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 -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던 그녀, 비우고 다시 채우는 1년 프로젝트에 도전하다
임다혜 지음 / 잇콘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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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콘에서 이 책이 출간예정이라고 했을 때 제목이 뇌리에 꽂혔다.

어쩌면 내 마음과 같을까? 나도 옷을 안 사고 싶을 때가 있는데... 여전히 사는 악순환을 못벗어나고 있으므로.

작가 서문

어느 날 문득, 변화를 결심하다.

어느 날 아주 사소한 계기로 '딱 1년만 옷 안 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특별히 충격을 받은 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옷을 사면 안 될 일이 생긴 것도 아니다. 그냥 어느 날 문득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1. 남들이 본다는 생각에 옷에 대해 좀

더 신중해질 것이다.

2. 기록을 통해 1년 동안 입지 않았던 옷은

정리할 수 있다.

3. 진짜 나에게 필요한 옷이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출간되기 전이었다.

가끔 동생 옷을 얻어 입는 나,

그런 나를 항상 불쌍히 여기시는 친정어머니가 집근처 아울렛에 가서

딸 옷을 사주겠다고 하셨다.

나도 직장 다닐 때 입을 옷이 없어(?) 쇼핑해야겠다 마음 먹고 있었는데

아차차... 맘 한 구석에는 책 제목이 떠올랐다. 옷을 안 살 수 있다는데..

그렇다면!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ㅋㅋㅋ

어머니와 아울렛 쇼핑하면서 옷을 몇 벌 사온 것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이 책을 읽기 위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옷을 왕창 사오다니.. ㅡㅡ;

배보다 배꼽이 크다. 옷장보다 옷이 크다.

어머니 눈을 피해 혼자 있을 때 롱 원피스를 사서 집 옷장에 걸어놓았다.

어느 날 이 옷 네가 입으려고 산 거야? 물으셨다.

그럼 제가 입지 누가 입겠어요.

이렇게 긴 걸? 아니, 애가 이런 걸 왜 샀어~ 하신다.

제가 입어봤는데 거기 직원들이 다 잘 어울린다고 했어요.

그 사람들은 팔려고 다 그렇게 얘기하지~~~~

괜찮아요. 이거 여름 휴가 때 입을 거에요. ㅋㅋㅋㅋ

하면서도 허탈한 웃음만... 휴가 내내 이 원피스만 입게 생겼네.

참고로.. 친정어머니는 백화점 의류 매장 운영만 10여년... ㅋㅋ

딸에게 어울릴지 아닐지 한 눈에 알아보시는데 나는 혼자 가격 말 안 하고 뜨끔...




잡지 속 패션, 언제나 그렇듯 나에게 적용하긴 무리가 있다.

나는 옷이 풍백 작가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이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옷장은 좁은데 옷으로 터지려고 한다.

작년에 이사하며 많이 버렸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신혼 때 입었던 원피스,

여름에 잘 안 입게 되는 티셔츠들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언젠가는 입겠지 하고 남겨두었던 것들을 싹 다 정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1. 옷을 산 게 아니라 설렘을 샀구나.

이제 와 생각해보니 나는 옷을 산 게 아니라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설렘'을 샀던 것 같다. -48p.

설레이지 않으면 버려라!

나는 설렘을 샀다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면 나를 바꿔야지 옷을 바꿔서는 안 된다.

옷은 단순히 보이고 싶은 이미지일뿐 내가 나를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변화다.

나도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옷에 신경 썼던 것 같다.

청소년 부모를 만났을 때 내가 결혼도 안 한 육아 초보라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가능한 정장 차림에 나이 들어 보이게 다녔다.

그 때 내가 키워야 할 것은 능력이자 전문성이어야지,

매달 무리하게 긁은 카드 금액이 아니었다.




이 부분에서 빵터졌다.

핫핑크, 로즈핑크, 연핑크, 인디핑크, 딸기우유핑크, 암튼 다 다른 색이야!

2. 전남자친구를 만나도 괜찮을 정도의 옷을 입고 다니자?



