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책 인문학 세계 고전
사사키 다케시 외 83명 지음, 윤철규 옮김 / 이다미디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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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권, 나의 인문학 온도계를 만들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 요즘 자주 하지 않으세요?

뉴스 속 인공지능, 글로벌 위기, 정치 변화, 기후 문제까지…

‘이걸 다 이해하고 살아야 하나?’ 싶을 때, 문득 이 책이 눈에 들어왔어요.

『1일 1책 인문학 세계고전』.

제목부터 야심차죠.

하루 한 권? 그것도 고전? 처음엔 부담이었지만, 책장을 넘기다 보니

‘이건 오히려 복잡한 세상에서 나를 지켜주는 무기 같은 책이구나’ 싶었어요.



🧠 세상의 구조를 꿰뚫는 다섯 갈래 인문학

이 책은 단순히 고전을 요약하는 책이 아니었어요.

전체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정치, 경제, 법사상, 철학과 사상, 역사와 종교라는

인류 문명의 핵심 분야를 한 권에 담아냅니다.

📌 정치 편에서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루소의 『사회계약론』 등

국가란 무엇이며, 권력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요.

특히 요즘처럼 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클 때,

고전 속 날카로운 통찰이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 경제 편에서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 마르크스의 『자본론』 등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뿌리를 함께 읽을 수 있었어요.

요즘 경제 위기를 체감하면서, 이론의 토대를 다시 공부하고 싶던 찰나였는데

딱 맞는 맞춤형 큐레이션 같았죠.



 

📌 법 사상 편은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넘겼어요.

법이 단지 규칙이 아니라 ‘철학’이라는 점을 다시금 느꼈죠.

루소, 몽테스키외, 켈젠 등 익숙한 이름들이 실제로 어떤 생각을 펼쳤는지

이 책이 정말 친절하게 풀어줍니다.

📌 철학과 사상 파트는 이 책의 백미예요.

칸트, 니체, 하이데거, 프로이트, 사르트르…

예전엔 ‘도전하다 실패한 이름들’이었는데,

이제는 저자들의 사유를 따라가며 읽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나도 철학하고 있구나’ 하는 뿌듯함이랄까요?

📌 마지막 역사와 종교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기록된 역사가 단순한 나열이 아니라

‘왜 그렇게 살았을까’를 묻는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특히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은 요즘 아이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예요.

시대를 뛰어넘는 가르침이 있어요.


 



💡 고전의 언어로 나를 해석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이 단순히 ‘읽어주는 책’이 아니라

‘함께 생각하는 책’이라는 점이었어요.

각 고전의 시대적 배경, 저자의 삶, 사상 흐름까지 촘촘히 소개되어 있어서

단순 요약이 아니라 마치 고전과 직접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저자들의 ‘왜’라는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삶과 연결되는 지점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던 날엔

하루 종일 “나는 과연 나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어요.

단 한 문장이 나를 바꿔놓는 경험,

고전은 바로 그런 힘을 갖고 있다는 걸 느꼈죠.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 매일 아침 커피 한 잔과 함께 한 권 읽기

✔️ 독서모임에서 고전 워밍업 자료로 활용하기

✔️ 아이에게 고전 세계를 소개할 때 먼저 읽고 큐레이션하기

✔️ 글쓰기 전, 사고 확장을 위한 자료로 읽기

고전이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이 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고전은 ‘지식’이 아니라 ‘인생을 해석하는 언어’니까요.



 

💬 마무리하며

『1일 1책 인문학 세계고전』은

나와 세상을 이해하려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인문학 초대장이에요.

이 책을 덮고 나면, 어느새 마음속엔 질문 하나가 생깁니다.

“오늘, 나는 어떤 사유로 살아가고 있는가?”

지금보다 조금 더 깊이 있고

조금 더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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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 - 인생의 거의 모든 문제를 푸는 네 가지 수학적 사고법
데이비드 섬프터 지음, 고현석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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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인생을 푸는 도구예요 – 『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을 읽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수학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뻐근했던 사람이에요. 숫자는 냉정하고, 문제는 어렵고, 정답은 하나뿐이라 답답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처음으로

“수학이 이렇게 따뜻한 학문일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었답니다.




📘 『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은 단순히 문제를 푸는 기술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로서의 수학적 사고법을 말해요.

저자인 데이비드 섬프터는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응용수학과 교수로,

이 책에서 삶의 복잡한 문제들을 풀어내는 4가지 수학적 사고법을 소개합니다:

1️⃣ 통계적 사고

2️⃣ 상호작용적 사고

3️⃣ 카오스적 사고

4️⃣ 복잡계적 사고

이 네 가지는 단순히 수학의 한 분야가 아니라,

내 삶을 더 명확하게 보고,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고의 도구였어요.



