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세트] 담당자의 재량 : 꿈속의 기분 2부 (총2권/완결) - 제로노블 072
한시내 / 제로노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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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리도 가난한 평민으로 태어나 왕국에서 평민이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직위인 공무원이 된 유진의 삶의 낙은 제국과의 다툼으로 무역이 허락되지 않는 이웃 공화국의 아이돌 팬질을 하는 것입니다. 소중히 모은 용돈을 덕질에 쏟아 붓는 그녀에게 그룹이 리더 '리한'이 공화국을 떠나 왕국에 귀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만 그것은 좋아하는 그룹의 해체와 같은 의미가 되기에 유진은 마냥 즐거울 수 없습니다.

고아로 태어나 공화국에 헌신했던 리한은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상황을 이기지 못하고 왕국으로 도망칩니다. 그 곳에서 만난 담당 공무원 유진은 모든 것을 서류화하는 것에 집착하는 융통성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건만 어째서인지 자꾸 의지하게 됩니다.

국가도 다르고 사상마저 달랐던 두 사람이 서로에게 부족한 곳을 보듬으며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어가는 따뜻한 이야기였어요. 저는 소재랑 제목만 보고 현대물이라 생각해서 구매를 생각도 안 했었는데, 심지어 구입 후에도 초반부에 유진이 너무 덕질을 하는 모습에 공감을 못 해서 왜 샀나 후회도 했는데, 딱 요기까지만 더 읽어보자 하던 부분부터 폭발적으로 재미있어져서 4일을 끌던 책을 단숨에 읽어버렸어요.(독보적 어플 이게 편하네요. 4일 읽은 사실을 바로 확인 가능...)

개인적으로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는 세계관은 취향이 아닌데, 이건 세계관의 문제라기 보다는 작가분들이 자신이 설정한 세계관 안에서 허우적대는 것이 혼란을 가중시키기 때문이었습니다. 헌데 꿈속의 기분 연작에서는 그 세계관이 설득력도 있고 일관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국제 정서랑 찰떡이라서 신선하기도 하고 읽기에도 편해서 좋았습니다. 강한 마력을 지닌 황제가 다스리는 제국은 마력을 제어하는 황제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어 있고 제국에서 마력을 빌려 쓰는 왕국은 왕권은 약하지만 국가는 비교적 안정되어 있고 제국에 마력을 빼앗긴 후 공화국을 선포한 섬나라는 마력 대신 과학이 발전했다는 설정이 흥미로웠어요. 그리고 이런 특성 탓에 생겨난 세 나라의 갈등과, 이 세 나라와 연관된 주인공들의 미묘한 입장도 몰입감을 더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세계관이 방대하고 사건의 스케일이 크니 로맨스는 비중이 좀 적지 않을까? 싶었으나, 전혀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솔로 콘서트...크으...달달함에 취한다! 리한이 유진에게 꿀처럼 단 사람이고 무뚝뚝하던 유진도 마음을 열면서 점점 달아져서 로맨스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유진은 서류 집착형 인간 같지만 사실 일 하다 보면 루틴화의 중요성, 제대로 된 선례의 감사함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일처리 잘 하는 유진이 너무 멋졌고요, 특히 혼란한 격변기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기 할 일을 하는 모습은 아주 존경스러웠습니다. 앞서 싸우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현실을 유지하는 사람의 중요성 역시 무시할 수 없겠죠.

초반엔 훅 불면 날아갈 것 같은 남주 리한에게 불만이 있어서 남자사람친구에게 주식투자를 할 뻔 하였으나 유진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모습에서 바로 마음 굳혔습니다. 유진이 열심히 살아왔다는 것을 바로 알아볼 정도로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온 리한도 멋짐 폭발이었어요.

똑소리나게 일 잘하는 여주와 그런 여주의 특별함을 알아준 남주. 두 사람이 정말 잘 어울려서 읽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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