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언어 - 새는 늘 인간보다 더 나은 답을 찾는다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지음, 김율희 옮김, 이원영 감수 / 윌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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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의 언어

지은이: 데이비드 앨런 시블리

옮긴이: 김율희 / 감수: 이원영

펴낸 곳: 윌북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새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마저도 주로 동화책에 등장한 녀석들이었으니, 오리, 백조, 파랑새, 참새, 까치, 두루미 정도랄까? 어른이 된 후, 새에 관해 새삼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캠핑이었다. 아침 해가 뜨기 전, 푸른 새벽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지던 새 소리의 향연. 생전 처음 들어보는 그 낯선 지저귐에 마음을 뺏겨 한참을 가만히 귀 기울였다. 궁금한 게 생기면 우선 책으로 공부하는 게 최고! 가장 먼저 떠오른 책이 예전부터 눈여겨봤던 윌북 출판사의 《새의 언어》였다. 2021년 4월에 출간되었지만, 여전히 큰 사랑을 받는 책이라 더 기대가 컸다. 15년간 우여곡절 끝에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가 모두 재밌게 읽을 조류 도감으로 완성된 책! 단순한 식별용 도감을 뛰어넘어 전반전인 새의 생활상과 놀라운 특징, 그리고 생태계를 넘나드는 이 책은 경이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삽화와 함께 만나는 새의 사생활

 

 

이 책의 가장 큰 묘미는 새 200여 종의 모습을 담은 아름다운 삽화다. 손을 뻗으면 금세 날개를 펴고 푸드덕 날아오를 듯 실감 나게 그려진 새의 모습을 보며 숲에서 녀석들을 관찰하는 행복한 상상에 빠져 보았다. 북극엔 곰, 남극엔 펭귄이 서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북극에 펭귄이 없다는 건 알지만, 분명 거기에도 펭귄처럼 생긴 새가 살았던 기억이 있었다. 알고 보니, 녀석의 정체는 바다쇠오리. 북반구의 펭귄이라 할 수 있지만 펭귄과는 관계가 없다고 한다. 대서양퍼핀은 크고 알록달록한 부리 덕분에 '바다 앵무새'라 불리기도 한다는데, 애니메이션 어디에선가 등장했던 듯. 폭풍이 불어오면 새들은 어떻게 버틸까? 기압이 낮아져 폭풍이 왔음을 감지하면 새들은 먼저 먹이를 더 많이 먹는다고 한다. 먹이를 잔뜩 비축한 후, 어렵사리 찾아낸 피신처에 몸을 숨기고 폭풍이 잦아들기를 기다린다고 하니, 올여름엔 부디 고된 피난 사태 없이 새들이 평안하게 계절을 나기를! 언젠가 재밌는 게시글에서 올빼미와 부엉이의 구별법을 보았는데, 얼굴이 '이응'처럼 생기면 올빼미, '비읍'처럼 생기면 부엉이라고 했다. 그런데 아메리카수리부엉이 녀석이 뿔처럼 보이는 깃털 다발을 내릴 수도, 올릴 수도 있는 모양이다. 바짝 내려도 올빼미와 구분되긴 하지만, 순간 위장술이 아닐까 오해했던 녀석의 신기한 능력! 올빼미는 머리를 좌우로 270도까지 돌릴 수 있는데, 그 비결은 인간보다 두 배 많은 목뼈를 가지고 덕분이란다. 알수록 신비로운 새의 세계!

 

 

 

 


 

 

 

 

새가 살아가는 모습을

가장 잘 설명하는 방법은

인간의 삶과 비교해보는 것이다.

자연관찰책 《새의 언어》 p17 중에서...

 

 

 

놀랄 만큼 비슷하면서도 다른 새와 인간의 삶

 

 

마음에 드는 짝을 만나면 어떻게든 사랑을 얻고 싶어 춤과 노래를 연습하고 꾸민다니, 사랑에 빠진 새와 사람의 마음은 다를 게 없나 보다. 자신은 굶주리고 변변치 않은 음식으로 끼니를 때울지언정, 자식에게만큼은 좋은 음식을 먹이려는 부모의 마음도 참 닮았다. 나쁜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에 관해 주변에 상세히 알리며 조심하라 일러주는 것도 비슷. 일부 본능과 사회성에 관해서는 인간과 거의 흡사한 새들은 인간에겐 없는 초월적인 여러 능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뛰어난 시력과 색상 감지력, 날면서 잠을 자기도 하고 빙판 위에서도 발이 시리지 않은 녀석들의 기상천외한 재주는 거의 슈퍼 히어로급!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망원경 구비에 시급함을 느꼈다. Birdwatching은 시간 많은 사람이 하는 유유자적하고 시시한 취미인 줄 알았는데, 이토록 다이나믹하고 부지런할 수가! 자연에서 새를 직접 관찰할 순간을 꿈꾸며 이 책은 오래도록 곁에 두어야겠다. 특별한 자연관찰책, 흥미롭고 재밌는 과학책을 찾는 분께 이 책 《새의 언어》를 적극 추천합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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