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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세트] 입조심합시다 (총4권/완결)
진예월 / FEEL(필) / 2020년 7월
평점 :
부모님 없이 자라 의지할 곳 없지만 친구인 서민아와 로맨스 소설 <앨리샤>읽기로 팍팍한 하루를 살아가던 한국인 채시현은, 사고를 당할뻔 한 임산부를 구하려다 본인이 낙상사고를 당하고 눈 떠보니 읽던 소설 속 악녀인 '엘리네시아 아이샤르'가 되어 있었는데...황태자와 손잡고 역모를 꾀하다 멸문당한 아이샤르 백작 가문의 길을 걷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채시현! 그녀의 노력은 빛을 볼 것인지?
로판이 고파서 선택한 책입니다. 책 빙의나 차원이동 또는 환생 소재의 책을 처음 접했다면 신선하다는 생각을 하며 읽을 수 있었을 텐데, 악녀 빙의가 클리셰가 된지 좀 되었고 그 악녀가 착하게 마음을 고쳐먹는 것도 클리셰 비틀기적 클리셰가 된지 좀 되었으며 악녀의 반대편에 섰던 성녀도 함께 빙의하는 것마저 꽤 여러 이야기에서 소재로 써서 소재적인 신선도는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캐릭터가 매력적이거나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좋다면 그 매력에 기대서 읽고 싶었는데, 주인공들이 너무 금사빠라서 당황했고요,(물론 나중에 이유가 나오긴 하지만요!) 금지옥엽으로 자란 여주가 여기저기 끼어들어서 일을 벌이는데 어느 누구도 제지하지 않고 정작 본인도 위기 의식이 하나도 없는 부분도 당황스러웠고요, 이야기 전개가 시원한 것은 좋았는데 너무 시원하다 보니 개연성도 시원하게 날린 부분도 아쉬웠습니다. 가장 아쉬운 것은 끝부분에 가서 사제 한 사람이 실은 이랬다...식으로 설명한 개연성들이랄까요. 이야기에 복선도 좀 깔고 같이 궁금해하며 읽었으면 좋았을텐데 '사연 별 것 아니기만 해 봐라!' 하면서 읽게 되어서 막상 사연 알고 나서는 이게 다였단 말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남주가 눈 색이 빨갛다는 것과 얼굴에 흉터가 있다는 것 때문에 괴물이라 불리며 기피당하는 공작(!)인 점이나 어린 시절의 여주가 남주 볼에 뽀뽀 했다고 순결을 운운하는 것은 어떤 감성으로 이 글을 읽어야 했는지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기에 저는 너무 타락했어요!
전체적인 분위기가 노란색 페이지에서 잘 먹히는 가볍고 스트레스 없고(사이다?) 여주 능력과 남주의 매력으로 이끌어가는 느낌이라 노란색 페이지가 취향에 맞는 분들께는 좋은 이야기일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