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GL] 열의의 감옥
눈을세모나게 / 아마빌레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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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서 땅부자로 유명했지만, 일제에 의해 많은 것을 잃은 주정환의 딸 주원학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였던데다 가르침에 성별을 따지지 않고 가르치라는 조부의 바람으로 많은 것을 배우며 자랍니다.
친일파 이명진의 딸 이명운은 어려서부터 심장이 좋지 않은데다 아들이 아니었기에 아버지의 사랑을 기대하지 못하고 자랍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은 선생과 제자라는 관계로 1924년, 혼란한 시대 경성에서 만나게 되는데...

글의 분위기나 문체, 대사 등에서 1920년대 경성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글이었습니다. 일제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깨어있는 지식인 원학과 어려서부터 많은 것을 가지고 자라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알지 못하는 명운의 관계가 언제 깨어질지 몰라 조마조마 가슴졸이며 지켜봤습니다. 자신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 괴로워 하는 원학을 보면 안타깝고 그런 원학이 안쓰럽고 위태로워보여 마음 상하지만 내색하지 못하는 명운은 애틋합니다. 사랑만 하며 살기엔 시대가 좋지 못했고 둘이 놓인 입장이 달라 읽는 내내 긴장을 풀 수 없었어요. 둘의 감정교류가 고조되다 극점을 찍고 그 뒤에 사건이 너무 빨리 전개되고 충분한 설명 없이 마무리되지만, 작가님은 사건보다는 둘의 감정에만 집중하길 바라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명운을 대하는 아버지의 태도는 지나치게 냉정하고 삼촌은 과하게 다정해서 무슨 사연이 있나 기대했으나 특별한 설명은 없네요 . 대체로 둘의 절절한 감정선 외의 사건은 배제된 느낌이 강합니다. 감정에만 집중해서 읽으면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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