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삭제해 버린 페이지들을 모두 간직하고 있어요. 그래서 원래대로 명확하게 재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반론, 즉 남자들에 대한 내 편견 때문에 내가 '건방지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훈계적이 된다고 한 지적은 내게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내가 그런 발언을 암시하는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해요. 아마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나왔던 것 같지만, 명심해둘게요. 나는 결코 설교하려고 하지 않았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데 동의합니다. 어쩌면 내게 무척 흥미로워 보이는 심리적 이유들 때문에 남성이 이 세상의 현재 상태에서 자신의 성별에 대해 별로 좋은 심판관이 못 되고 '창작품'이 그에게 '훈계'로 보일 수도 있나 봅니다. 책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쓰인 듯한 방식을 내가 때로는 눈치 채고 있다는 당신 조언의 정당성을 인정해요. 이것과 맞서 싸우는 건 무척 어렵습니다. 내 잠재적 독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워요. 계속 써 나가면서 용기를 모으려고 합니다. 이 모든 걸 적는 유일한 이유는 이게 내 견해를 대충이나마 대변하기 때문이에요. 나의 대담함이 나를 놀래킵니다. 내게는 소설을 재미있게 만드는 재능이 거의 없다고 느껴요. (32-33)
재능이 거의 없다고 느꼈는데 계속 쓰셨네요, 언니, 와우.
본받으리. 내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