💡 엄마의 눈에 들어온 수학 이야기

책을 덮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수학을 나도 초등학교 때 배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아이가 수학을 배울 때마다 종종 물어요.

“엄마, 이걸 배워서 뭐 해?”

그럴 때마다 멋진 답을 못 해준 게 늘 마음에 걸렸는데, 이 책은 저에게 그 질문에 대한 가장 멋진 답을 주었어요.


📌 통계적 사고는 ‘평균의 함정’을 말하면서, 숫자에 속지 않는 눈을 길러줘요.

📌 상호작용적 사고는 관계의 수학이에요.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떤 작은 행동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려주죠.

📌 카오스적 사고는 우리 삶이 단순히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의미를 찾는 법을 말해요.

📌 복잡계적 사고는 다양한 요소가 얽힌 문제 속에서 핵심을 꿰뚫는 힘을 길러줘요. 아이와 친구들, 학교와 사회, 그 모든 것을 이해하는 시야가 확 넓어지는 느낌이에요.



📚 위대한 수학자들의 따뜻한 이야기

이 책이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수학자들의 삶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졌기 때문이에요.

✔️ 마거릿 해밀턴이 아폴로 11호의 성공을 위해 쌓아올린 논리

✔️ 알프레트 로트카가 자연의 순환을 수학으로 설명한 이야기

✔️ 그리고 삶의 복잡도를 수식으로 풀어낸 콜모고로프까지…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에게 수학을 가르친다는 게 단순히 문제집 한 장을 푸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힘을 길러주는 일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 아이에게 수학을 전하는 새로운 방식

이 책을 읽고 나니, 수학을 전하는 제 방식도 살짝 바뀌었어요.

예를 들면, 요즘 아이랑 친구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이건 상호작용적 사고야. 너의 반응이 친구의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라고 말해주면, 아이도 “아~ 그럼 내가 먼저 웃어야겠네!” 하고 스스로 답을 찾더라고요.

이런 게 진짜 ‘더 좋은 삶을 위한 수학’이 아닐까 싶어요.


 


🌟 수학은 정답이 아닌 ‘이해의 언어’

마지막 장을 덮으며 느꼈어요.

수학은 답을 맞히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해석하는 언어구나.


아이에게도 말해주고 싶어요.

“수학은 너를 더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어.”

이 책 덕분에 엄마가 먼저 수학을 사랑하게 되었고, 이제 아이에게 그 따뜻한 수학을 전하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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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 - 버지니아 울프와 함께 정원을 걷다 열다
버지니아 울프 지음, 모명숙 옮김 / 열림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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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행복』 – 그 잊혀진 감정의 향기를 따라 걷는 산책

“그러자 그녀가 바라보는 동안

빛이 움직이고 어둠이 움직였다.

그녀는 누운 채 귀를 기울였다.

그녀는 행복했다. 완전히 행복했다.

시간이 멈췄다.”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숨을 잠깐 멈춘 채로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어요.

그 말들 사이에서 무언가 따뜻하고 낯익은 감정이 퐁 하고 올라왔거든요.

그것은 아마도 버지니아 울프가 말하는 ‘행복의 파편’ 이었을 거예요.



🌸기억은 풍경을 타고 흐르고

『모두의 행복』은 단순한 산문집이 아니에요.

정원과 풍경, 나무와 꽃, 바람과 햇살을 따라 흐르는 울프의 기억, 감정,

내면의 시간이 겹겹이 쌓여 있는 에세이예요.



울프가 유년기를 보낸 세인트 아이브스의 바닷가 풍경, 켄싱턴 가든스의 벚꽃,

몽크스 하우스의 사과나무 아래에서 들은 까마귀 소리.

이 모든 장면은 마치 오래된 필름처럼 흔들리며

제 안에서 “그때 나도 그랬지”라는 감정들을 깨워줍니다.

저도 어릴 적 외할머니 댁의 마당을 떠올렸어요.

장독대 옆에 피어있던 분홍 접시꽃, 여름 내내 귀에 익숙했던 매미 소리.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이 제 기억 속 정원과 맞닿아 있었던 거죠.



🌼 정원, 그리고 ‘존재보다 비존재가 더 많은 하루하루’

울프는 정원을 단순히 아름다운 공간으로만 보지 않아요.

정원은 감정이 스며들고 기억이 자라나는 내면의 풍경이에요.

그녀는 존재보다 비존재가 더 많은 하루 속에서 아주 작은 감각,

사라지는 순간, 이름 붙일 수 없는 감정을 언어로 포착해내요.


이 부분에서 저는 정말 울컥했어요.

