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경찰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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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글쟁이에게 헛된 경험은 없는 것 같다.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자동차부품회사에 들어가 엔지니어로 활동했던 히가시노의 경력이 이렇게 소설의 소재가 되었으니 말이다. [주간소설]에 실렸던 작품을 모아 약 10년 전 출간했던 걸 중판해 내놓은 이 책에는 6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모두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교통사고가 중심 이야기다.
 

 01. 천사의 귀

      경차와 외제차의 충돌로 경차 운전자가 사망했다. 목격자가 없어 흐지부지될 뻔 했던 사건은 

      경차 운전자의 여동생의 특별한 능력으로 해결점을 찾는다. 그녀는 시각장애인인데 경이로운 

      청력과 기억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02. 분리대

      트럭 운전자가 무언가를 피하다 분리대를 넘긴 사고로 사망한다. 불법주차된 아우디의 운전 

      자의 무단횡단이 문제였지만 법적으론 징계대상이 되지 않아 넘어간다. 남편의 죽음이 억울 

      한 아내는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아우디 운전자에게 똑같은 과실책임을 묻는다.

 

 03. 위험한 초보운전

      남자는 앞에 가는 초보운전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위협을 가한다. 초보운전자는 무서워 피하 

      다 사고를 당했는데 남자는 도와주지 않고 가버린다. 충격을 받은 초보운전자는 여동생의 도 

      움을 받아 남자에게 제대로 복수한다. 남자는 졸지에 유아 성폭행범의 죄목까지 뒤집어쓰게 

      된다.

 

 04. 불법주차

      불법주차를 했다 차에 흠집이 난 연인은 짜증이 난다. 어느날, 어떤 남자가 자신의 잘못이라 

      고 전화를 걸어온다. 자동차 수리비나 잔뜩 뜯어낼 생각이었던 연인은 비로소 자신들이 불법 

      주차로 그 남자의 가족에게 어떤 일이 생겼었는지 알게 된다.

 

  05. 버리지 마세요

       부모님께 결혼 승낙을 받고 오는 길에 여자는 다른 차가 던진 캔커피 깡통에 맞아 한 쪽 시력 

       을 잃는다. 남자는 범인에게 죄를 묻고 싶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남자의 의도하 

       지 않았던 행동은 범인의 진짜 범죄(내연관계에 있던 여자를 살해함)를 밝혀내는 단서가 된 

       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건들(불법주차, 창 밖으로 물건 던지기, 무단횡단, 접촉사고 피의자에게 수리비 뜯어내기)을 사건으로 연결시켜낸 히가시노의 솜씨가 '오호' 싶다. 다만 숨 막히듯 조여오는 구성의 힘은 약하다. 그런 맛의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싱겁게 느껴질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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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꾸는 긍정 에너지를 키워라
마누엘 투쉬.폴커 키츠 지음, 엄양선 옮김 / 아주좋은날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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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아침에 출근할 때 옷장 문 열고, 간이랑 쓸개 빼서 넣어 두고, 옷 갈아 입고, 옷장 문 닫고 출근한다."
 

 예전에 사회생활 선배가 해줬던 말이다. 그 당시 이 말을 듣고 빵 터졌던 기억이 있다. 아마 남의 돈을 먹고 살아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사회생활이라는 게 간과 쓸개(즉, 자존심)까지 챙겨가면서 할 수 없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상황에 한 번쯤은 다 닥쳐봤을 테니 말이다.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경험할 수도 있겠다.

 

 이런 사정은 나라가 바뀐다고 달라지는 건 아닌가 보다. 심지어 그 나라가 내가 밥 벌어 먹고 사는 나라보다 선진국이라고 할 지라도. 작가 폴커 키츠와 마누엘 투쉬는 독일 사람이다. 때문에 이 책에 등장한 사례나 통계는 독일을 배경으로 한다는 걸 미리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최근의 자료 조사에 의하면 독일 직장인의 88퍼센트가 직장에 전혀 결속감이 없거나 매우 적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5명 중의 1명은 내면의 사표를 낸 상태이며, 심지어 업무 중에 적극적으로 업무에 반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는데 A4 한 뭉치나 인스턴트 커피 몇 봉지를 가져가는 건 애교에 속한단다. 개인용 컴퓨터나 최신 전자 기기들까지 집으로 가져가는 직장인들이 있다고 하니까 말이다.

