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세트] [BL] 종이 한 장 차이 (외전 포함) (총4권/완결)
유우지 / 더클북컴퍼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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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하던 애인이 도박에 빠져 전세자금을 들고 날라서 갈 곳이 없어진 소형은 평소 마음의 의지가 되는 든든한 고교 선배 장영한을 만나 하소연을 합니다. 하지만 영한은 본인이 더 우울하다며 못되어먹은 동생의 험담을 하고, 원래는 본인이 맡았어야 할 동생 정탐(?) 의무를 소형에게 떠넘깁니다. 얇은 벽 때문에 매일 밤 성업중인 옆집 방앗간에 고달파 하다가도 이상형에 꼭 들어맞는 외모와 젠틀한 정한의 겉모양에 홀랑 넘어갔던 소형은 말 한 번 잘못했다가 쓰레기의 번드르르한 포장지를 벗겨버리고 말았는데...이 포장지, 재포장이 불가능 하잖아!!!


이...이...이...무슨! 옛 추억을 떠올리는 고향의 맛 같은 책을 만났어요! 나쁜 뜻이 아니고 좋은 뜻으로, 학창시절 즐겨 먹던 아폴로처럼 몸에 좋지 않은 것을 잘 알지만 한 번 손대면 끊을 수 없는 마성의 불량식품 같은 녀석을 봤나!(작가님이 천사들의 합창을 소환하셔서 아폴로 맛이 진해진 건 안비밀~) 요즘은 찾아보기도 힘든 정통 쓰레기에 광공에 제멋대로에 나 잘난 맛에 사는 정한이는, 아...그게 먹으면 몸에 참 좋지 않음을 알면서도 끊을 수 없는 톡 쏘는 매력이 있는 놈이었습니다.(요즘 이런 캐릭터 만들면 온갖 비난을 받을 것 같아요. 그치만 맛있다는~) 


다른 의미로 추억 돋게 만드는 소형이는, 착하고 순진하고 맹탕같지만 그런 다정하고 섬세한 성격 덕에 좋은 사람들을 주변에 불러 모으는 힘이 있는, 정이 가는 아이였습니다.(비록 전 애인이 전세금 들고 날랐지만...) 이런 애한테 장정한 같은 포장만 번드르르한 쓰레기를 붙여 주다니! 다 읽고 나서 처음 부분을 돌이켜 생각하니 영한 선배가 진짜 잘못했고, 초반에 너무 큰 신세를 지는 것이 미안하다며 고사하는 소형이에게 제발 더 쎄게 나가라고 조언하고 싶어졌었어요. 물론, 둘이 만나야 하니, 결국 말리지 않았겠지만요.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악업 포인트를 쌓은 정한이가 대체 어떻게 구를까 염려도 했는데, 유우지님 식의 복수는 어찌보면 제일 잔인한 것 같습니다. 목줄 제대로 잡히고 상대의 애정을 갈구하게 되는 신세만큼 처량한 것도 없고, 맛있는 것도 없지요! 다소 고전적인 이야기였지만 그만큼 고전이 주는 매력이 크고, 요즘 찾아보기 힘든 맛이라 좋았습니다. 


(저는 비엘 더 클래식 프로젝트가 계속 흥해서 예전 책들을 더욱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는 옛날사람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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