데일리룩의 기준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된 문장 ㅋㅋㅋ

예전에 내가 알던 엄마도 에버랜드 갔는데 전남자친구가 가족들 데리고 와서 밥 먹는데 마주쳤다고

그 날 자기의 패션은? 영락없는 아줌마였다고.. 얼마나 창피해하던지..



더 중요한 건 그 다음 문장이었다. 전남자친구에게 보여주기 싫은 복장을 매일 남편에게 보여주고 있다면?

아찔하다. 나는 내가 제일 소중한 사람에게 가장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ㅎ

몇 년 전부터 집에서 입는 일상복이 다 후줄근하여 모두 버리고 H&M에서 저렴이들을 데려다가 평소에 입었다.

얼마 전에 남편이 나에게 왜 너 혼자 크리스마스냐? 고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하고 내 옷을 봤더니 빨간 티셔츠에 크리스마스 디자인 ㅋㅋㅋㅋ

알겠어. 더 신경쓸게 ㅎㅎㅎ




애엄마 패션을 위한 변명 이 부분도 백프로 공감

3. 운동을 시작하다

옷을 안 사려면 몸무게가 거의 일정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100p.

맨날 비슷한 옷만 입고 다녔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나만의 기준을 먼저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5p.



옷보다 몸이다!

옷보다 중요한 건 핏이다!

몸을 예쁘게 만들어 놓으면 사실 어떤 옷을 걸쳐도 핏이 살텐데... 쩝...

그게 안 되니.. 어쩔...



아래 구절을 읽으면 작가 남편이 정말 사랑으로 넘친다.

내가 재작년 겨울 따뜻해보이는 카키색 아우터를 사왔더니 남편이 나에게 군고구마 장사하라고 했는데...

신기하다. 아우터 정리할 때 하도 울어서 보다 못한 남편이 차라리 자기한테 주라고 했다. 그럼 다 남편 것이 되니 정리된 거 맞지 않냐며, 대신 매일 나한테 빌려주겠다고 했다. 그 정도로 아우터 정리하는 게 힘들었는데 제대로 된 아이템 하나가 주는 힘이 막강했다. -211p.


이래서 내가 여름 옷이 많구나 싶었던 페이지

작가의 글에 공감했던 부분



나는 원피스를 사랑한다.

결혼 전에는 곧잘 입고 다녔다. 여름 원피스가 많았다.

그런데 아이 낳고 나니 치마는 참 번거로웠다.

아이 돌볼 때 왠지 신경 쓰이다 보니 바지를 즐겨 입게 되었다.

지금도 바지를 주로 입는데 얼마 전에 산 것들은 원피스 두 개

봄이라고 기분 낸다고 잘 입지도 않는 원피스를 사다니!!



내가 갖고 있는 게 보물이다.

내 옷장을 들춰보면 그동안 잘 살펴보지 않았을 뿐이지 입을만한 아이들이 있다.

내 옷장으로 쇼핑을 간다는 말이 확 꽂혔다.

나도 얼마 안 되는 옷이지만, 내 옷장으로 쇼핑 가서 버려져 있던 아이들을 다시 사랑해줘야겠다.



작가가 주는 중요한 질문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나는 어떻게 보이고 싶은가?

옷보다 몸과 마음이다.



건강한 몸과 마음에는 어떤 옷이들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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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패턴 - 돈을 끌어당기는 부자의 심리 시스템
이요셉.김채송화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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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돈에 대한 심리를 바꾸면 돈이 따라온다.



책 제목 그대로 자신의 머니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

머니패턴이란 자신이 돈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개념과 돈을 다루고 쓰는 방식을 통털어 말한다.



돈? 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그것을 먼저 써본다.

그러면 부모가 돈에 대해 말하고 행동했던 것들이 연결될 것이다.



나도 어린 시절 돈에 대한 서러움이 많았다.

돈에 대해 부모님이 언급하신 것 한 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어머니는 돈이 더럽다고 하셨다.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게 돈이라고.

