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G 3호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
김원영 외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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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매거진 G: 3호 -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

글쓴이: 김원영, 전명윤, 임희선, 정하진, 기시 마사히코, 강인욱, 박세진, 안진국

김선오, 이민지, 심너울, 박한선, 김대식, 전현우, 황정아, 전홍진, 정연주, 한자경, 윤광준, 임준수

펴낸 곳: 김영사

 

 

 

 프리랜서이자 프로 집순이인 내 일상은 대부분 집에서 이뤄진다. 침대에서 일어나 세수하고 주방에 들러 영양제를 꿀꺽 삼키고 서재에 있는 컴퓨터 앞에 앉기까지 길어야 5분. 밖에 굳이 나갈 일이 없을 때는 몇 날 며칠이고 집에 있어도 괜찮은 나지만, 때론 차창 밖에 비치는 너무도 화창한 날씨와 푸른 하늘을 보며 탈출을 꿈꾸기도 한다. 여행을 가면 늘 많은 걸 보고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빽빽하게 짠 일정으로 녹초가 되곤 했다. 이제는 조금 내려놓고 그저 편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만 코로나로 하늘길도 바닷길도 막혀버렸다. 여행을 자주 가지 않던 나도 이렇게 좀이 쑤시는데 자주 세상을 누비던 사람들은 이 힘든 시기를 어떻게 이겨내고 있을까?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다. 어찌 콧바람을 쐬는지, 한가한 시간에는 뭘 하는지... 한 마디로 사람 냄새가 참 그리웠다. 『매거진 G: 3호』 이번 주제는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다. 어쩜 이렇게 마침맞게 만나게 됐는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여행을 주제로 담아낸 글을 읽으며 사람 사는 냄새를 제대로 느꼈다.

 

 

 

자유롭게 떠날 수 없는 날이 계속될수록 명확해지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곳 아닌 그곳, 익숙한 곳 아닌 낯선 곳, 가본 적 없거나 다시 가고 싶은 곳을

그리고 꿈꾸는 것이 인간 본연의 욕망이란 사실입니다.

『매거진 G: 3호 -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 프롤로그 중에서...

 

 

 

 



 

 

 

 여행에서 찍은 사진이나 영상만으로 그 순간을 추억하지 않는다. 자료 수집을 위해 녹음했던 소리, 현지에서 먹었던 음식, 그곳에서 만난 인연 등 여행과 관련된 작은 조각들이 머릿속을 떠다니며 추억을 자극한다.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을 참 재밌게 읽었던 터라 글쓴이 중에서 그 이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페이지를 넘겼다. 고고학은 '여행' 또는 '기행'이란 제목을 선호한다. 그 단어가 다소 음침하고 고리타분할 수 있는 '고고학'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건 사실이지만, 사실 여행과는 거리가 먼 고고학 탐사.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여정이지만 제대로 평가하고 알아주는 이 없는 외로운 싸움. 어지간한 체력과 '오타구'적인 감성이 없다면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고고학자의 여행이라고 한다.

 

 

 

'있지만 몰랐던 맛을 찾아내 세상을 넓히는 과정'이 곧 여행이라는 푸드 에디터의 경험담도 흥미로웠다. 쉬는 법을 잘 몰라 7년 만에 자신에게 유급 휴가를 준 푸드 에디터는 호기롭게 길을 나섰지만, 이내 방황한다. 결국 길상사라는 절에 다녀온 글쓴이는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우연히 빵 가게를 발견! 시오빵으로 유명한 집이란 걸 알게 된 후, 글쓴이의 생각은 도쿄, 오스트리아, 파리 그리고 코로나 시대까지 쭉쭉 뻗어 나간다. 아는 게 많으면 먹고 싶은 것도 많은 법. 푸드 에디터에게 여행이란 주변에 없는 맛과 있지만 몰랐던 맛을 찾아내 세상을 넓히기 위한 과정이라고 하니, 식도락을 즐기는 나 역시 그 여행에 동의 한 표를 던지고 싶다.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난 듯 신선하고 즐거웠던 『매거진 G: 우리는 왜 여행하는가?』. 잠시나마 집콕 탈출을 꿈꾸는 집순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김영사 서포터즈로 도서를 지원받아

여행하는 마음으로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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