우리는 보통 ‘행복’을 말할 수 있는 큰 사건이나

완전한 순간으로 기억하려고 하잖아요.

그런데 울프는 행복을 아주 작고 미세한

잔향처럼 떠오르는 감정의 흐름으로 말해요.

그리고 그게 너무 솔직해서, 너무 진짜여서,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어요.



🍃 전쟁과 정원 사이, 감각의 끈을 놓지 않은 글쓰기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중 하나는

울프가 전쟁 중에도 정원에 집중했다는 점이에요.

포탄이 떨어지고 유리창이 흔들리는 그 순간에도,

그녀는 햇살이 벽을 스치는 움직임을 기록해요.

“나는 무無에 대해 생각한 것 같다.”

이 말이 저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어요.

무너지는 세상 속에서 그녀가 붙잡은 것은

삶을 감당하게 하는 글쓰기와 감각이었어요.

그 작고 여린 마음을 통해 울프는 결국 ‘모두의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었던 거예요.



🌷 나만의 정원, 모두의 행복

『모두의 행복』은 거창한 철학도, 무거운 메시지도 없어요. 하지만 그 안에는 잊고 있던 감정의 씨앗이 가득 담겨 있어요. 그리고 조용히 그 씨앗을 꺼내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속 정원에 심도록 유도해요.

책을 덮고 나서 저는 아주 오랜만에 카메라를 들고 근처 공원을 산책했어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아직 피어 있던 봄꽃,

벤치에 걸터앉은 모르는 노부부의 웃음소리. 그 순간 저는 문득 생각했어요.

“아, 지금, 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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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몽골 - 고비사막, 타왕복드, 홉스골, 사진작가 시즈닝그라피의 몽골 여행
차은서 지음, 김창규 사진 / 푸른향기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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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은 뒤에도, 몽골의 바람 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듯했어요.

『그럼에도 몽골』은 단순한 여행 에세이가 아니라,

인생의 고비를 지나며 결국 웃게 되는

한 사람의 따뜻한 기록이자 몽골이라는 땅이 품은 사람과 자연,

그리고 삶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 “예측 불가능함”이 주는 위로

처음에는 ‘왜 자꾸 몽골을 가는 걸까?’ 궁금했어요.

거리는 멀고, 하루에 7~8시간은 기본으로 차를 타야 하고,

심지어는 길에서 차가 고장 나기도 하죠. 그런데요,

이 책을 읽다 보면 깨닫게 돼요.

바로 예측 불가능한 순간들이 오히려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것을요.

저자 차은서는 푸르공(몽골의 미니밴)이 멈춘 그 자리에 앉아 무지개를 보고,

차가 식을 때까지 기다리다 만난 염소 떼와 눈을 맞추며 웃음을 짓습니다.

불편을 불편으로 여기지 않고, 그 안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자세.

그게 몽골 여행을 통해 배우는 ‘인생 여행법’ 아닐까요?


 


✨ 자연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몽골의 풍경은 글만 읽어도 눈앞에 펼쳐져요.

은하수가 쏟아지는 밤하늘, 만년설 덮인 타왕복드 산, 얼음 위를 달리는 자동차…

저는 홉스골 호수의 겨울 풍경이 특히 기억에 남았어요.

‘푸르공이 꽁꽁 언 호수 위를 달린다’는 장면은 현실 같지 않으면서도, 그곳의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일상이라는 사실이 마음을 울렸죠.


 


자연은 있는 그대로 우리를 맞이해 줘요.

어설픈 포장도 없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도 없죠.

그래서일까요. 몽골에서 마주한 자연은 ‘나를 있는 그대로 허락해도 괜찮다’는 위로 같았어요.


 



💛 결국은 사람

책 속에서 저자가 만난 몽골 사람들 이야기는 참 따뜻해요.

차가 진흙에 빠졌을 때 주저 없이 도와주는 사람들,

게르로 초대해 허르헉(돌솥고기)을 나누어주는 유목민 가족,

아무런 대가 없이 ‘함께 있어 주는’ 그 마음들.

차은서 작가가 몽골을 일곱 번이나 찾고, 여덟 번째를 준비하는 이유는

단순히 풍경 때문이 아니라, 그런 사람 냄새 나는 경험들 때문이겠구나 싶었어요.


 


📸 몽골은 그냥, 가봐야 아는 곳

이 책은 여행 정보서도 아니고, 마냥 감성적인 에세이도 아니에요.

몽골을 한 장면 한 장면 마음으로 담아낸 진짜 이야기예요.

마치 누군가 다녀온 몽골 여행 이야기를 모닥불 앞에서 들려주는 느낌이랄까요?

읽고 나면 “나도 한번 몽골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겨요.