어렸을 때는 돈에 세균이 많아서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커가면서 돈이 참 치사한 거구나 경험하게 되었다.

내가 친구에게 내 딴에는 제법 큰 돈을 빌려주었을 때 괜히 안 갚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불안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묘했다. 친구인데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게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나는 돈에 관심 없고 돈이 없어도 된다는 식으로 살았던 것 같다. 참 이상했다.

정확히 어느 시기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점점 돈이란 건 필요한 것이며 터부시할 수만은 없다고 느껴졌다.

그것이 한 번에 깨진 계기는 상담을 받다 상담선생님께서 아주 듣기 싫은 표정으로

어쩜 그렇게 고상한 척을 하냐고 나에게 핀잔을 주셨던 말씀에서부터였다.



돈은 현실감각을 나타내는 척도이며, 돈에 대해 알고 다룰 수 있어야 현실감도 생긴 거라고 하셨다.

그당시 나는 정말 현실감이 별로 없었다.

상담을 하면 '돈'에 대해서도 다룬다.

의외로 내담자들과 집(부동산), 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내담자들에게는 가장 현실적이고 시급하고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디테일하게 재정에 관한 상담을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관계에서도 '돈'이라는 주제는 늘 핫하게 끼어있으므로.

갈등이라는 태풍의 핵이 돈이다.

부부싸움도, 친구의 배신도, 형제 유산 다툼도 그 놈의 돈이 웬수다.



머니패턴은 '돈'을 어떻게 보고 다루는지 부모님의 태도를 보고 배운다고 한다.

부자의 자녀들이 부자가 되기 쉽고, 가난한 자녀들이 가난해지기 쉽다.

부와 가난이 대물림된다.

어떻게 하면 그것을 깰 수 있을까?



자신의 머니패턴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에 맞게 노력하는 것이다.

골든벨 소녀 김수영 작가가 자신의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연세대에 진학했더니 친구들이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를 한 채씩 갖고 있더라는 거다.

물론 친구들 중 일부고 서울의 부자집 자녀들이었겠지만.. 그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부모님이 여러 가지 통로로 부를 축적하고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녀에게 어떻게 하면 세금을 덜 내고 물려주는지를 그들은 그저 자라면서 보고 배웠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성인이 되자마자 집 한 채를 갖는 것이 당연하고 자신들도 월급 외의 다른 머니 트리를 가지려고

백방으로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다.



요즘 뉴스에서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남편 말로 투자의 교본을 보여준다며 우리도 그 사람 따라하면 부자될 수 있단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핫한 지역에 한 채씩

잠실, 세종, 분당

딸에게 증여한 분당? 집은 정작 자신이 살면서 월세를 딸에게 주는 방식

세종은 실거주, 잠실은 뭐라더라.

세종은 펜트하우스? 그런 거라던데..

세 곳 다 팔리지 않아 갖고 계셨단다.

고위공무원 월급 많겠지만, 그래도 월급쟁이

투자라고 왜 말을 못하냐고!

투자라 말하면 투기라 생각하는 많은 국민들에게 질타를 받을 것이고 임명도 힘들어지려나..

우리나라에서 사업, 부동산, 주식 외에 어떻게 돈을 버냐고 묻고 싶을듯하다.

남들은 그렇게 투자하면서 장관후보가 되어 비슷하게 하면 안되냐고 속으론 억울하시겠다.

장관후보자 딸,

보고 배운대로 자신의 자녀에게도 이런 식으로 투자하면 된다고 가르치지 않을까?



그래서 보고 배운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흙수저라고 해서 돈을 못버나? 그게 아니다.

여기에 나온 것처럼 자신의 말(확언), 글, 심상, 생각, 등을 바꾸면 얼마든지 부의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책에 유형 테스트가 있고 하나 혹은 두 개의 유형으로 나오는데

나는 새싹, 꿈나무? 랄까?

아직 뭐 준비한 건 없지만, 공부하고 노력하면 부로 진입할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든다.



