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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없이 싫은 이유 - 혐오편 ㅣ 마음 튼튼 생각 탐구
박부금 지음, 전지은 그림 / 분홍고래 / 2025년 8월
평점 :
아이와 함께 읽는 책은 늘 제게도 새로운 배움이 되곤 해요. 『이유 없이 싫은 이유』는 특히 그렇더라고요. 단순히 ‘싫다’는 감정을 다루는 책인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꼭 필요한 이야기였어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종종 “그냥 싫어”라는 말을 듣게 돼요. 저희 아이도 예전에 이유 없이 친구를 “그냥 싫다”고 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땐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기억이 다시 떠올랐어요. 아이의 마음속에 분명 이유 없는 감정이 싹틀 수 있고, 그것이 쌓이면 편견이나 혐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걸 깨달으니, 부모로서 더 섬세하게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은 아이 눈높이에 맞춰 ‘싫음’이라는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또 그것이 잘못된 정보와 만나면 어떻게 커지는지를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저는 그 과정이 참 고맙게 느껴졌어요. 아이가 무심코 받아들이는 인터넷 댓글, 친구들의 말, 혹은 주변 분위기가 아이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됐거든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혐오에 대응하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이었어요. 단순히 “혐오는 나쁘다”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니, 아이가 배워서 바로 적용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건 사실이야?” “왜 그렇게 말해?” 같은 짧은 말 한마디가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았어요.
책을 다 읽고 난 뒤, 제 아이는 평소 듣던 말들을 조금 더 귀 기울여 듣는 듯했어요. 예전에는 그냥 넘어갔을 말도 이제는 “그게 사실일까?” 하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그 모습에서 아이 마음속에 ‘생각의 씨앗’이 심어진 것 같아 참 뿌듯했어요.

『이유 없이 싫은 이유』는 단순한 동화책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을 건강하게 자라게 해 주는 따뜻한 배움의 책이에요. 아이가 살아가면서 편견이나 혐오에 부딪히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때 이 책에서 배운 힘이 작은 방패가 되어 줄 거라 믿습니다. 부모와 아이가 꼭 함께 읽어 보길 추천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