 

 회사에 불만이 쌓여갈 때 사람들은 핑계를 찾는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면, 좀 더 그럴싸한 직위가 박힌 명함이 생긴다면, 저 웬수 같은 상사만 없다면, 보람있는 일이나 즐거운 일을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달라질텐데라고.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사람을 돕고 싶어 의사가 된 사람은 그게 직업이 되면서 보람을 잘 느끼지 못 하게 됐고, 역시 사람을 돕고 싶어 인권단체에 지원한 여성은 현실에 부딪히며 자신의 생각과 너무 달라 고민에 빠졌다. 취미를 직업으로 삼았다며 행복해하던 화가는 몇 년이 지난 후 매너리즘에 빠져 작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세상 어디에도 당신이 만족할 수 있는 연봉은 없으며, 무한한 재량권을 가진 사람도 없고, 완벽한 직장은 상상마당에만 존재한다. 사장이 된다고 정말 행복해지는 건 아니고, 오늘 흥미롭던 일도 모레는 일상이 된다. 그러니 당신이 있는 곳에 머물러라. 대신 당신 안에 존재하는 긍정 에너지를 키워라.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는 기본 패턴을 파악하라. 그 뒤에 그 기본 패턴을 깨뜨려라. 마음 청소하기나 무의식 속이기, 몸의 긴장 풀기, 행복한 시간 부여하기, 자신 안의 금맥 탐사하기, 나 메세지 보내기, 나를 사랑하기 등도 긍정 에너지를 키워주는 좋은 방법이다.

 

 어쨌든 그나마 세상에서 제일 바꾸기 쉬운 건 나 자신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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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취미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책 제목이 참 예쁘다. '이사하는 날'이라. 멜로디가 예쁜 노래의 제목으로 써도 좋을 것 같고. 

 책 표지도 예쁘다. 다양한 푸른색 이미지로 가득한 표지가 그 자체로도 인테리어가 될 것 같다. 

 책 제목도 예쁘고, 표지도 예쁜데 과연 내용은 어떨까? 

 인테리어 도면 그리기부터, 이사한 동네와 친해지는 법, 짐 꾸리는 법, 색상 정하기, 집들이, 집 청소, 소품 만들기까지 목록을 차근차근 읽어보니, 이 책 내용도 예쁠 것 같은 촉이 온다. 탐나는걸. 당분간 이사할 일은 없으니 지은이의 이사에 눈으로 얹혀 구경해볼까? 생각만해도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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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취미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우리집 안방마님을 포함하여 어른들께서 나에게 자주 하시던 말씀 - "얼굴이 밥 먹여주냐?" 

 그 말 앞에서는 꼬리를 말았다. 맞는 말이었으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말씀을 안하시게 됐다. 내가 당당히 "네, 얼굴이 밥 먹여주는데요."라고 대답할 수 있게 된 세상이 되었으니까. 연예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얼굴로 밥 먹고 사는 직업들이 많이 생겼고, 거의 모든 직업에서 얼굴이 밥을 조금 더 먹게 해주는 시대가 됐다. 어느새.

 뭐, 이게 물개박수 치며 환영할 일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법이라고 이 세상 하직할게 아니라면 기본은 갖춰주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대신 돈 안 들이고, 아니면 조금만 들이고 하면 더 좋겠지. 