이해하기 쉽고 재밌는 사례들이 몇 개 있어서 금방 읽었다.

부부 심리학 박사이자 작가가 얼마나 고심하고 쓰셨을지 짐작이 된다.



왠지 이 책을 읽으면 이 분들께 상담와 코칭을 받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마구 든다.

그만큼 이 분들을 만나서 변화하면 재벌이 될 것 같은 바람이 들어간다.

글을 과장해 썼다기 보단.... 독자의 욕구, 욕심을 자극하는 부분도 있어

이 책을 읽고 잘 소화시키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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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 제7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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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나만의 성장소설을 쓰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이야기

2002년 7월에 첫 출간 이후 33쇄를 찍었을까요.
십몇만 독자를 감동시킨 소설이라는데요.

심윤경 작가의 신간 '설이'가 나온다는 뉴스를 보고 이 책을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성장소설을 그동안 모르고 있었다니.. 하는 생각을 했어요.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더해져 현실감을 줍니다.
2013년 개정판 작가의 말에 자신의 할머님은 소설 속 동구의 할머니와 다르게 점잖으신 분임을 강조하시는데요.
그만큼 독자들이 실제 할머니 이야기로 착각할만큼 소설을 잘 쓰셨어요.

목차
1977년 | 인왕산 허리 아래
1978년 | 첫 생일
1979년 | 난독의 시대
1980년 | 황금빛 깃털의 새
1981년 | 정원을 떠나며

- 작가의 말
- 개정판 작가의 말

소설의 첫 장부터 끌려가듯 생생한 장면이 보여집니다.
주인공 동구의 여동생이 태어나는 순간이에요.
그 후부터는 쭉 책에서 눈을 떼기 어려웠어요.
아이는 자기 책을 읽어달라고 졸랐는데 엄마 책 읽고 읽어주겠다고는 계속 중단하지 않았답니다.

이 책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어요.
성장이라는 게 뭔지. 어른이란 어떤 사람인지, 가르침이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민주화 과정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이 어떻게 일상을 살아갔었는지...

주인공과 소설 속 아이들이 커가는 시간과 우리의 굴곡진 역사가 겹쳐지니 읽으면서 더욱더 아리고 시렸답니다.
동구의 담임선생님과 동구 할머니의 고향 충북 괴산에서 서울로 온 이웃집 할머니가 진정한 어른의 표상으로 동구가 살던 인왕산 자락의 동네가 치유 마을로 보였습니다.
선생이란 어때야 하는지를 온 몸으로 보여준 담임이 인상적이었어요.
동구와 어떻게 친해지고 대화하는지
진심이 맞닿는 소통의 순간이 얼마나 홀가분할지
나도 그런 사람이면 좋겠다는 질투가 일었습니다.
이웃집 할머니는 연륜이 있어 동구 할머니의 투정과 온갖 뒷담을 다 받아주면서도 마지막엔 동구 어머니가 살림 솜씨 하나는 야무지지 하며 슬쩍 며느리 칭찬을 합니다.

집집마다 넉넉치 않지만 기름 냄새 풍기기만 해도 조금씩 나눠먹던 동네 사람들
이웃집에 숟가락 몇 개 있는지 다 알고 부부싸움을 동네사람들이 숨죽여 들어야만 하는 좁고도 징글징글한 골목 사이
누가 무얼 하고 있는지 안 봐도 훤하며 동네 삼촌이 아이들 포장마차 데려가 소주 한 모금 맛보일 수 있는 정겨우면서도 위험한 동네
한 집이 위기면 이웃이 돌아가며 그 집 아이를 돌보고 청소하고 먹을거리 마련해놓는 그런 가족들이 있다면... 참 안심이 될텐데요.
90년대의 사람들과 마을을 지금 다시 꿈꿀 수 있을까요?
너무 멀고 아득한 옛 이야기일까요?
쓰다보니 참 고리타분하고 이상적인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같네요.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좋은 사람은 여전히 많고 서로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 맞잡은 두 손, 등이나 어깨를 두드리는 몸짓이 여전히 살아있는 듯합니다.
괴산 노루너미와 곤줄박이가 뭘 상징할까요?
곤줄박이는 어떻게 살아 있었을까요?
나만의 평화로운 정원을 갖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여러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원시시대도 아닌데 벌써 향수를 자극하는 90년대의 풍경을 맛보고 싶고 나 어릴 적에 어떻게 살았지? 필름을 돌려보고 싶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세요.
일부러 신간 '설이' 읽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는데요.

