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이 있었고 번잡스러움을 좀 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책을 펼쳤고 아무 생각 없이 활자들에 몸을 내맡기다 보니 시간이 두 시간 정도 흘러 있더라. 아 이런 맛인가 하고 오랜만에 집중해서 읽기. 가을 시작, 가을비와 더불어 이제 읽기 시작. 책정리 하면서 대학생때 읽었던 책_ 아쉬움과 추억과 재독 여지가 있던_ 40권 정리해서 내다놓았다. 폐지 정리하시는 분이 가져가실듯. 비 내려서 안쪽에 넣어둠. 책정리 하다가 손에 닿지 않는 책 억지로 끄내려 하다가 우수수 쏟아져 그 중에 가장 두꺼운 책 책등에 이마 맞아서 살짝 찢어지고 피 나고 혹 났다. 그러니까 뭔가 각성하라 뭐 이러한 걸 내게 일깨워주고자 함일까, 피 닦고 소독하고 반창고 붙이고 거울 보면서 으흠 홀로 나지막히 한숨을 내쉬었다. 40권이나 버렸는데 책벌레 득시글득시글 나오더라 왜 정리가 하나도 되지 않은 거 같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