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강남산책 - 강남에서 찾은 매력 만점 코스 10 / 핫플레이스 동네 한 바퀴 시리즈 4
강남구.장치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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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이치코리아의 '동네 한 바퀴 시리즈' 네 번째 책. [두근두근 서울산책], [두근두근 종로산책], [두근두근 춘천산책]의 동생이다. 원래 어떤 책이든 앞표지, 뒤표지, 앞날개, 뒷날개, 작가 연혁, 번역자 연혁까지 토씨 하나 안 빠트리고 다 읽는데(이렇게 적고 보니 활자 중독증 같은...) 이 책 작가에 강남구, 장치은 이라고 적혀있길래 순진하게 '응? 강남산책이라고 작가도 강남구네? 이름 특이한데?' 했다는. 그러다 앞날개 작가 연혁 확인하다 장치은 씨 연혁만 있고 강남구 연혁이 없길래 그때서야 '아~ 사람이 아니라 그 강남구?' 했다.

 

 

책 받기 전에는 굉장히 두꺼운 책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강남 사는 사람도 잘 모르는 어딘가를 소개해줄 거 같아서 그거 다 미주알고주알 소개하려면 제법 두꺼운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 거 같다. 그런데 받아본 책은? 어라리요? 안 두껍네. 흠- 얇다. 강남 바닥이 쾌 큰 바닥인데 이럼 내가 기대하던 미주알고주알은 힘들 거 같은데? 자- 일단 보자. 얇아서 나처럼 책 읽기 속도 안 나는 사람도 빨리 볼 수 있을 거 같긴 하다.

 

 

어디 보자. 어느 지역까지 강남으로 다룬 거지? 압구정동, 청담동, 가로수길과 세로수길, 영동시장, 강남역, 테헤란로, 코엑스, 영동시장, 양재천, 대모산, 봉은사, 청담공원, 도산공원, 선정릉. 소개는 뭘 했나? 클럽, 호텔, 전시관, 맛집, 카페, 쇼핑하기 좋은 곳, 박물관, 갤러리, 공원, 시장, 릉, 술집, 야경이 멋진 곳. 작은 주제별로 소개하는 공간을 묶으면서 간단한 지도를 실었길래 위치를 대충 보니 강남 사는 사람이면 대부분 아는 곳이다. 다 가보진 않았어도 '그런 데가 있더라' 들어는 본 곳, 오래전에 가보고 그 후론 안 갔지만 한 번 정도는 가본 곳,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그 앞을 지나가며 '여기 이런 게 있었네?' 했던 곳이 많다.

 

 

워낙 이쪽에서 오래 살아서 웬만한 곳은 알지만 강남에 대한 책이 나온다니 토박이들도 잘 모르는, 콕 박혀있는, 횡재했다 싶은 곳을 찾을 수 있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아쉽다. 강남은 워낙 부침이 심한 곳이라 이 책에 소개된 곳이 6개월 뒤에도 있으리란 보장이 없는데 정말 따끈따끈한 곳만 골라 소개하거나, 아예 이제 자리 확실히 자리잡은 곳만 골라 소개하는 식으로 대상을 좁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고 앉은 자리에서 강남 눈구경 했다 싶게 사진이 예쁜 것도 아니고. 강남을 잘 아는 사람보다는 강남에서 갓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여기 뭐가 있나 궁금한 사람에게 더 맞는 책 같다. 사진 느낌도 그렇고, 책 구성도 그렇고 해외여행 갈 때 하나 사서 들고 가는 관광안내책자의 느낌.

 

 

아, 나도 하나 배운 건 있다. 포스코에서 무료 전시를 하는 거. 포스코는 나랑 상관 없는 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료 전시라니. 구미가 확 당긴다. 언제 지나갈 일 생기면 스윽 얼굴을 들이밀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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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만 20년째
유현수 지음 / M&K(엠앤케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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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재, 보라, 미소는 싱글이다. 그리고 희재, 보라, 미소는 서른아홉이다. 그러니까 희재, 보라, 미소는 서른아홉으로 싱글이다. 서울예전 동기인 셋은 1994년 처음 만났다.