정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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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어를 가르치는 시골 약사입니다
김형국 지음 / 토네이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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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독 (딱 3장까지만 읽고 문법이 나오면서 책을 닫게 되었다. ^^:)

한줄평 : 작가의 하루 확언 Happy together! 시골 약사의 영어 말하기 처방전

작년에 이 책이 나오기 전인가 뉴스를 통해 시골에서 영어 잘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아이들을 유창한 영어 실력자로 만든 사람은 바로 김형국 선생님이었습니다.

마산에서 약국을 운영하다 마흔 살의 나이에 캐나다에 이민을 가기 위한 목적으로 한의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고 합니다. 자격증을 따고 캐나다로 바로 가서 영어 말하기를 중점으로 공부하고 이민생활의 2막을 열려는 찰나, 10여 년간의 이민 프로젝트를 접고 구순을 넘기신 사랑하는 어머니 곁에서 지내기 위해 귀국을 결정하셨다고 해요. 바로 경상남도 의령군 부림면 신반리에 부림약국을 물려받아 경영, 시간이 지나자 아이들에게도 내가 해왔던 영어공부 방법이 잘 될까 하는 의문에 시작한 무료 오뚝이 영어공부방에서 청소년들이 영어를 점점 더 능숙하게 하고 성적도 쑥쑥 올라가자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고 해요.

김형국 선생님도 영어 교육대학원에 진학하시고 공부방 아이들도 1기부터 시작해서 점점 늘어나 이제 많은 아이들이 선생님 덕분에 꿈을 찾아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마흔에 미국에 한의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가셨던 일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구순의 노모를 위해 한국행 결단은 더 어려우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 셋을 키우고 약국 안에 무료 영어공부방까지 열어 청소년들을 위해 헌신하신 부분이 참 대단하십니다.
저는 영어공부를 위해 이 책을 읽었고요.
영어와 한국어 가장 큰 차이는 다 아시겠지만, (아래는 말이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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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일, 모레 정도의 삶 - 〈빅이슈〉를 팔며 거리에서 보낸 52통의 편지
임상철 지음 / 생각의힘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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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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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가혹한 운명은 그를 거리로 내몰았지만 당당히 거리 위에 우뚝 서다.
책 속 표현대로 민달팽이의 생활

얼마 전 온라인 서점에서 신간 홍보를 보다가 표지에 빨간 모자 하나만 떡 하니 그려져 있는 걸 봤어요.

이 책은 뭘까? 하는 호기심에 작가를 봤더니 홍대 앞에서 빅이슈를 판매하는 빅판 중에 한 분이었습니다. 빅이슈는 노숙인으로 증명된 사람만 판매할 수 있는 잡지예요.

노숙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고 잡지 판매 수익금으로 노숙인의 자립과 안정적인 주거지를 마련하는 것을 돕습니다.
사회구조적으로 빈곤한 분들에게 합법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잡지이며 유명인들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지며 현재 11개국에서 15개 종으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빅이슈 홈페이지 참고).

2018년 5월 45명의 빅이슈 판매원이 임대주택 거주, 25명이 재취업에 성공하셨다고 합니다.

빅이슈 판매원 임상철 작가님은 이번 책을 계기로 글을 쓰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미술가, 조각가를 꿈꾸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임상철 작가님이 많은 판매원 중에 눈에 띄여 이렇게 책까지 낼 수 있었던 계기는 자신만의 창조성 때문입니다.
다른 판매원들은 잡지 안에 사탕이나 좋은 문구를 넣는데 작가님은 자신이 그린 그림과 짧은 글을 엽서처럼 끼워 판매했습니다.
그 내용은 자신이 살아온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한 장면에 그의 삶의 단면을 훔쳐보았을 때 독자들은 어떤 마음이 되었을까요?

