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그 두꺼운 셜록 홈즈 책을 끌어안고
밤새 읽던 제 모습이 아직도 또렷하게 떠오르곤 해요.
초등학교 4~5학년 때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제 손보다 큰 ‘벽돌책’을 붙들고 있었더라고요.
그때는 어린이용으로 각색된 책이 거의 없어서,
그냥 원작 느낌 그대로의 묵직한 책을 읽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무겁단 생각 한 번 안 했어요.
엄마가 “불 끄고 자!” 하시던 소리를 뒤로하고,
손전등 켜고 읽을 만큼 셜록 홈즈는 그때도 이미 제 마음속 영웅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만난 『셜록 홈즈 : 주홍색 연구 영어 필사』는 그때의 추억을 어른의 시선으로 다시 꺼내볼 수 있게 해주는 아주 묘한 힘이 있었어요.
명작을 읽고, 따라 쓰고, 영어 공부까지 되는 책이라니…
이건 그냥 책이 아니라 ‘내 시간의 기록’ 같은 느낌이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