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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헌터
이반 로딕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1년 6월
평점 :
'사토리얼리스트'와 쌍벽을 이루는 '페이스 헌터'는 스트리트 패션을 다루는 패션 블로그다. 2분 43초마다 세계 각지에서 댓글이 올라오고, 구글에서만 5천만 건의 검색 결과가 올라올 정도로 인기가 많은 블로그다. 심지어 크리스찬 디올 디자이너들도 이 블로그를 체크한다고 한다.
이 블로그의 운영자는 스위스에서 태어난 이반 로딕으로 파리에서 카피라이터, 잡지 기고가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우연히 런던의 갤러리 오프닝을 돌며 인물 사진을 찍은 것이 2006년 1월 '페이스 헌터'라는 블로그를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블로그 오픈 당시에는 얼굴 위주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페이스 헌터'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패션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의 사진을 꾸준히 올리면서 스트리트 패션사진으로 유명한 블로거가 됐다. 블로그를 연 후 6개월만에 GQ로부터 공식적인 취재 요청을 받고 본격적으로 스트리트 패션 사진작가로 활동하게 된 그는 현재 '가디언'의 고정 패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반 로딕은 캐논 G10 카메라와 맥북 한 대, 옷 가방만 가지고 매주 다른 도시에 머물며 사진을 찍는데 이 책에는 텔아비브, 도쿄, 파리, 런던, 스톡홀름, 뉴욕, 코펜하겐, 바르셀로나, 베를린, 부다페스트, 자카르타, 이스탄불, 마드리드, 오슬로, 멕시코시티, 글래스고, 헬싱키 등 전 세계 30개국에서 찍은 사진 326컷이 실려 있다.
이반 로딕의 고백에 의하면 남자친구와 함께 있는 여자의 사진을 찍는 건 조금 힘들다고 한다. 사진 작가가 혹시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눈독을 들이는 거는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남자들이 잔뜩 긴장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나는 당신 여자친구를 뺏어갈 마음이 없다"는 메세지를 남자친구에게 확실히 전하는 게 중요한데, 그래도 여자친구의 사진을 찍을 때 옆에서 잔소리를 늘어놓는 건 역시 힘들다나 뭐라나.
한 쪽에는 하얀 스타킹, 한 쪽에는 검정 스타킹이나 한 쪽에는 흰 운동화, 한 쪽에는 검정 운동화처럼 내가 소화하기에는 난감한 패션도 있지만 온 세상의 색을 다 모아놓은 듯 다채로운 색감과 조화는 충분히 눈을 즐겁게 해준다. 패션에 관심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영감을 충전하기에 아주 좋을 거 같다. 세상은 넓고 패션도 다양하다. 평범한 줄무늬 셔츠에 코사지, 헤어밴드로 활용한 실크 스카프, 치렁치렁 늘어진 코트 안에 가볍게 걸친 얇은 원피스 같은 패션 센스를 비롯해 다양한 색상 배합은 훔쳐오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