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나무꾼
쿠라이 마유스케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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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괴물 나무꾼

지은이: 쿠라이 마유스케

옮긴이: 구수영

펴낸 곳: 위즈덤하우스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 스릴러 소설을 만났다. 마치 뚜껑이라도 연 듯 사라진 정수리. 더 충격적인 건 그곳에 있어야 할 무언가가 사라졌다. 골수를 파먹는 괴물이라도 나타난 걸까? 뇌가 사라진 머릿속은 아득한 심연으로 떨어질 깊은 동굴을 떠올리게 한다. 홀로그램으로 새겨넣은 도끼가 반짝반짝 빛나 예쁘면서도 한편으로 섬뜩한데, 제목인 『괴물 나무꾼』을 어쩜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 표지 디자이너에게 박수를 보낸다.

 

 

 

 

 범인을 알려주고 시작하는 걸까? 끔찍한 범죄 현장을 덮치며 이야기는 물꼬를 튼다. 유괴범 집단에게서 네 명의 유아를 구조하고 화원에서 열다섯 구의 유아 시체를 발견한 희대의 사건. 그로부터 26년이 지난 후,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또 다른 사건이 펼쳐진다. 일말의 양심이나 연민도 없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니노미야 아키라. 주인공이 악인이라니 유쾌하진 않지만... 어쨌든 아키라는 도끼를 들고 괴물 마스크를 쓴 괴한에게 습격당한다. 목격자가 등장하여 여차여차 목숨을 구하게 된 그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머릿속에 뇌칩이 심겨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당황한 아키라는 뇌칩의 경위를 궁금해하며 머리 부상 후 어딘가 고장난 듯 인간의 감정을 느끼게 된 자신의 변화에 괴로워한다. 그사이 연달아 벌어지는 살인사건들. 머리를 깨부수고 뇌를 걷어가는 이 극악무도한 살인 행각의 끝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

 

 

 

 

 범인인 아키라,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의 시점을 오가며 종횡무진 진행되는 이야기에 식은땀을 흘리게 된다. 사이코패스의 실상을 목격하면서도 그게 자의가 아닌 타의로 형성된 인격이라는 점과 머리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간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뇌를 만져줬다'라는 끔찍한 그 시술에 순간 영국 드라마 <마르첼라>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그땐 정반대로 나쁜 아이를 착한 아이로 만들려는 미친 시술이었지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 수상작인 『괴물 나무꾼』. 역시는 역시다! 237페이지라 순식간에 읽어버릴 줄 알았는데, 묵직한 사건과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전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살인에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어 시간조차 잊은 채 집중하며 읽었던 소설. 코로나19로 괴로운 집콕이 이어지는 요즘, 이 소설과 함께한 하루는 심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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