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우리 집에 왜 왔니?
오아시스 지음 / Renee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굴지의 건축회사 디딤의 건축설계본부장 강도현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디딤의 대표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런 도현에게 아버지는 매머드급 사업 기획, 초고층 빌딩 건축(아버지가 신 씨...아닙니다.)의 핵심이 되는 문제! 부지 매입의 걸림돌 [서울특별시 강남구 빛오름로 87길 17]에 위치한 집을 구해오라고 합니다. 능력있고 일 잘하기로 소문난, 거칠 것 없는 능력자 도현은 자신만만하게 집을 사러 떠나지만 그 집의 수문장인 정한빛도 일 잘하고 능력있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라 문지방 넘기도 힘이 드는데...


능력 있는 두 사람이 만나 진지하게 일을 하니 보는 저는 참 즐거웠습니다. 건축회사 배경의 소설이 많이 있지만 건축은 뒷전이고 연애만 하는 것이 많아서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능력 있는 건축사 강도현과 능력 있는 조명디자이너 정한빛이 만나니 배틀 연애를 하면서 일도 배틀급으로 열심히 해서 참 좋았습니다. 작가님이 조명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신 것인지 작품 중간 중간 나오는 설명도 현실감 있어서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다만, 좀 몰입하려고 하면 악역으로 등장 한 신지혜의 수 낮은 함정이 발동하거나(왜 악역은 머리가 좋지 않은가...얘도 쓸만한 인재라고 했었는데, 악역의 운명인가...) 강도현의 질 낮은 개그가 발동해서 읽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히비스커스 차네요, 장래 희망이 미인이신가?"너무 인상 깊어서 하이라이트까지 쳤네요. 저도 한빛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이런 또라이를 봤나.' "나의 퇴직을, 적에게 알리지 마라....."는 아버지의 한 마디에 얼마나 재미있는 분이셨는지 새삼스레 깨닫는 도현의 모습을 보며 주인공 둘은 아이를 갖지 못하길 절실하게 바랐습니다. 로설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최초인 것 같네요.


좋지 않은 첫 만남에도 불구하고 같이 일을 해야 하는 두 사람의 재회자리에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한빛의 옷차림을 바로잡아 주려는 도현을 보며 얘는 대체 무슨생각인가 싶었는데, 거기에 설레지 않고 친절이 아닌 음흉함으로 받아들이는 한빛의 모습이 좋았습니다. 상대가 음흉했어도 폭력은 나빴다고 반성하는 한빛...멋있어요. 솔직히 이 소설은 도현이 삽질하고 신지혜가 흙 덮고 있으면 한빛이 짠! 하고 나타나서 해결하는, 한빛에 의한 한빛을 위한 소설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도현과 지혜의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에 속이 답답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면 한빛이 나타나서 명쾌하게 해결해 주는 패턴은 뻑뻑한 비빔밥을 목이 메이게 먹은 다음에 시원한 보리차를 마시는 것과 같은 개운함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주인공 둘의 알콩달콩 투닥투닥 배틀연애를 기대했다가 짱 멋진 한빛에게 반하는 엉뚱한 결과를 맞이했지만, 몇 가지 장벽을 넘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요소가 많아서 나쁘지 않았습니다.(저는 개그장벽 앞에서 무너졌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