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
이디스 워튼 지음, 성소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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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

지은이: 이디스 워튼

옮긴이: 성소희

펴낸 곳: 레인보우 퍼블릭 북스

 

 

 

 고민이 있어 마음이 어수선한 상태에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이디스 워튼의 환상 이야기』. 《순수의 시대》라는 작품으로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거머쥔 작가. 그 후 문학적 업적을 인정받아 1923년에 미국 예일대학교의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1927년, 1928년, 1930년 세 차례에 걸쳐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화려한 꽃길을 걸었다. 한데, 이런 그녀가 평생 신경쇠약에 시달리며 괴로워했다니... 인생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엔 이디스 워튼이 유령과 사후세계에 관해 느끼는 두려움을 잘 녹여낸 8개의 단편이 실려 있다.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에서 읽어서인지 초반엔 몰입하기 힘들었지만, 책장을 넘기며 차츰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다.

 

 

 

 그때는 뭔지 모르고 넘어갔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소름 돋는 체험을 한 적 있는가? 첫 번째 이야기 <시간이 흐른 후에야>에서는 남편이 사라진 후, 한참이 지나서야 알게 된 수상한 남자의 정체가 독자를 공포로 몰아넣는다. '그렇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자려고 누웠을 때 갑자기 떠올라서 더 괴롭고 두려운 이야기랄까? <하녀를 부르는 종소리>: 새로 일하게 된 저택에서 꺼림칙한 경험을 하게 되는 하녀. 아무 말 없이 서 있던 여인의 정체는 과연? <귀향길>: 시작부터 흥미진진하다. 이젠 가망이 없다는 남편과 함께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향한 여인. 하지만 고향에 도착하기도 전에, 달리는 기차에서 남편은 사망한다. 고향에 도착하지 못할까 두려워 이 사실을 숨긴 여인. 그녀는 무사히 고향에 도착할 수 있을까? <기도하는 공작부인>: 아름다운 공작부인이 등장한다. 사람의 뼈를 보관하는 지하실 위 예배당으로 한껏 치장하고 홀로 드나드는 그녀. 공작 부인에겐 어떤 비밀이 있을까? 예상치 못한 결말에 주의하시라! <밤의 승리>: 한밤중에 홀로 도착한 기차역에서 잘생긴 청년이 호의를 베푼다면? 의심이 폴폴 나는 이 만남은 뜻밖의 결말로 치닫게 되는데... 인간의 이중성이란! <충만한 삶>: 저승사자의 솔깃한 제안으로 보게 된 맞선. 드디어 꿈에 그리던 이상형을 만났지만 과연 그녀는 백년해로할 수 있을까? 마지막 선택은 대체 '왜 때문이죠'? <페리에 탄산수 한 병>: 친구의 초대로 힘겹게 찾아간 사막 한가운데 있는 집. 그런데 어째 친구는 보이지 않고, 고용인들이 그의 시중을 든다. 친절했던 이들의 행동이 점점 수상해지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진실은, 헉! <매혹>: 남편이 뭔가에 홀렸다며 도움을 청한 여자. 그런데 알면 알수록 이거 뭔가 이상하다. 과연 진짜 마녀는 누구일까?

 

 

 

 

 

 

 고딕소설이란 장르가 알쏭달쏭하여 검색해보았다. '고딕소설은 중세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공포와 신비감을 불러일으키는 유럽 낭만주의의 소설 양식으로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 성행했으며, 그 명칭은 중세의 건축물이 주는 폐허스런 분위기에서 소설적 상상력을 끌어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라고 한다. 심심했던 그 시절 독자들이 킬링타임용으로 읽을 가벼운 책으로 사랑받던 작품이, 이젠 신비롭고 몽환적인 공포 문학으로 특별한 아우라를 뽐내는 격. 이디스 워튼이 환각 증세로 겪은 기묘한 체험을 바탕으로 창작한 소설들이기에 허무맹랑하기보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상당수 있었다.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그녀의 탁월한 문장력도 한몫했다. 다 드러내지 않아도 잘 전달됐던 감정선, 곳곳에 치밀하게 배치한 복선과 반전, 안개에 싸인 듯한 묘한 분위기까지 상당히 특별한 작품이었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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