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레이 반 드본 셰리어스라는 긴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전장에서 이름 모를 기사에게 죽고 눈 떠보니 이상한 마을에서 본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신체를 가지고 깨어난 남자 블랙. 삶에 대한 의욕도 없고 집착하는 것조차 없었던 그에게 목숨을 살려준 소녀 에스텔라는 그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어주는데..."먼 훗날, 나는 네 고향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만났던 너만큼은, 두려움에 덜덜 떨면서도 나를 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네 다정한 손길만큼은 아마도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잊지 못할 테지."대륙의 남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척박한 왕국 델라이트. 그 황폐함 덕에 전쟁에서도 무사히 살아남았지만 하루하루 먹고 살 걱정을 하는 나라에서도 시골 영지인 브루델 자작가의 하녀인 에스텔라(에스델)은 조용히, 평온한 삶을 살아가려 했지만 어느날 우연히 그녀 앞에 나타난 의문의 남자 블랙과 엮이는 바람에 파란만장한 길을 가게 되는데...'당신이 제게 올 수 없으면, 제가 당신에게 갈 수밖에요.'정통 로판의 느낌이 나는 권수와(?) 매력적인 표지남의 유혹으로(멋진 언니인 줄 알았지만 아니어서 3초 정도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멋진 남주도 좋아요!) 처음 만나는 작가님이지만 별 망설임 없이 구입한 책인데, 도입부가 아주 강렬해서 좋았습니다. 오만하고 자신만만하지만 자신의 그 무엇에도 집착하지 않고 죽음 앞에서도 초연(이랄까 아무 생각 없달까)한 모습이 강렬했거든요. 그리고 의문의 기사...둘의 관계가 궁금하게 만든 것도 책을 읽게 만드는 동력이 되었습니다.(금방 눈치 채긴 했...큼큼.) 정통의 느낌이 많아서 러브라인에는 큰 기대가 없었는데, 블랙 너란 남자...세상 다정남ㅠㅠ 초반의 까칠함이 페이크였다는 듯 그대...라고 하며 달달하게 나올 때는 제가 다 녹을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대...라고 칭하는 남주 정말 좋아합니다. 멋지잖아요. 수트빨도 받고(기사니까) 몸도 좋고(기사니까) 갈수록 댕댕미도 뿜어 주고 뭐 하나 버릴 틈이 없네요. 이야기를 끌어 가는 주체가 남주라서 남주의 매력이 강하게 풍기지만 다정하고 상냥한, 내면은 강한 여주도 남주 못지 않게 매력적이었습니다.엇갈릴 뻔 했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으로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린 두 사람 모두 멋졌습니다. 가운데 끼어서 맘고생 많이 했던 로이드도 멋졌습니다. 저는 혼자 정절을 지키는 것 맴이 아파서 좋아하지는 않지만 로이드 만큼은 가장 본인 다운 엔딩이었다고 생각합니다.여담이지만 깔끔하게 쓰인 글이라 간혹 보이는 비문이나 맞춤법 문제 조사의 쓰임 등이 더 잘 보여서 안타까웠습니다. 이황이면...빵 터졌어요ㅠㅠ아 그 상황에서 이황 왜ㅠㅠ 출판사는 교정 좀 제발...부탁드립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