 

보라는 연예인이다. 사이 좋으신 부모 밑에서 자랐고, 은행원 아빠를 둔 덕에 돈 걱증 크게 안 하고 살았고, 타고난 얼굴, 몸매 덕에 연예인이 됐다. 연기는 못 하지만 인복은 좋아 다른 사람은 잡기 힘든 기회를 쉽게 잡았지만 20대 때는 연애하느라 일 생각을 못 했다. 학교 선배이자 같은 배우인 진욱과는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며 연애 중이다. 모든 것을 다 가져서 그게 어떤 건지 몰랐는데 어느날 갑자기 모든 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갔다. 부모님도, 돈도, 일도, 사랑하는 사람도. 대신 일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그게 30대가 된 후 생긴 일이다.

 

희재는 스포츠 심리학을 전공한 시간강사다. 아빠는 엄마가 자신을 임신할 걸 알고 엄마를 버렸고, 딸이 스무 살도 되기 전 엄마는 자살을 했다. 발레를 전공했지만 학교 졸업 후 오랜 시간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만 쳐박혀 지냈다. 마음이 따뜻한 제임스를 만나 7년을 사랑했지만 미국으로 떠난 남자는 전화 한 통, 메세지 하나 보내지 않았다. 그러다 스포츠 심리학에 관심이 생겨 다시 공부를 시작했고, 박사학위까지 땄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서 삐딱했었고, 억울했었는데 8살 어린 야구선수를 만나 다시 연애를 시작하게 됐고, 훨씬 밝아졌다. 그게 30대 후반의 일이다.

 

미소는 네일샵을 운영한다. 이혼한 후 혼자 미국에서 살고 계시던 엄마가 부르자 대학도 안 마치고 훌쩍 떠나더니 돌아오는 것도 훌쩍 돌아왔다. 솔직한 성격에 G컵은 되는 가슴, 화끈한 옷차림으로 TV에서 진행자로 잘 나갔었는데 유명세인 건지. 사기를 치고 사라졌던 어떤 놈이 지어낸 말을 확인도 안 하고 내보낸 기사 때문에 쫓기듯 미국으로 돌아갔다. 외로움이 많아서 사랑에 열심이었던 것뿐인데 몸으로 일 따낸 여자가 돼버렸다. 딸 보기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

 

작가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출신 라디오 작가라 그런가 서울예대 분위기며 주변 환경, 연예계에 있을 법한 사건, 어쩐지 누구누구 얘기인 거 같은 이야기가 사실감 넌친다. 처음엔 전업 소설가와는 다른 문장이 신선했고, 좀 읽다 보니 단체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라디오 프로그램 대본 같아 시끄럽고 머리가 아팠었고, 끝에 가선 여자들만 느낄 수 있는 감정에 '아... 맞아..' 동의하게 됐다. 소설 [19, 29, 39]가 연상되는 부분도 있는데 두 소설을 같이 읽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다.

 

제목 때문에 얼핏 '한 사람과 연애만 이십년째 하고 있는 주인공 얘기인가' 싶을 수도 있는데 보라, 희재, 미소가 결혼은 안 하고(?), 못 하고(?) 연애만(!) 이십년째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응답하라 1997]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이 책에 잔뜩 등장하는 노래와 가수, 패션, 상표, 문화, 드라마 제목 보며 향수에 젖게 될 듯. [응답하라 1997] 소설판이라고 보면 된다.

 

글씨체나 크기, 행간 너비가 읽기 피곤해서 앞부분 읽을 땐 진도가 안 나가 고생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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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며 산다는 것 - 산만한 세상에서 깊이 있게 사는 법
P. M. 포르니 지음, 임현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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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이탈리아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 겸 작가 P.M.포르니의 별명은 '미국 예의 전문가'다. 1997년에 개설된 ‘존스홉킨스 예의 프로젝트(JHCP)’의 공동 창립자인데, JHCP는 현대사회에 예의와 매너, 공손함의 중요성을 일깨우려는 목표로 탄생한 단체라고 한다. 2011년 9월 [예의의 기술]이란 책이 번역돼 출간된 적이 있다.

