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크림 범벅으로 만들어줘
묘묘희 / 문릿노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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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빠져 빚만 잔뜩 만들고 죽은 아버지 때문에 힘겹게 열었던 제과점을 떠나야 했던 슈엘라 마르엘라 자작영애에게 미르나 델라 자르노스 황녀의 구애를 거절해 험지의 요새 헬게도스 요새로 쫒겨난 카르밀로 커스터드 공작이 가짜 결혼을 제안합니다.

슈는 아버지의 도박빚을 갚을 수 있어 좋고, 카르는 지긋지긋한 황녀의 스토킹과 반 유배생활이나 다름 없는 요새에서의 생활을 청산 할 좋은 기회였기에 둘은 계약으로 묶인 생활을 시작하려 했지만, 슈에는 커스터드 크림이 꽉 들어차야 제맛이듯 비어있는 슈엘라의 마음에 어느새 커스터드 공작이 깊게 자리하고 맙니다.

얼굴의 반을 가리는 상처와 남들보다 큰 체구, 누구보다 우월한 힘 때문에 여성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비혼주의를 선언한 카스타드 공작이지만 달콤한 향내를 풍기며 그의 마음 속으로 성큼 들어온 슈엘라에게 속절 없이 끌리고 맙니다. 알고 보면 속이 크림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사랑꾼 공작과 과즙이 듬뿍 들어있는 젤리같은 상큼한 매력의 슈엘라가 만나니 이보다 더 달콤할 수 없겠다 싶을 정도로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단내가 진동을 합니다.

하얀 빵 반죽 같은 슈엘라에게 소시지를 너...너...넣어(크흠) 소시지빵을 뜨겁게 굽는 것으로 시작하더니 젤리의 달콤한 과즙을 후루룹 드시고 설탕시럽도 만족스럽게 드시고 페스츄리 같은 슈엘라에게 단단한 포크를 꼬...꽂아 주시고 텅 빈 슈를 커스터드 크림으로 채워주는 등 제과의 모든 과정이 달콤한 사랑과 절묘하게 맞물려서 읽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씬이 적은 편이 아닌데도 슈와 카르의 첫 만남에서 부터 황녀와 얽힌 사연, 베이비슈를 갖게 되는 태몽까지 알차게 들어 있어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넣을 것 다 넣으신 작가님의 역량에 감탄하며 이제 집에서 슈 만들어 먹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버렸습니다. 슈에 커스터드크림을 꽉꽉 채워서 크림이 흘러나올 정도로 만들거나 슈를 커스터드크림 범벅으로 만들어 먹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과정을 순수하게 바라볼 자신이 없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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