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집다 : 홍길동전

홍길동전 : 세상을 뒤집다 ㅣ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5
이영민.황인원 지음, 김순영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12월

《홍길동전》, 닫힌 세상을 뒤집은 영웅 이야기

아이와 함께 책을 읽다 보면,

지식을 얻는 것을 넘어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세상을 뒤집다 : 홍길동전》이 바로 그런 책이었어요.

처음엔 ‘고전문학’이라는 말에 살짝 겁이 났어요.

어려운 말이 많고, 예전 이야기라 아이가 흥미 없어 할까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시리즈답게

당시의 역사와 사회적 상황을 반영해

고전을 새롭게 해석해 주니 훨씬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왜 이 이야기가 조선시대 백성들에게 사랑받았는지,

지금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하게 만들어 줍니다.

 

불합리한 세상에 맞선 홍길동

홍길동은 서자로 태어나 능력이 뛰어나도

신분 때문에 인정받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당시 조선 사회는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지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하고,

벼슬길에 나설 수도 없었던 현실은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작가 허균은 홍길동을 통해 닫힌 사회를 비판하고,

더 나아가 백성들이 꿈꾸던 "차별 없는 세상"을 그려냅니다.

홍길동이 탐관오리를 혼내주고,

활빈당을 이끌며 백성을 돕는 장면에서는 읽는 내내 속이 시원했어요.

아이도 그 부분을 보며 “엄마, 이 사람 진짜 멋지다”라는 표정을 짓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읽으니 더 특별했던 이유

이 책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 [들어가기]에서는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핵심 주제를 먼저 알려주어 이해를 돕고,

• [고전 읽기]에서는 쉬운 문체로 풀어내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으며,

• [쉬어가기]와 [고전 파헤치기]에서는 작품 속 의미를 현대적 시각으로 되짚어줍니다.

 

덕분에 저와 아이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어요.

“그럼 지금은 신분 차별이 없을까?”,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만들고 싶을까?” 같은 질문으로요.

고전이 이렇게 현재의 삶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고전이 주는 힘 – 그리고 이 시리즈를 추천하는 이유

저는 이번 책을 읽으며 고전이 ‘과거의 책’이 아니라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홍길동전》은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린 필독 고전입니다.

하지만 아이에게 억지로 읽히는 책이 아니라,

재미와 의미를 함께 전해주는 책으로 만나니 훨씬 깊게 다가왔어요.

 

특히 역사로 통하는 고전문학 시리즈는 단순히 줄거리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당대의 사회와 역사 속에서 왜 이 이야기가 탄생했는가"를 알려줍니다.

덕분에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며 읽는 힘을 키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홍길동이 결국 율도국을 세우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이룬다는 결말은,

조선시대 백성들의 간절한 바람이자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입니다.

“약한 자가 억눌리지 않고, 누구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세상.”

이건 과거에도, 지금도 우리 모두의 꿈이 아닐까요?

이 책을 읽으며, 아이와 함께 불합리함에 맞서 용기를 내는 법,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모든 부모와 아이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