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사랑만 하다 죽었으면 좋겠어
은지필 / 말레피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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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 재우야. 나는 너랑, 사랑만 하다 죽었으면 좋겠어."

비록 경매로 얻은 집이지만, 세 번이나 유찰된 집이지만, 자기 손으로 집을 산 것이 너무나 기쁜 남자 강재우 앞에 KBC 일요 아침 드라마 '아내의 치욕'에나 나올 법한 사연을 가진, 좋은 말로 명랑하고 나쁜 말로 똘끼 충만한 여자 민서아가 나타나는데...

부장님 댁 강아지가 아픈 것도 걱정하는 다정한 남자...크으...취한다! 이보다 더 다정함을 잘 표현할 길은 없을 것 같네요. 잘생기고 단정하고 품위있고 일도 잘하는 만능남이지만 연애는 해본 적 없(나??)는 그에게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능청만렙 그녀는 고구마 한가득 먹고 물 못마신 사람처럼 답답하게 만들더니 어느 새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되는데, 아이고! 그 과정이 고전적이라면 고전적이면서 찰지게 와닿는 매력이 있어요. 서아가 가진 사연이 아침드라마라면 재우는 주말드라마 느낌의 남자라서 둘을 합치니 시트콤 같은(?) 이야기가 되었달까요.

초반부터 둘 사이에 생긴 문제는 서아가 쫒기고 있다는 정보 뿐이고 이 둘은 투닥거리면서도 서로의 마음 한 자리를 착실히 차지하는 것이 보는 사람 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 재우의 쟈근 집이 마치 우리 주변에 있을 것만 같이 사실성이 넘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생동감이 넘쳐서 머리속에서 자꾸자꾸 장면이 상상이 되는데 그게 참 포근하니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열린 엔딩인줄 알고 살짝 화날 뻔 했는데, 착실히 에필로그랑 외전을 넣어 주셔서 바로 분노를 가라앉혔습니다. 말레피카 레이블은 그 소재의 선호도를 떠나서 기승전결이 똑 떨어지는 책을 내놓아서 마음에 들었는데, 담당자와 작가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는 모양이네요. 작가와 담당이 정성껏 만든 좋은 책을 읽어 더욱 흐뭇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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