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뮬리에이자 와인 딜러인 서 정(쎄오). 아버지의 각막을 이식받은 후 그의 '감별안'의 능력을 물려 받아 미술품의 진위를 감별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능력을 개인적인 목적으로는 사용하길 꺼려 합니다. 그런 그의 앞에 영국계 홍콩인인 이안 라우가 나타나는데...
세상에서 세 발자국 쯤 떨어져 사는 것처럼 초탈하고 허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정이(바름...곧음...정직이...ㅋㅋㅋ)와 그런 정이에게 아주 조금씩 들이대는 이안(너무 미세해서 처음엔 눈치도 채지 못함)의 현미경 들고 봐야 잘 보이는 러브와 그냥 봐도 흥미진진한 사건물 이야기입니다. 저는 사건물은 무조건 장편!인 사람이라서 하나의 사건을 치밀하게 구성해 내면서도 장편인 점이 제일 마음에 들었고요, 애정을 가지고 보면 반드시 보이는 깨알같은 러브라인도 즐거웠습니다. 달달~ 한 이야기를 읽고 싶을 때는 미지근할지 몰라도 영화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한 이야기 찾을 때는 딱 맞는 내용이었어요. 연재처에서 연재하실 때 궁금하긴 했지만 사건물은 연재로 보는 것 아냐!하면서 버틴 제가 참 잘한 것 같습니다. 연재로 봤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등장인물들의 행동에 답답하고 궁금해서 참을 수 없었을텐데, 단행본이라 한 호흡에 읽어 내려 속이 후련하네요.
달달한 외전이 추가되어도 좋겠지만 얘들은 이대로도 깔끔한 마무리인 것 같은 적당한 여운이 마음에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