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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부토니에르 ㅣ 부토니에르 1
킴쓰컴퍼니 / 이지콘텐츠 / 2020년 10월
평점 :
복잡한 가정사 탓에 결혼에 뜻은 없지만 친구의 부토니에르를 받아 버린 승하는 그 꽃다발을 얼굴만 아는 사이인 초록에게 넘겨줍니다. 아버지 외의 남자에게 꽃다발을 처음 받아 본 초록은, 힘든 상황에서도 마음에 남아버린 향기처럼 진한 여운을 남긴 승하에게 끌리게 되고 그 둘은 서로의 사정 때문에 계약 연애에 합의하게 되는데...
계약 연애나 결혼이라는 다소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가 이렇게 잔잔하고 마음을 울릴 일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 부토니에르 입니다. 피아노를 곧잘 쳤지만 특출난 실력은 또 아니어서 유학은 갔어도 장학금은 타지 못하고 건설회사 사장인 아버지만 믿었던 초록이 그 아버지를 잃고 나서 헛헛한 마음을 승하에게 치유받는 이야기가 하나, 잘 사는 집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잡히지 않는 바람기와 어머니의 무책임함, 그리고 욕심 많은 형제들에게 치여 고통받는 승하가 초록을 만나 비로소 초연해질 수 있는 이야기 까지. 두 사람의 사연 많고 상처 입은 마음이 만나 서로만 치유하는 것이 아니고 읽는 독자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MSG쏙 빠진, 기합 들어가지 않은 밋밋한 맛이 날 것 같은 곰탕이 먹어 보니 엄마 손맛이라 나도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처럼 큰 자극 없고 악역도 거의 나오지 않는 이야기인데도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타인을 사랑할 준비가 된 두 사람이 온전히 상대방을 위해 마음을 쓴 것이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읽기 전에 작가님 이름 보고 예상했던 대로 자극 없는 이야기였지만 역시 예상한 대로 마음을 울리는 여운이 남아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