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세트] 프티아의 왕자 (총3권/완결)
김도희 / FEEL(필) / 2020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절대적인 예언을 받고 태어난 프티아의 왕자 아킬레우스. 하지만 영웅적 힘을 가지고 태어난 아킬레우스는 운명과 예언 그리고 영웅이라는 것에 지루함을 느낍니다. 그런 그의 곁에는 지루함에 중압감까지 얹어 주는 존재인, 어머니 테티스가 붙여 놓은 몸종 아일라가 항상 붙어 다닙니다. 그림자처럼 자신의 뒤만 좆는 아일라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던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 왕의 억지로 벌어진 트로이와의 전쟁에 환호하고 혼자 떠나려 하지만, 어머니는 테티스를 굳이 전장까지 밀어넣습니다. 그 곳에서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살아남은 아일라의 앞에 적국의 영웅이자 트로이의 왕자인 헥토르가 나타나는데...


그리스/로마 신화로만 접한 아킬레스건의 주인공 아킬레우스와 트로이 목마의 주인공 헥토르 두 사람과 그 둘을 잇기 위해 등장하면서도 이야기의 큰 축을 이루는 아일라 셋의 치정싸움(?)에 관한 내용입니다. 저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지들 치정 싸움에 애먼 인간들 새우등 터지는 것이 싫습니다ㅋㅋㅋ) 읽은 신화들이 몇 되지 않기에 이 두 이야기도 연관지어 읽어본 기억이 가물가물 해요.(어린이 필독서라 어린이판으로 각색된 것을 읽은 것이 전부였던 듯 해요.) 그렇다해도 원작들이 존재하는 이야기 이기에 많이 각색해 버리면 눈치를 챌 수 있고 원작에 너무 가까우면 흥미롭지 못했을 수도 있는데 아일라가 낀 사랑 이야기가 되면서 원작과는 다르면서도 이야기의 흐름을 너무 많이 벗어나지 않는 새로운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초반부터 등장하는 아킬레우스는 영웅의 힘을 가지고 태어나서 세상 부족한 것이 없는 오만한 놈이라 곁에 있는 아일라를 무시합니다. 짜식...그러다 골로 가지! 하면서 두근두근하면서 읽게 해주었어요. 후회 마일리지를 착착 쌓는 모습이 어찌나 깨알같던지!(사소한 것 하나에도 후회 포인트를 쌓는 것이 포인트 입니다.) 설마설마 하면서도 진정 후회남을 만난지 하도 오래 되어서 아킬레우스야말로 이시대의 후회남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해주었습니다.


트로이에 도착한 후 등장한 헥토르는 상큼한 미남으로, 요즘 대세남은 아니지만 다정하고 마음도 넓고 너 한 사람만 보는 타입이라, 이쪽에 몰빵하면 망할 티가 나는 주식이지만 투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헥토르의 찐한 사랑은 아킬레우스와 비교되면서 뒤로 갈수록 너무 아까운 주식이 되었어요. 점점 조연감이라는 삘을 풍겨서 읽는 사람 가슴 아프게 만들었습니다.(제가 남조 트라우마가 있어요...)


그리고 아일라! 개성이 강한 두 사람 사이에 넣으면 흐릿해질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 아일라의 존재감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두 사람의 균형을 잘 잡도록 위치하게 한 부분이 이 책의 재미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주인공 셋 중에서 가장 인간답게 운명에서 벗어난 캐릭터라고 할까요. 신의 농간이 간섭하는 와중에도 그걸 벗어난 존재는 아일라 뿐이라는 점에서 통쾌하고 좋았습니다.(저는 이 신화의 신들이 진짜 싫은가 봅니다. 뒤통수 맞는게 좋아요.)


비록 원작이 존재하기에 그 흐름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어서 예정된 결말이었다고는 해도 그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세 사람의 마음이 깊고 눈물 콧물 뽑아낼 정도로 진해서 오랜만에 질질 울면서(!) 기분 좋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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