 오프라 쇼를 통해 눈에 익은 메멧 오즈가 이런 바램을 알았나 보다. [내 몸 아름답게 만들기]라는 책을 내줬다. 감사하게도. 그의 전작 [내 몸 건강설명서]를 재미있게 읽었기에 믿음도 간다. 몸이라는 같은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주제로 풀어내는 그의 노력에 독자로서 호응함이 마땅하다 생각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종종 책을 내주지 않겠는가. 요 책,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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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살림의 여왕/좋은여행 나쁜여행 이상한여행>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친환경 살림의 여왕 - 건강한 우리 집 만드는 똑똑한 살림 비법
헬스조선 편집팀 지음 / 비타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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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는게 힘'이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 세상에서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문장을 살짝 바꿔보기로 했다. '실천하는게 힘'이라고. 알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병이 될 수도 있다.  

 난 주부가 아니지만 요즘에는 주부 노릇 하기도 쉬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루세제는 옷에 남으니 액체세제를 써야할 것 같고, 식재료는 워낙 수입산이 많으니 어떤게 국산인지 구별하는 법도 알아야 할 것 같고, 난방으로 인한 겨울 실내 공기를 환기시키기 위해서는 하루에 두 번씩 앞뒤로 문을 활짝 열어 공기도 바꿔줘야 할 것 같고, 연령대와 성별, 가족력에 따라 받아야할 건강검진의 종류와 시기도 다르니 그것도 빠뜨리면 안될 것 같고, 도대체 종잡을 수 없는 여름 날씨에 채소값이 폭등하는 걸 보니 차마 주말농장까지 운영할 여유는 안 되고 대신 베란다에 화분이라도 들여놓고 상추라도 심어서 먹어야 할 것 같고. 도대체 알아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필요한 정보가 들릴 때마다 메모 해서 냉장고에 붙여 놓고, 가계부에 붙여도 보고, 스크랩 노트도 만들어 보고, 포스트 잇도 이용해 보고, 여러 방법 사용해보지만 알아야할 것은 너무 많고 정리는 안 된다. 이럴 때 한 권으로 말끔히 정리된 게 있으면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고 딱 좋을텐데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누가 나 대신 정리 좀 안 해주나 싶기도 하다. 만약 이 얘기가 '어머, 내 얘기야' 싶은 사람이 있다면 요 책을 보시라.

 월간 헬스조선 편집부에서 책을 냈다. 건강한 우리 집 만드는 똑똑한 살림 비법을 780가지나 한 권에 모은 것이다. 세균 잡는 꼼꼼한 청소법부터 형광물질 걱정 없는 안심 세탁법, 공기청정 책임지는 실내 가드닝, 건강까지 생각한 인테리어, 지구와 나를 살리는 에코 라이프, 약이 되는 건강 먹거리, 미리미리 챙기는 가족 건강, 피부가 좋아하는 홈 뷰티까지. 한 마디로 먹고, 바르고, 입고, 자고, 숨쉬고, 닦고, 검사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을 몽땅 풀어놓은 것이다. 책은 무조건 제일 앞부터 읽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 책에선 발휘하지 말자. 목차 쑥 훑어보고, 지금 당장 나한테 필요한 것부터 찾이 읽고 그대로 따라하면 된다. 

 예를 들어 겨울 시작되기 전에 청소를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첫 번째 장부터 읽자. 친절하게도 부엌, 욕실&세탁실 거실, 침실, 아이 방으로 공간별 청소방법을 정리해뒀을 뿐만 아니라 계절별 청소법까지 따로 정리해뒀다.(그렇다, 우리나라는 사계절 뚜렷한 대한민국이다.) 청소할 때 사용할 천연 세제 만드는 법까지 한 세트로 정리됐으니 수고도 덜 수 있다. 이 얼마나 편리한가? 

 난 이 책을 엄마에게 보시라고 권할 생각이다. 그리고 제발 여기저기 붙여 놓으신 신문조각과 메모지 좀 제발, 이젠 떼어 버리시라는 부탁도 함께 드릴 계획이다. 물론, 나에게도 이 책은 쓸모 있다. 특히 홈메이드 화장품에 구미가 확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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