 

예의 전문가 교수가 내놓은 이번 책의 주제는 생각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생각할 시간을 내 생각하며 살자'다. 원제가 [(The)thinking life : how to thrive in the age of distraction]다.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되찾아야 한다는 발상에서 급하게 해둔 메모가 책을 내게 된 동기가 됐다. 다른 은하계에서 지구를 방문한 사람이 보고서를 제출한다는 가정을 할 때 그 이방인의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게 뭘까? 행복은 훌륭한 삶을 통해 얻을 수 있고, 훌륭한 삶의 밑바탕은 훌륭한 사고인데 왜 지구인들은 그렇게 중요한 능력을 하찮게 생각하는 건지 이방인의 눈에는 낯설게 보이지 않을까?

 

그럼 사람들은 왜 생각을 하지 않는 걸까? 생각하는 건 피곤하고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또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생각을 하지 않기도 한다. 정말 생각할 시간이 없을까? 작가는 생각할 시간을 내기 위해선 일을 줄이라고 한다. 거절하는 배우고, 다른 사람을 믿고 일을 맡기고, 어떤 일을 하든 한 번 할 때 제대로 하고, 모든 약속을 3분의 1로 줄이고, 점심 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활용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 생각하고, 매일 15분씩이라도 생각할 시간을 일부러 내고, 온라인에서 멀어지고, 훌륭한 관리자가 되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한다.

 

책은 크게 12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과 2장은 들어가는 이야기 정도고, 3장부터 마지막 12장까지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친다. 각 장의 제일 끝엔 작가의 tip이 있다. 각 장을 한꺼번에 다 실천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자신에게 꼭 필요한 덕목을 하나 선택에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보면 어떨까? 틀린 지도를 갖고 있다면 서둘러봤자 잘못된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뿐이다. 시간 없다 서두르느라 잘못된 생각으로 움직일 바에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지도(생각)이 맞는지부터 점검하고 시작하는 게 좋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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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빚 걱정 없이 살고 싶다 - 죽도록 일해도 빚만 늘어가는 3040을 위한 부채 탈출 프로젝트
심효섭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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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누가 지었을까? 미래에셋에서 재무설계사로 일했음에도 40대 중반의 가장으로서 채무에서 자유롭지 못한 작가 자신이 지은 걸까? 누가 지은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생각 안 해본 사람이라면 짓기 어려운 제목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빚이라곤 10원도 있어본 적 없고, 지금도 없는 나도 책 제목만 봐도 입맛이 쓴데 마흔에 채무 걱정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아마 소태 씹은 느낌일 거 같다.

 

책에 등장하는 사례를 읽다 보면 더 입이 써질 것이다. 휴대전화 사업을 하는 남동생에게 돈을 대출받아 빌려줬다 이자와 원금 상환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 형,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용카드 쓰는 재미에 빠져 언니와 엄마 이름을 빌려 카드를 더 발급받은 뒤 사용하다 카드사용료를 갚지 못해 가족 해체의 원인제공자가 된 어느 여학생, 넉넉하지는 않아도 알뜰하게 살며 나름 저축도 했는데 갑자기 쓰러지신 어머니 병원비며 요양비를 감당하다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 직장인, 좋은 대학 나와 취업이 되지 않아 고전하다 겨우 좋은 직장에 다니게 됐는데 적지 않은 월급인데도 불구하고 빚이 줄기는 커녕 계속 커지기만 하는 사회 초년생, 직장에 정리해고 바람이 불면서 일을 그만두게 됐는데 당장은 실업급여와 퇴직금으로 버틸 수 있겠지만 재취업을 하기도 그렇고 앞으로 뭘 먹고 살지 막막하고 빚을 갚을 방법은 없는 중년의 남자. 사례들이 하나같이 내 주변의 누군가의 얘기처럼 너무 평범하고, 자연스러워서 읽다 보면 더 정신이 확 든다. 미혼의 남녀라면 자신은 책에 소개된 사례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지금 만나고 있는 남자친구나 여자친구의 현재 상황일 수도 있고, 앞으로 결혼한 후 겪게 될 일일지도 모르니까.

