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GL] 첫눈의 순간
미결 / 뮤즈앤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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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에 양반집 아들이었다고 잘난체 하고 다니지만 하는 일은 집안 살림만 축내는 오라비와 그런 오라비 수발 들다 허리가 굽어 혼자는 거동도 하지 못하는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산을 타는 지온은, 눈이 내리던 겨울날 산에서 만난 설표의 몸에 박힌 쇳조각을 뽑아 주고 설표와 친구가 되기로 하는데...


제 GL 경력이 일천하여 수인물은 몇 번 접해보지 못했는데, 제가 읽은 수인물 중에서 가장 심플하면서도 섬세한 이야기였어요. 마치 표지처럼 하얀 눈이 내린 배경에 설표와 지온이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랄까요. 가뭄 탓에 흉흉해진 민심에 여기저기서 난리가 나서 혼란스러워진 상황과 고고한 설표 그리고 다정한 지온의 대비가 강렬해서 인상적이었어요. 절대 호감 가는 캐릭터는 아니었던 오라비지만, 얘가 없었으면 이야기 진행이 어려웠을테니 용서하고 나면 나쁜 사람도 몇 나오지 않아서 큰 스트레스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잔잔하고 서정적이면서도 험난한 북쪽 산의 눈밭에 하얀 표범과 어여쁜 소녀가 손(꼬리?)을 잡고 걸어간다고 생각하면 동화같고 예쁘지 않습니까? 그런 결말이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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