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희의 아버지인 구 목사는 서울에서 아녀자를 희롱한 죄로 파문당하고 쫒기듯 백련도라는 섬에 들어갑니다. 하얀 뱜이 모여 살았다는 전설이 있는 이 섬은 그 하얀 뱀을 모시는 집안의 실세인 백길영의 손에 좌지우지되고 그 힘은 백길영의 조카인 백사윤에게서 나오지만 사실 사윤은 심각한 학대를 당하고 있습니다. 보호자에게 학대를 당하기는 마찬가지였던 연희는 사윤에게 동정심을 보이고 사윤은 결국...인간 같지도 않은 것들이 줄줄이 나와서 읽는 사람 복장 터지게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살아보겠다고 아등바등하는 연희와 그런 연희에게 끌려 자신의 목표를 죽는 것에서 사는 것(정확히는 연희 옆에서 사는 것)으로 바꾼 사윤이의 매력이 다 한 이야기 입니다. 섬 이야기이고 뱀도 나와서 어두울 것 같았지만 예상 이상으로 음습하고 절망적인 분위기인데 이걸 참 찰지게 잘 표현하셨어요. 섬이라 탈출하기도 힘들고 동네 사람들은 다 한통속이고 사윤이는 힘이 있다지만 질질 끌려다니고 모두가 사윤이를 이용하려고 통제하고...디스토피아물, 좀비물 등을 찾아 읽었지만 현실이 제일 잔혹하고 그래서 그 안에서 살아가려 노력하는 이야기는 더욱 예쁜 것 같습니다. 절망스러운 상황을 사랑으로 이겨내려 노력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 외전까지 알차서 만족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