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대학원생 박혜현은 지도교수의 조교일을 하며 연구보조비로 생활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혜현에게 송 교수는 석사보다는 박사과정인 사람과 연구를 해야겠다 말을 건네고, 박사과정인 조교 김이준과 상의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김이준이 혜현에게 건낸 조건은 "나와 같이 놀자"였는데...으잉ㅋㅋㅋ놀자? 여기에 혜현의 반응이 놀 시간 없다여서 상큼했습니다. 극 초반에는 가벼워보이는 이미지의 이준탓에 이걸 어쩌나 난감한 것도 잠시, 이준이 혜현에게 가진 감정은 가벼운 것이 아니었고 이준이란 사람 역시 가벼운 사람은 아니었습니다.(비록 공부머리에 비해 계략을 짜는 머리는 달려서 안타까웠지만 말이죠.)가난과 공부, 로설 여주답게 숨겨진 사연 등으로 마음에 철벽을 쌓고 이준을 거부하는 혜현에게 조심스럽게 스며들어 곁을 차지하는 과정이 작위적이지 않아서 좋았어요. 혜현 역시 버티기 힘든 고된 삶에도 포기하지 않는 강단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최고로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뜻밖에도 이준이 어머님이에요. 1권에선 영 그랬는데, 2권 읽으면 이 분도 과장 조금 보태서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재벌가문 나오면 공식처럼 등장하는 패악질도 조금밖에 없어서 좋았어요.자극적이지 않고 따뜻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작가님의 후기대로 모난 사람 얼마 없이 큰 사건 별로 없이 사랑하는 감정이 충만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뽀뽀만 하고 끝나지만 씬이 난무하는 책에 조금 지쳐있던 마음이 순수한 둘의 관계 덕분에 정화된 기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