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이리스를 위하여
피레테 / 조아라 / 2020년 7월
평점 :
세상 이기적인 아버지를 둔 탓에 어린 시절에도 고생만 하다 결국 고아원에서 자라게 된 이리스. 아주 먼 옛날 세상을 구했다고 전해지는 아우렐의 후예로 태어난 덕에 특별한 능력을 가졌지만 하필 이리스의 능력은 '기억'에 있어서 쓸모 없다 버려진 기억도, 고아원에서 기다렸던 기억도, 사람들에게 배신당한 기억도 무엇 하나 잊지 못하고 흘러흘러 황실의 버려진 도서관 사서가 됩니다. 그런 그녀에게 다가온 수상한 남자, 베르너 고틀리프.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우렐의 후예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고틀리프 부대라 경계를 하던 것도 잠시,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녹아드는 베르너에게 이리스도 경계를 풀고 마는데...
제곧내인 내용입니다. 이리스를 위하여.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홀로 도서관에 틀어박혀 생활하는 이리스와 그녀를 위해 산전수전 겪은 남자의 이야기...표지의 책에 끌려서(!) 구매했지만 큰 기대는 없었는데 생각 외로 세계관도 탄탄한 정통 판타지라 시작하자마자 기분이 좋아졌고요, 읽으면 읽을수록 느껴지는 베르너의 마음과 이리스의 상처가 마음을 울렸습니다. 원해서 가지고 태어난 것도 아닌데 '아우렐의 후예'라는 이유만으로 갖게 된 능력 탓에 그 어떤 것도 흘려보내지 못하고 기억하는 이리스는 상처도 많고 대인관계도 서툴지만 마음이 따뜻한 아이라서 읽는 사람 안타깝게 만들었어요.
"그러다 나는 그 아이를 발견했다. 어느 인간의 딸이 아닌 그 남자의 딸을. ... 나는 이렇게밖에 못 살았지만, 그 아이는 나처럼 안 살았으면 좋겠으니까."
범죄조직에 납치당한 아이를 구하면서 이리스는, 굳이 아이를 구하게 된 이유를 변명처럼 말하는데, 슬프고 가슴이 아프고 짠하고...뭐라 말하기 힘든 감동이 전해졌어요. 그런 이리스를 곁에서 지켜 보는 베르너는 참으로 충직하고 멋진 남자였습니다. 베르너의 충직함을 설명하고 싶은데, 이 부분이 강력 스포고 감동 포인트라서...흑흑ㅠㅠ 말로 전할 수 없어서 슬픕니다.
본편 내내 두 사람이 갈등도 심하고 마음 고생도 심하게 하는데, 너무 쌈빡하게 끝나버려서...개연성도 완벽하고 복선 회수도 완벽하지만 끝이 너무 깔끔해서! 오히려 속상했습니다.(깔끔한 엔딩에 화내는 것도 오랜만이네요.) 좀 질질 끌더라도 두 사람이 활짝 웃는 모습 좀 더 보여주세요...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