 적절한 양의 준비 후에 뛰어들어야하는데 그게 잘 조절되지 않는다.

미래에는 상호경쟁의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난다. 선발당하기보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능력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이다. 다양성과 개성, 자기의 삶을 사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조직은 극단적으로 작아지고, 조직의 간판과 직함대신 이름으로 부르는 호명사회가 온다. 유동화와 조직의 분화로 극소화하는 시대에 전문화로 무장한 핵개인들은 다른 핵개인과 협업하는데 조직의 이름이 아닌 서로의 이름을 부른다. 생성형 AI와 업무 자동화로 이제는 1인 기업이 가능해졌다. 자신이 곧 조직이고 조직이 곧 자신이다. 조직에 가려진 개인의 이름을 되찾는 시대이다. 호명사회는 이미 진행 중이지만 개인에 따라 이를 깨닫고 준비하는 차이가 존재한다.

시대가 변해도 자신의 이름으로 전문화된 능력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작가, 화가, 배우, 음악가와 같은 예술가들은 항상 그래왔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혼자 처리한다. 자신의 역량을 고양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름으로 불려졌다. 산업혁명의 대량 생산시대에서도 꾸준히 자기이름을 걸고 살아온 사람이다. 미래에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된다니 어느 정도의 수고로움이 예상된다.

이 책은 현재 트랜드가 어떠한지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를 설명한다. 표면상의 트랜드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 아래에 작용하는 기저가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캐고 있다. 다양한 책과 인터넷에 공유되는 최신의 정보, 저자가 듣거나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다양한 이야기를 알 수 있다. 그냥 스쳐지나갈 사실들도 '왜 그럴까?'를 고민하며 써내려간 글이라 저자의 수고가 느껴진다.

그런데 술술 읽히지 않는다.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거나 설득하는 글이 아닌데 많은 정보를 응축해서 넣어서인지 글의 흐름이 끊어진다. 그렇게 많은 사례가 필요했을지도 의문이다. 작가가 전하려는 말이 흐려진다. 또한 각 소제목 아래 긴 도입부를 지나 본격적인 주제로 넘어가는데, 도입부가 좀더 짧았다면 전하려는 말이 더 분명해졌겠다.

시대의 트랜드를 읽고 변화될 사회가 궁금하다면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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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웅의 AI 강의 2025 - 인공지능의 출현부터 일상으로의 침투까지 우리와 미래를 함께할 새로운 지능의 모든 것
박태웅 지음 / 한빛비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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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세계에서는 1년 넘게 걸릴 일이, 인공지능 세계에서는 단 하루도 안 되어 바뀌고 있다." 책 커버

인공지능이 생활 여러 군데에 퍼져 있다. 챗GPT, 로봇청소기, 식당에서 음식을 가져다주는 로봇, 주식 추천과 매수매도를 해주는 프로그램처럼 언뜻 생각해도 몇 가지는 댈 수 있을 정도로 AI는 곁에 가까이 와 있다. 앞으로 어디까지 갈 것인지, 인간의 지능 혹은 그 이상을 가진 존재가 주는 위협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책은 6강으로 구성되어있다. 1강 걷잡을 수 없는 변화의 물결, 2강 모두를 놀라게 만든 거대언어모델, LLM의 등장, 3강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똑똑해질 수 있을까?, 4강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 5강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어떻게 구축할까? 6강 우리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는가?

첫 장에서 저자는 AI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6가지로 정리한다. AI as OS, Contextual interface, AI as a partner, Multimodal, Cheaper, Faster and Smaller, Humanoid이다. 모든 소프트 웨어가 AI와 연동해서 사용자가 대충의 정보만 줘도 맥락 속에서 일을 처리한다. 글자뿐 아니라 이미지, 동영상, 오디오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학습하고, 점차 작고, 빠르고, 저렴해질 것이다. 인간의 외모를 한 로봇에 AI를 장착한 휴머노이드는 모방, 전이, 강화학습을 통해 점점 인간에 가까워질 것이다. 이 요약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책을 읽어나가기 수월해진다.

책 속에 등장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과 휴머노이드를 정리해보자. 인공지능은 오픈 AI의 챗GPT를 비롯해서, 앤트로픽의 클로드, 구글의 제미나이, 메타의 리마,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이-3가 있다. 휴머노이드에는 구글과 스탠퍼드 대학이 협업한 알로하, 테슬라의 옵티머스 젠2, GPT-4 터보와 로봇을 결합한 피겨AI, 현대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올 뉴 아틀라스가 소개된다.

챗GPT로 대표되는 오픈 AI는 비영리단체로 시작하였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대거 지분을 차지하며 더 이상 비영리 단체가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 AI의 윤리에 관한 연구개발비를 삭제하고, 샘 올트먼(CEO)은 이로 인해 퇴사한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면 주식을 몰수하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다. 이 사실이 드러나면서 제프리 힌턴(올해 202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을 비롯한 전문가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 역시 오픈 AI가 초심을 저버렸다고 비판했지만, 뒤로는 거대 AI 그록을 만들고 가짜뉴스를 올리며 즐거워했다는 사실은 기업의 AI개발 윤리를 점검해봐야한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AI는 인간이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제프리 힌턴 교수의 설명을 보면, AI에게 최종목표를 지시하면 스스로 중간목표를 세우는데, 이 것이 위험할 수 있다. 사용자가 '방 안의 이산화탄소를 줄여달라'고 부탁하면 인공지능은 CO2를 뿜어내는 존재를 없애버릴 수 있기때문이다.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중간목표는 AI가 멋대로 설정하므로 인간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을 것이다.

