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붓 아버지의 괴롭힘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결혼을 택한 그녀, 올리비아는 다정한 남편의 보호 아래 행복한 3년의 시간을 보내지만 둘의 사랑의 결실인 아이가 유산되고 더는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된 그녀를 방치한 뒤 정부를 들인 남편 탓에 7년간을 괴로워 하다가 이혼을 결심합니다.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사랑을 주고받아본 적 없는 남자, 레너한은 거한 입덕부정기를 거치며 못할 짓만 다 하다가 순종적이고 사랑스러운 아내의 이혼통보에 당황하고 맙니다. 고아로 태어나 가진 것이 없어 지킬 것도 없었던 남자, 빈센트는 어린 시절 자신에게 소중한 추억을 남겨 주었던 소녀의 말을 의지하여 살아오다 드디어 운명적인 그녀와 재회하게 됩니다. 보통이라면 부유한 가문의 잘생긴 남자 레너한이 주인공일 것 같은데(특히 둘이 사랑하긴 했었다는 것이 포인트!) 다행히도 후회남은 후회만 하며 물러나게 됩니다. 그래도 1권 읽을 때는 남주가 누구인지 확신을 할 수 없어서 좀 쫄았는데, 워낙 방어를 잘 하는 대형견(인가 늑대인가!)의 가드가 훌륭해서 뒷부분은 마음 놓고 읽었습니다. 이 이야기의 시대배경이 워낙 여성에게 불리한 사회였던지라 올리비아가 이혼하고 혼자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친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근성으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남주의 조력이 조력으로 끝나는 부분도 좋았고요. 남주의 도움이 지나쳐서 여주는 휘둘리기만 하는 이야기들도 있는데, 빈센트는 자신이 해야할 일을 구분을 잘 짓는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남주였습니다. 그에 반해 레너한은 뒤로 갈수록 지질해져서 슬펐어요. 버린 떡도 크면 좋으련만! 얘는 버림받자마자 쉰 떡이 되어버려서...(마지막은 좀 멋지긴 했습니다. 너무 늦었지만요.) 앞부분의 갈등구조가 단순한 것 같아서 이야기가 4권이나 될 정도로 내용이 있을까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스케일이 커졌어요. 덕분에 읽는데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중후반부까지 이야기 흐름이 무너지지 않고 탄탄한 전개를 보여서 좋았습니다. 4권은 두 주인공의 이야기 보다는 이야기의 시작점이 되는 사건을 더 크게 다루었는데, 로맨스의 깊이는 외전쪽이 더 깊었던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살짝 아쉬웠지만 둘의 2세 이야기까지 꽉찬 해피엔딩이라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