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BL] 지나간 이야기 1 [BL] 지나간 이야기 1
마카롱 / 비하인드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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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반이 된지도 한참이 지났는데 존재조차 알지 못하다가 어째서인지 서로가 신경쓰이게 된 강희노와 유한유. 깊은 아픔을 가진 둘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이야기가 담백한 어투로 큰 사건 없이 진행됩니다.

초반부터 덤덤하게 이어지면서 문장이 미묘하게 끊기는 느낌이 몰입을 방해하며 묘하게 기시감이 들었는데, 유한유 덕에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오랜만에 느끼는 인소맛이로군요. 요즘 후기에 인소맛이라는 단어가 나와도 공감하기 어려웠는데, 이 작품은 예전 느낀 인소의 향기를 다시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유한유는 특히 인소맛이 강해서 "너...내 남자다. 바람 피우면 죽어."라던지 "이 눈으로 나만 봐. 여기로는 내 냄새만 맡고, 내 입술만 먹어"라던지 관계중에 "느껴 봐" 라던지 "내 울타리로 들어와라"같은 대사로 20년 전 학창시절 향수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강희노는 대사로 향수를 불러일으키진 않지만 1권 마지막 부분에서 의미심장한 장면을 연출해 주는군요.(다행히 백혈병은 아닐 듯)

꽤 커다란 아픔을 가진 유한유와 가족사가 아픈 강희노의 사연이 절절하게 와닿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사연 있는 둘이 만나다보니 학창시절의 풋풋함 보다는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해 행동의 제약이 있는 불안정성이 더 부각되어 위태로운 문장력과 함께 위기감을 고조시켰습니다.

글을 담백하게 쓰려고 노력하셨는데, 안타깝게도 글의 특성 탓에 기본적인 띄어쓰기가 지켜지지 않거나 문맥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눈에 잘 띄어 몰입이 힘들었습니다. 글 중간에 "머리보다 빠른 게 내 머리다, 머리"라는 대사가 있는데 출판사는 이런 기본적인 오류도 잡아내지 않고 출판하시나요. 아이런실수가 같은 띄어쓰기 하지 않은 문장도 거슬렸지만, 저렇게 문맥상 맞지 않는 문장이 버젓이 실려 글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떨어트려 안타까웠습니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문장 및 내용에 문법과 띄어쓰기를 소흘히 한 섬세한 문체가 신경쓰여 정작 감정선에 집중하지 못해 제대로 즐길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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