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첫번째 - 2022 시소 선정 작품집 시소 1
김리윤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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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소 첫번째

글쓴이: 안미옥, 손보미, 신이인, 이서수

김리윤, 최은영, 조혜은, 염승숙

펴낸 곳: 자음과 모음

 

 

 

세상에 존재하는 글과 소리를 모으는 따스하고 다정한 출판사 자음과모음에서 또 한 번 색다른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그 주인공은 2021년 봄부터 시작된 '시소' 프로젝트! 봄, 여름, 가을 겨울, 매 계절 발표된 시와 소설을 한 편씩 선정하여 좋은 작품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엮어낸 작품집이다. 한 권으로 올해의 좋은 시와 소설을 각 4편씩, 총 8편 만나고,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관한 작가의 생각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특별한 단행본이다. 2022년 시소 첫번째를 시작으로 매년 1월 선보일 예정이라니,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독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일 듯하다. 한국 소설 추천, 시집 추천으로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책!

 

 

 

 

이해는 젖은 신발을 신고

신발이 다시 마를 때까지 달리는 것이어서

웃음은 슬프고 따듯한 물 한 모금을

끝까지 머금고 있는 것이어서

깨어난 나는

웃는 얼굴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시소 첫번째》 봄의 시 '사운드북' 중에서...

 

 

 

 


 

 

 

 

사랑은 하고 싶다고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보고 배워야 가능한 것이라는 사랑의 태도를 보여준 봄의 시 '사운드북'. 11살 소녀가 여름방학마다 친할머니 댁에 머물며 반쪽짜리 삼촌을 만나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고, 못난 자신의 외모를 원망하는 봄의 소설 '봄의 피크닉'은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에 돌입하며 폭주하는 위태로운 소녀의 감정을 잘 나타낸다. 꿈과 소유, 어긋남과 슬픈 감정이 잠식한 인생의 일면을 보여주는 여름의 시 '불시착'. 많지도 적지도 않은 돈 5천만 원을 두고 서울에서 엄마와 함께 살 전세집을 구해야 하는 미조와 재능은 있지만 꿈이 아닌 돈을 좇을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청춘을 그린 여름의 소설 '미조의 시대'는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장녀의 모습이 남 일 같지 않아 정말 씁쓸했다.

 

 

 

인간 보다 더 오래 세상의 한 자리를 차지할 나무를 생각한 가을의 시 '영원에서 나아가기'. 형부가 언니에게 휘두르는 정신적, 물리적 폭력을 참지 못해 폭력을 휘두르고 감옥에 간 '나'가 수십 년간 보지 못한 조카인 '너'에게 고백하는 가을의 소설 '답신'은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과 실패하지만 계속되는 사랑을 보여주며 코끝을 시큰하게 한다. 수북히 쌓여 있는 모래는 대체 어떤 의미일까 만감이 교차하는 겨울의 시 '모래놀이'. 사고로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를 키우며 생계를 꾸리는 여성의 모습을 그리는 겨울의 소설 '프리 더 웨일'은 넓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많은 여성이 겪는 고충을 담아낸다. 8개의 작품 모두 참 좋았고,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더 깊이 이해하며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어 상당히 신선한 경험이었다. 작가와의 북토크에서나 들을 수 있는 귀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만나니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비교적 평범했던 첫인상을 뒤엎고 알차고 흥미로운 반전 매력을 선보인 《시소 첫번째》의 다음이 벌써 기다려진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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