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가 나타나 비상사태에 빠진 서울에서는 급히 벙커에 들어갈 인원을 정리하고, 한 가정에 단 네 명만 수용할 수 있는 벙커에 들어가기 위해 총 인원 다섯이었던 윤성의 가족은 래언을 버리기로 하는데...
보통 좀비물은 좀비가 나타난 후에 서서히 무너지는 인간성을 보여주면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 이야기는 이미 인간성을 상당히 버린 후 시작해서 신선했어요. 발간된지 꽤 된 책이고, 비슷한 흐름의 이야기가 여럿 나와서 전개 자체는 무난해지기는 했어도 각 인물들의 매력이나 그들이 뿜어내는 절절함 같은 것들은 작가님의 개성이 묻어 있어서 그런지 다른 이야기들과의 차별점이 느껴졌습니다. 래언이의 깊은 애정과 그에 물들어가는 윤성의 마음이 핏빛 세상에서 빛을 잃지 않아서 좋은 이야기였어요. 그래도 요즘은 백신의 개발 등 일말의 희망이라도 보여주는 엔딩이 많은데, 얘들은 그런 게 없는 점은 아쉬웠어요. 얘들도 발 편이 뻗고...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