사진 몇 장에 담기지 않는 거대한 자연,

그 안에서 순응하고 웃는 사람들,

고장이 나도 잠시 멈추는 것뿐인 인생 같은 여행.

언젠가 저도 제 아이 손을 잡고, 그 넓은 초원에서 별을 보여주고 싶어졌어요.



 

☀️ 마무리하며

『그럼에도 몽골』은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조용히 알려주는 책이었어요.

순응, 기다림, 나눔… 그리고 유쾌함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몽골을 향해 떠나는 작가의 발걸음처럼,

우리의 삶도 그렇게 다시 한 번 ‘설렘’으로 향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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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손 미용실 1
천미진 지음, 최하린 그림 / 다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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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보다 마음을 다듬는 곳, 각시손 미용실

아이와 함께 책장을 넘기다 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보다 훨씬 깊고 넓은 세상이 펼쳐질 때가 있어요. 『각시손 미용실』은 그중에서도 특히나 조금은 오싹하지만, 아주 따뜻한 이야기였습니다.

한 골목 어귀의 오래된 미용실. 비가 오고 폭풍이 몰아쳐도 사람들은 오늘만큼은 꼭 머리를 해야 한다며 그곳을 찾습니다. 곱슬머리 때문에 속상한 아이, 할머니가 된 지금도 손주를 위해 염색을 감행하는 할머니, 딸과의 거리가 멀어 고민인 아빠, 어미를 잃은 아기 고양이까지.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머리에 이고 각시손 미용실의 문을 두드립니다.


 


각시손 사장, 무섭지만 따뜻한 손길

처음 각시손 사장이 등장했을 땐 선아도 조금 움찔했어요. 푸른빛이 도는 창백한 얼굴, 빨간 립스틱, 싸늘한 눈빛. 꼭 도깨비 같은 분위기죠. 하지만 그 손끝에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요. 머리카락을 자르면 손님의 기억이 보이고, 손길을 따라 마음의 고민까지 한 올 한 올 씻겨 내려갑니다.





 

“엄마, 이거 진짜 마법 같아. 나도 머리할 때 저런 느낌이면 좋겠다.”

선아는 각시손 사장이 머리를 감겨주는 장면에서 유독 눈이 반짝였어요. 머리를 감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손님의 사연이, 기억이, 슬픔이 흘러내리는 장면이 인상 깊었나 봐요.

책 속 각시손 사장은 단순히 ‘미용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상처를 어루만지고, 길을 제시하는 인도자 같았어요. 그러나 마냥 전능한 존재는 아니에요. 결국 변화는 손님 스스로가 만들어내야 하거든요.



 

내가 바뀌어야 진짜 변화가 시작돼요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 책이 “마법 같은 존재가 내 삶을 바꿔줄 거야”가 아니라 “나는 나를 바꿀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각시손 사장의 손길은 힌트를 줄 뿐, 용기를 내어 말하고 행동하는 건 결국 그들 자신이에요.

곱슬머리를 매직으로 펴면서 친구들의 놀림에 대한 감정을 스스로 되짚은 효이, 딸에게 먼저 다가가는 법을 배우는 아빠, 그리고 고양이를 안아 주며 책임을 배우는 아이까지. 선아도 이 부분에서 오랫동안 말이 없었어요. 그리고 말했죠.



“그냥 예쁘게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도 예뻐지는 거구나.”

아이의 이 말에서, 저는 『각시손 미용실』이 단순한 판타지 동화가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어린이도, 어른도 자립과 공감, 용기와 성장을 배울 수 있는 깊은 이야기라는 걸요.



 

오싹함과 따뜻함의 절묘한 조화

책은 중간중간 오싹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아요. 특히 동물을 괴롭히는 사람에게 무시무시한 각시손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등을 쓱 문질렀어요. 아이도 슬쩍 몸을 움츠렸지만, 결국엔 “혼내줘서 속이 다 시원해”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이야기의 전체적인 온도는 아주 따뜻해요. 무서운 존재처럼 보이지만, 정작 누구보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감정을 어루만지는 존재, 그게 바로 각시손 사장이에요.



 

읽고 나면 이상하게 가벼워지는 이야기

책을 덮고 난 후, 저는 무심코 선아의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꼭 각시손 사장처럼요.

“오늘은 너도 마음이 좀 가벼워졌니?”

선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각시손 미용실』은 머리를 다듬는 책이 아니라, ‘마음을 다듬는 책’이었어요.

우리는 누구나 삶의 어느 시점에서 각시손 미용실 같은 위로의 공간이 필요하니까요. 그게 사람일 수도 있고, 책일 수도 있고, 때로는 엄마의 손길일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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