AI의 개발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 천문학적 비용과 전기료가 들고, 엄청난 탄소를 배출한다. AI가 어떤 왜곡된 내용과 편견을 학습하고 있는지 모르고, AI에만 집중하면 다른 연구의 예산이 삭감될 우려가 있다. 또한 AI의 그럴듯한 거짓말인 할루시네이션의 구분이 어렵고, 개인정보침해와 인공지능이 잘못 학습한 내용을 지우기가 어렵다. 사용자의 허락없이 프롬프트를 저장해서 비밀 누설의 위험도 있다. 나아가 무서운 속도로 연결되어 학습하는 인공지능의 예상하지 못한 능력향상이 한 기업이나 국가에 집중되어 그 이익을 위해서 움직인다면 나머지 국가나 기업은 불이익을 당할 지도 모를 일이고, 인류 전체에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통제할 수없는 AI의 개발은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고, 개발자의 양심에만 맡길 수 없는 문제이다.

이에 따라 독일은 5년 간 AI에 관한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숙고과정을 거쳐 2024년 유럽의 인공지능법을 발효시켰다. 반면, 우리 정부는 공론화 없이 법제화하였다. 무엇보다 정부가 2023년 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IMF와 같이 어려운 시기에도 줄이지 않았던 R&D 예산을 삭감하여 30년 전으로 돌아갔다. <네이처>는 한국의 연구비용축소와 인구감소로 인한 인재감소를 일본의 예를 들어 한국의 미래를 걱정한다. 1년의 예산 축소로 많은 연구분야가 뒤쳐진다. 나아가 저자는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자격증과 학과를 만드는 단기적 정부정책보다 기초 과학을 탄탄히 가져가야한다고 조언한다. 정부 정책담당자들이 귀담아 들을 일이다.

책을 읽기 전과 후에 AI를 이해하는 정도가 달라질 것이다. 이 책은 AI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아주 쉽고도 깊이있게 설명한다. AI의 생성과 발전, 장점과 문제점, 윤리적 문제점, 세계각국의 윤리원칙과 법제화 노력에 비해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실상을 알고 싶다면 필독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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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교양 필독서 87 - 철학부터 정치, 문화, 예술, 과학까지 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 필독서 87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3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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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뛰어넘어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하는 고전 87권을 소개한다.

책은 6개의 챕터로 나누어 철학, 정치, 경제, 사회, 역사, 예술, 문학, 과학, 수학, 공학 분야의 필독서를 소개한다. 시대적으로는 기원전 600년 경 싯다르타의 <법구경>부터 2021년 리카이푸, 천치우판의 <AI 2041>에 이르기까지 어마어마하다.

어느 한 곳을 펴서 읽어도 한 권의 고전이 다른 고전과 연결되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읽게 되는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1941-)의 <이기적 유전자>(1976년)는 35세의 진화생물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도킨스의 첫 저서로 전 세계적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기적 유전자는 생물의 몸을 빌려 복제를 반복하며 수억년이나 되는 시간을 생존해왔다. 인간을 비롯한 생물은 그저 이기적 유전자의 '생존기계'일 뿐이다. 그러나 왜 일벌들은 적의 공격을 받으면 자신을 희생해 유충들을 돌보는 이타적 행위를 하는 것일까? 실상은 이조차도 유전자를 지키려는 유전자의 이기적 행동때문이다. 문화에 있어서도 자기복제는 계속 일어나는데(도자기 만드는 법이 대를 이어 전해지는 것), 유전자 복제처럼 밈 복제도 변이가 일어나고 진화한다. 그러나 인간은 수억년 진화해온 유전자를 값싸게 편집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

제니퍼 다우드나와 새뮤얼 스턴버그의 <크리스퍼가 온다>(2016년)는 유전자 편집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다우드나는 2012년 저렴한 비용으로 자유자재로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방법(크리스퍼 캐스 나인(CRISPR-Cas9))을 알게 되었고, 이로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다. 인간은 이제 신처럼 유전자의 염기서열 하나만 바꾸면 난치병을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적인 미래와 함께 유전자조작으로 나쁜 병원균을 퍼뜨리거나 부유층과 빈곤층의 갭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 이에 인류에게 요구되는 것은 모든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겸손함이다. '부지의 자각'을 설파한 소크라테스의 철학으로 되돌아가야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소크라테스의 사형에 임해 그의 철학방법에 관한 책이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은 결국 아는 것 같았지만 모른다는 사실에 도달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모르는 것을 안다는 '무지의 지'가 아니라 '부지의 자각'이라고 바로 잡는다. '무지의 지'는 지 안에 무지와 유지가 있어서, 무지는 지의 일부분이다. 이렇게 이중의 지가 아니라 그저 알지못함(부지) 자체를 자각하는 '부지의 자각'이 더 옳은 말이다. 부지의 자각의 예로 영화 제작사인 픽사의 브레인 트러스트 미팅을 든다. 새로 만든 장면에 대해 감독은 여러사람으로부터 가감없는 의견을 듣는다. 감독은 비판없이 의견을 겸손히 받아들인다. 감독이 작품을 만들어냈으므로 우위에 있겠지만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유전자나 AI를 발전시킬 정도로 신과 가까워지는 인간이 취해야할 덕목은 겸손하게 지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렇듯 과학에 흥미가 있어 <이기적 유전자>를 읽으면, <크리스퍼가 온다>가 궁금해지고, 결국 신이 되고자 하는 인류가 갖추어야할 것이 <소크라테스의 변명>에서 말한 겸손하게 지를 추구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게다가 각 고전에 대한 저자의 비판이 포함되어 있어서 책 소개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고전 리스트를 갖게 되어 든든하다. 다양한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고자 한다면 꼭 일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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