 

책 제목 보고 마흔의 이야기라고 '나랑 상관없는 얘기'라고 생각하지 말자. 누구라도 마흔이 된다. 빚도 복리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특징이 있다니 일찌감치 정신 바짝 차리고 돈 관리, 수입 관리, 지출 관리, 채무 관리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작가가 책에 다양한 사례를 소개해뒀으니까 자신과 비슷한 사례가 있다면 꼼꼼히 보자. 현재 해당되는 사례는 없다면 앞으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해 가능한 경우의 수를 미리 공부하는 것도 좋겠다. 대학생이라면 사회 초년생이 된 후 어떤 실수를 하면 빚이 생길 수 있는지, 사회 초년생이라면 이때 관리를 어떻게 잘못하면 채무를 지게 될 수 있는지, 갓 결혼한 신혼 부부라면 생각을 어떻게 잘못하면 빚더미에 올라앉게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책 후반부에서 작가가 제안하는 방법들을 꼼꼼히 공부한 후 실천해 나가자. 채무를 파악하는 방법과 수입, 지출 관리를 하는 방법, 채무를 갚아나가는 방법, 정말 방법이 없을 경우 어떻게 할 수 있는지까지 나와 있다.

 

작가도 책에서 강조했지만 습관이 무섭다. 빚 지는 습관을 익히지 않는 게 우선이다. 책 마지막 '한 푼 아끼는 것은 한 푼 번 것과 마찬가지다'라는 벤자민 프랭클린의 말이 책에 방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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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기억의 공간 - [건축학개론]에 담긴 나를 위한 공간의 재발견
구승회 지음 / 북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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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건물에 별 관심이 없었다. 관심이 없으니 당연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빌딩을 보면 '빌딩이구나', 집을 보면 '집이구나' 정도의 관심이 다였다. 어릴 적에 부모님께서 유명한 절이라고 데려가시면 무슨 재미로 구경을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건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옥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왔고, 나름의 취향도 생겼고, 나중에 이런 집 짓고 살면 좋겠다 하는 바람도 생겼다. 그리고 건물이나 인테리어에 대한 책을 골라 읽게까지 됐다. 정확히 말해서 내가 관심이 있는 건 공간이지 아직 건축은 아니다. 네이버 사전에서 건축의 정의를 '집이나 성, 다리 따위의 구조물을 그 목적에 따라 설계하여 흙이나 나무, 돌, 벽돌, 쇠 따위를 써서 세우거나 쌓아 만드는 일'로 내린 걸 보고 역시 내가 좋아하는 건 건축이 아니라 공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제목은 '건축학개론 기억의 공간'이지만 이 책은 건축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공간에 대한 책이라고 보는 게 맞다. 작가 구승회는 건축가인데 책 제목만 봐도 어느 정도는 짐작이 가겠지만 영화 '건축학개론'의 총괄 건축 자문이었고, 제주도의 '서연의 집'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의 감독인 이용주와는 같은 과 출신 친구사이로 그게 인연이 돼 작업에 참여를 했다고 한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앞부분은 영화 '건축학개론'에 등장한 공간들에 대한 이야기고, 뒷부분은 건축가 구승회가 생각하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뒷부분보다는 앞부분이 훨씬 흥미로울 것이다. 난 보지 못했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영화에 등장했던 공간들을 상상하며 읽으면 영화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지지 않을까. 서연의 집을 어떻게 찾아냈는지, 처음 그곳을 찾아냈을 땐 어떤 모습이었는지, 감독과 건축가는 왜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냈는지 같은 소소한 얘기들이 가득하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책에서 읽은 것들을 되살리며 봐도 재미있을 거 같다. '아, 그때 그 말이 저거였구나' 하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건축가가 보는 공간은 확실히 우리와 다른 거 같다. 골목에, 대문에, 폴딩 도어에, 계단과 강의실과 공항에 그런 의미가 있는지, 그런 식으로 읽어낼 수도 있는 건지 몰랐었다. 누구나 접할 수 있는 공간, 그곳을 다른 이의 눈을 빌어 새로운 위치에서 보는 것, 특히 조곤조곤 설명 잘하는 전문가의 글을 통해 만나는 건 즐거운 경험이었다. 작가가 말해준 것을 다 기억하진 못하겠지만 앞으론 대문과 계단, 공항에 서면 나도 조금은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을 거 같다. 어쩌면.

 

익숙한 곳을 낯설게 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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