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BL] 동족
해온 / 페로체 / 2020년 6월
평점 :
말하지 않음으로서 말하는 것 이상의 뜻을 전달하고 특수한 능력까지 지닌 제비브족. 그런 제비브족의 사람에게 구해진 기억 덕분에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고 통역사로 활동하게 된 디칼족인 주인공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활동으로 인해 제비브족이 멸망하게 되는 상황을 만들게 됩니다. 제비브족의 멸족 후 죄책감에 시달리다 남아있는 생존자를 찾아 나선 남자에게 제비브어를 하는 소년이 나타나는데...
단편이라 큰 기대 없이 시작한 이야기였는데요, 이럴수가! 짧은 분량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사실 가격 대비 분량도 상당한 듯?) 3대에 걸친 인연이라던가 두 종족의 특성이나 그로 인해 벌어진 사건들, 그 안에서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보호자와 피보호자로 겪어야 했던 감정적인 교류 등 수많은 이야기들을 적당한 완급조절과 깔끔한 전개로 풀어내었어요. 장편에 비하면 단편은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좋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단편은 잘 읽지 않는데, 분량 위에 필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 권에 많은 감정과 이야기를 알차게 실어 주어서 비록 가슴 아프지만 그만큼 즐겁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여운이 길게 남아서 다른 책 읽을 생각이 한동안 들지 않았던 것은 안비밀입니다...
눈은 심장과 연결돼 있대요. 이렇게 계속 계속 보면 심장에 새겨지고, 온 몸 구석구석에 우나가 퍼지는 거에요. - P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