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이치코리아의 '동네 한 바퀴 시리즈' 네 번째 책. [두근두근 서울산책], [두근두근 종로산책], [두근두근 춘천산책]의 동생이다. 원래 어떤 책이든 앞표지, 뒤표지, 앞날개, 뒷날개, 작가 연혁, 번역자 연혁까지 토씨 하나 안 빠트리고 다 읽는데(이렇게 적고 보니 활자 중독증 같은...) 이 책 작가에 강남구, 장치은 이라고 적혀있길래 순진하게 '응? 강남산책이라고 작가도 강남구네? 이름 특이한데?' 했다는. 그러다 앞날개 작가 연혁 확인하다 장치은 씨 연혁만 있고 강남구 연혁이 없길래 그때서야 '아~ 사람이 아니라 그 강남구?' 했다.
책 받기 전에는 굉장히 두꺼운 책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강남 사는 사람도 잘 모르는 어딘가를 소개해줄 거 같아서 그거 다 미주알고주알 소개하려면 제법 두꺼운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 거 같다. 그런데 받아본 책은? 어라리요? 안 두껍네. 흠- 얇다. 강남 바닥이 쾌 큰 바닥인데 이럼 내가 기대하던 미주알고주알은 힘들 거 같은데? 자- 일단 보자. 얇아서 나처럼 책 읽기 속도 안 나는 사람도 빨리 볼 수 있을 거 같긴 하다.
어디 보자. 어느 지역까지 강남으로 다룬 거지? 압구정동, 청담동, 가로수길과 세로수길, 영동시장, 강남역, 테헤란로, 코엑스, 영동시장, 양재천, 대모산, 봉은사, 청담공원, 도산공원, 선정릉. 소개는 뭘 했나? 클럽, 호텔, 전시관, 맛집, 카페, 쇼핑하기 좋은 곳, 박물관, 갤러리, 공원, 시장, 릉, 술집, 야경이 멋진 곳. 작은 주제별로 소개하는 공간을 묶으면서 간단한 지도를 실었길래 위치를 대충 보니 강남 사는 사람이면 대부분 아는 곳이다. 다 가보진 않았어도 '그런 데가 있더라' 들어는 본 곳, 오래전에 가보고 그 후론 안 갔지만 한 번 정도는 가본 곳, 들어가보진 않았지만 그 앞을 지나가며 '여기 이런 게 있었네?' 했던 곳이 많다.
워낙 이쪽에서 오래 살아서 웬만한 곳은 알지만 강남에 대한 책이 나온다니 토박이들도 잘 모르는, 콕 박혀있는, 횡재했다 싶은 곳을 찾을 수 있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아쉽다. 강남은 워낙 부침이 심한 곳이라 이 책에 소개된 곳이 6개월 뒤에도 있으리란 보장이 없는데 정말 따끈따끈한 곳만 골라 소개하거나, 아예 이제 자리 확실히 자리잡은 곳만 골라 소개하는 식으로 대상을 좁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고 앉은 자리에서 강남 눈구경 했다 싶게 사진이 예쁜 것도 아니고. 강남을 잘 아는 사람보다는 강남에서 갓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여기 뭐가 있나 궁금한 사람에게 더 맞는 책 같다. 사진 느낌도 그렇고, 책 구성도 그렇고 해외여행 갈 때 하나 사서 들고 가는 관광안내책자의 느낌.
아, 나도 하나 배운 건 있다. 포스코에서 무료 전시를 하는 거. 포스코는 나랑 상관 없는 건물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료 전시라니. 구미가 확 당긴다. 언제 지나갈 일 생기면 스윽 얼굴을 들이밀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