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맛길 행복이 머물렀다 -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리워지는 음식 이야기
김수경 지음, 이갑성 사진 / 도도(도서출판)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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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만의 맛길 행복이 머물렀다

글: 김수경

사진: 김수경, 이갑성

펴낸 곳: 도도 출판사

 

 타닥타닥 빗방울이 창문을 때리면 부스스 자리를 털고 일어나 우유를 데운다. 전자레인지로 뚝딱 데우기보다는 좀 더 수고를 들여 밀크팬에 데우기로 한다. 밀크팬에 닿은 우유 테두리가 보글보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얼른 불을 끄고 핫초코를 한 봉지 탈탈 털어 넣는다. 잘 저어 녹이고 나면 비 오는 날 전매특허 핫초코 완성! 얇아서 바스락거리는 여름 이불을 옆구리에 끼고 모니터 앞으로 자리를 옮긴다. 빗소리를 노래 삼아 책을 읽어도 좋고 원하는 영화를 봐도 좋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10년 넘게 귀한 의식처럼 이어오는 나의 비 오는 날 풍경에 늘 있던 핫초코. 역으로 핫초코를 보면 어느새 귓가에 아스라이 깔리는 빗소리. 음식은 추억 상자이자 최고의 치유제다. 추억 가득 담긴 음식이 있는 인생은 즐겁다. 오늘은 푸드스타일러 김수경 씨의 맛깔나고 따스한 음식 이야기가 담긴 『나만의 맛길 행복이 머물렀다』로 인생에 행복 한 스푼 추가!

 

 디자인을 전공하고 웹디자이너로 일했던 김수경 작가는 푸드 스타일링에 관한 애정과 열정으로 먼 길을 돌아 푸드 스타일러가 되었다고 한다. 멋진 그릇, 꽃, 과일과 음료 등등 다양한 소품과 재료를 이용하여 음식이란 존재에 최고의 순간을 선사하는 그녀. 김수경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아름다운 장면은 가히 예술이라 할 수 있는데, 세상에... 그 예술적 감각이 글에서도 폴폴 솟아나는 듯하다. 글마저 맛있고 맛깔났던 『나만의 맛길 행복이 머물렀다』. 그녀의 행복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이 골목 저 골목을 누비며 출출한 배를 채우는 상상에 빠져 잔잔한 행복이 밀려온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순댓국, 편견을 버리니 새 맛에 빠졌다는 곱창, 추위에 떨며 기다려서 더 맛있는 닭꼬치, 남대문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호떡, 누런 갱지에 담긴 추억 돋는 수제 전병 등등... 장소와 메뉴를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이어지는 그녀의 미식 여행에서 방울방울 맺힌 추억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에세이.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는 손길에 행복이 켜켜이 쌓여 힘들었던 하루를 마음껏 어루만져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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