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약속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
안소봉.김재문 지음, 황명화 구성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책을 다 읽을 때쯤 [엄마의 약속]의 주인공 안소봉씨가 하늘로 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직접 만나본 적도 없는 그 분, 책과 함께 받은 DVD를 통해서 딱 한번 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뿐인데... 나는 눈물이 났다. 안타까운 마음과 세상이 야속하고 서러워서 자꾸만 눈물이 났다. 남겨진 남편 김재문씨와 어린 딸 소윤이가 자꾸 눈앞에 아른거린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작년 이맘때쯤 병원 로비에 있었다. 차가운 병원 로비에서 매서운 의사의 진단결과를 들으며 평생 동안 흘린 것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렸었다. 평생 고생만 하시던 엄마가 결국은 탈이 나셨던 것이다. 엄마가 처음 병원을 나서면서 이모에게 하신 말은 바로 나를 잘 부탁한다는 거였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대로는 안 된다고 절대 그런 약한 소리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 날 부터 오직 엄마만을 위해 살았다. 투병기간 동안 때로는 같이 울고 때로는 그 고통에 힘겨워 서로에게 참지 못한 울분을 쏟아내고 다시 후회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어느새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다행히도 그 일 년이라는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이제는 건강한 모습으로 내 곁에 있어주시는 우리 엄마... 정말 감사합니다.

 

 소봉씨와 재문씨가 겪었을 고통을 나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하지만 아무 경험도 없는 사람보다는 경험이 있는 내가 그들의 고통에 한 발 더 가까운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소봉씨의 마음을, 그리고 소윤이의 마음을 나는 안다. 글 속에서 묻어나던 서로에 대한 강한 사랑에 코끝이 매웠다. 아내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이 세상을 뛰어넘어서라도 아내를 지키겠다던 남편 김재문씨의 기도가 메아리친다. 책을 읽으며 예전의 일들이 떠올라 더 마음이 아프고 마치 내 눈앞에 펼쳐진 상황인 것처럼 자꾸만 자꾸만 떨렸다.

 

 소봉씨... 부디 하늘에선 아프지 마세요. 건강하고 아름다웠던 때로 돌아가 오래도록 그 모습 그대로 생전에 못다 지킨 약속을 지켜주세요. 재문씨와 소윤이를 항상 지켜주고 돌봐 주실 거지요? 그리고 재문씨 부디 이 큰 슬픔을 잘 털어내고 일어서시길 간절히 바라고 믿습니다. 남겨진 어린 소윤아... 너의 어머니는 너를 너무나 사랑하셨단다. 그 사랑을 소윤이가 살아가는 매 순간마다 잊지 않기를...

아... 마음을 추스르고 쓰고자 했던 글이 어느새 자꾸만 차오르는 눈물 때문에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가슴이 쓰리다는 말 이런 때 쓰는 말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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