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족의 침공을 막기 위해 마법사 개인이 만든 [은의 벽]은 그 효용성이 입증된 후 많은 마법사를 불러들이고 마탑을 세워 마법사들이 한 곳에서 연구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은의 벽을 만든 마법사이자 남주인 이라알테는 나아지지 않는 상황과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배우자라 할 수 있는 존재 셰어링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아 삶을 마감하려 합니다.마족의 침략으로 가족을 모두 잃었으나 금빛으로 빛나는 마법사에게 구해진 후 신전에서 자란 여주 피아첼은 마법사에게 몸을 판다는 의미에서 모두가 기피하는 셰어링이 되기 위해 마탑으로 향합니다. 자신을 구해주었던 마법사에게 하지 못했던 말, '고맙습니다.'를 전하기 위해서...선의로 충만한 두 사람이 고통받다가 서로의 존재에 의해 구원받게 되는 달달물 입니다. 전작인 성기사와 마법사 시리즈는 분량이 많지 않고 다루는 범위가 협소해서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면 이번 이야기에서는 주인공 두 사람의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전작의 주인공들 이야기나 주신(풍요와 유희의 신 알트란테)과 그의 연인 이야기까지 아주 광범위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거기다 부패한 신전의 이야기라던가 마탑과의 권력관계라던가 신과 주인공 사이에 얽힌 인연 등, 앞의 두 이야기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명사를 1/3까지는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2/3까지는 그럭저럭, 하지만 그 후는 좀...했던 이명사 팬이라면 성기사와 마법사 시리즈가 더 잘 맞을 것 같고 이명사를 끝까지 읽고 너무 좋아서 외전만 기다린다! 하는 분들은 완독하고 매우 만족하실 것 같아요. 앞 부분이 다소 산만했던 것에 비해 뒤로 갈수록 이야기가 탄탄해지는 것은 좋았지만 스케일이 급하게 커지면서 오히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쉬웠습니다. 신만 따로 떼어 놓고 봤다면 정말 취향인 캐릭터인데(유희를 위해 음마를 유혹하는 신이라니! 대박이지 않나요?ㅎㅎ) 신의 유희를 위해 예쁜 내새끼들이 고통받아서 살짝 미웠습니다. 신과 음마를 예뻐할 수 있게(내새끼로 만들 수 있게) 시리즈의 다음 이야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