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단순히 흥미로운 SF 이야기겠지,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가슴이 먹먹해지더라고요.
이 책이 정말 특별한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어요.
“나는 왜 살아야 할까?”
“나는 왜 다시 살아나게 된 걸까?”
시후의 이 질문은 단지 책 속 주인공의 고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삶 속에서 언젠가는 던지게 되는 질문이잖아요.
하지만 작가는 그 답을 거창하거나 감성적으로 푸는 대신,
작고 소소한 장면들을 통해 조용히 전해줍니다.
바로 ‘바나나팬케이크’ 같은 것들이요.
할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따뜻한 팬케이크,
동생이 수십 년간 몰래 간직해온 진짜 바나나,
그리고 조카 보라가 서툴게 만들어 준 팬케이크 한 조각.
이 평범한 기억이, 시후에게 삶의 의미가 되어 줍니다.
그리고 이 장면들을 보면서 문득 깨달았어요.
우리는 누군가의 기억이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일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