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34
존 스타인벡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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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존 스타인벡(1902-1968)은 미국의 사실주의 작가이다. 1920년 스탠퍼드대학교 영문과에 입학했으나 생활고로 중퇴하였고, 뉴욕에서 기자를 하다가 그의 기사가 개관적인 사실보도가 아니라는 이유로 해고된 후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나갔다. 1929년 첫 소설 <황금배>를 시작으로, <생쥐와 인간>(1937)이 연극으로 상연되고 인기를 얻었다. <분노의 포도>(1939)로 퓰리처상을 받으며 사실주의 대표작가로 자리매김한다. 1952년 <에덴의 동쪽>이 영화화 되고, 1961년 <불만의 겨울>을 발표한 후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이 책 <진주>(1947)는 멕시코 민담을 소재로 하였다.

바닷가 마을 움막집에 사는 키노와 후아나에게는 아기 코요티토가 있다. 어느 날 아침 아들이 전갈에 물리자 후아나는 입으로 상처의 독을 빨아내고 치료를 위해 의사를 찾아간다. 의사는 400년간 키노의 종족을 지배했던 종족이다. 키노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문전박대를 당한다. 다음 날 크고 아름다운 진주를 발견한 키노는 아이와 가족의 미래를 꿈꾼다. 이웃 사람들도 각자 그 진주가 자신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지 상상한다. 그러나 상황은 폭력적으로 변해가고 추격자들에 의해 아들이 죽자 키노는 돌아와 진주를 바다에 던져버린다.

진주를 팔아 자신과 가족의 꿈을 이루려는 키노와 불행한 일을 가져오는 진주를 제거하려는 아내의 갈등은 키노가 아내를 폭행하는 장면에서 고조된다. 이후 이야기는 아내의 불길한 예감대로 진행되면서 진주를 지키기 위해 키노가 살인을 하고, 도망을 치며 아들까지 잃게 되면서 비극으로 치닫는다. 전갈에 물린 아이를 보고 어쩔 줄 몰라하던 키노보다 곧바로 입으로 독을 빨아 아이를 진정시킨 현명한 아내의 말을 들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돈을 쫓는 사람들의 이중성이 드러난다. 조용한 마을이었지만 노골적으로 키노의 진주를 노리는 침입자나 습격자들이 생겨나고, 사람 대접도 하지 않았던 의사가 태도를 180도 바꾸어 직접 방문하기까지 한다. 최고의 진주임을 알면서도 감정사들이 거짓말을 하며 가격을 후려치는 비열한 모습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키노 자신도 진주에 대한 집착에 눈이 멀어 진주를 돌려놓으려는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만다.

운좋게 발견한 진주가 키노와 가족의 삶을 바꾸어놓았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키노는 한 여름 밤의 꿈에서 깨어난 수준이 아니라 악몽 속에서 살게 될 것이다. 가장 소중한 아들을 잃었고, 마을 사람들을 의심하게 되었고, 아내에게 폭력을 행사한 남편으로 남았다. 진주가 있었던 곳으로 돌아갔듯 키노의 가족도 자신의 집이 있던 곳으로 돌아왔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졌고 과거는 돌이킬 수 없어지고 말았다.

140여 쪽 밖에 되지 않는 짧은 분량인데 주인공들과 함께 고난을 겪은 듯 힘들다. 조용한 가족에게 진주라는 파문이 일며 일파만파로 일이 커지고 상황은 악화일로를 치달으며 비극의 결말을 맺는 게 안타깝다. 묵직한 이야기에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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