저는 이 책을 읽고 무거워졌습니다.
주중 주말 할 것 없이 저녁 때만 되면 젊은이들로 붐비는 홍대 입구역에서 어스름 저녁이 될 무렵이면 잡지들을 챙겨 그곳에서 말 없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같이 서있을 그를 떠올리면..

동정심은 아닙니다.
하지만.. 뭐랄까 같은 사람으로 느끼는 애잔함, 동병상련이랄까요.

여름의 더운 저녁, 겨울의 추운 밤까지 거리에서 날씨와 사투하는 것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사람들의 시선이었을 겁니다.

어느 블로거가 이 책의 리뷰에 써놓았듯, 저도 처음엔 빅이슈 판매가 좋은 사업이며 홈리스에게 적절한 일자리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근시안에 단편적인 사고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유복한 가정에서 많은 물질적인 것들을 누리고 자라는데요. 작가님은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무력하게 견디면서도 드문드문 노란 불빛처럼 느껴지는 좋은 추억이 잠시 비추다 8살 때 어머니는 지병으로 돌아가시자 노란 불빛마저 사라집니다.

삼남매가 며칠을 여관 방에 있는 동안 친척들, 모르는 사람들이 다녀가고 그렇게 형제는 보육원에 막내 여동생은 친척 집으로 갈 거라는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만 듣습니다.

이후의 19살까지의 보육원에서의 삶은 녹록치 않죠. 눈칫밥에 형들의 폭력, 가끔 다가오는 봉사하는 손길이 있더라도 그리 길고 따뜻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노곤하고 지친 심신이 되어 살아온 그에게 빅이슈라는 잡지를 팔게 되었으니 좋은 일자리라 여기고 열심히 하세요. 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그에게 거리는 생존하기 위해 마땅히 있어야 할 잠자리이자, 먹기 위해 잠깐이라도 자리를 찾아야 하는 그야말로 정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에게 길 위에서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나는 노숙인입니다! 라는 피켓과도 같은 빨간 조끼와 빨간 모자를 착용하고 잡지를 팔라.... 고 하기엔 가혹해 보이기도 합니다.

일생을 길 위에서 버티며 살아오며 어쩌면 길에서 벗어나려 그렇게도 애썼건만, 다시 길 위에서 생계를 구해야 한다면..

그렇게도 탈출하고 싶었던 길이 일터이자, 생존을 위해 꼭 있어야 할 장소라면.. 나라면 어떨까? 울며 겨자 먹기로 서있지 않을까 싶은데 작가님은 달랐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어려웠지만 담담히 자신의 일을 받아들이고 지금도 물론 사람들 시선이 낯설지만 그저 서있을 뿐입니다.

아니, 더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자신의 삶,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생은 나만의 스토리이므로..

어릴 때 보육원 생활, 이곳 저곳을 거친 떠돌이 생활, 노숙인이 먹고 자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

어떤 땐 턱 하는 아픔으로
어떤 땐 안쓰러움으로
어떤 땐 안도감으로
그가 보내준 52통의 편지가 조그만 파문을 입니다.

예상했던 노숙인들의 삶보다 더 어렵네요.
노숙인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술에 취했고 몸에서 냄새가 나고 눈동자의 초점이 흐린 고정관념들
제가 영등포역에서 공중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는데 노숙인 아저씨 한 분이 뒤에서 두드리며 동전 몇 개 달라고 하셨을 때 저도 모르게 놀라 소리를 크게 질렀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은 가버리시더라고요.
왜 그렇게 놀랐을까, 소리를 안 질렀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이미 그 분은 사람에 대한 기대가 또 한풀 꺾였을 겁니다.
제가 서울역이나 영등포역에서 봤던 노숙인들은 알코올 중독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작가님처럼 알코올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빈곤, 가정과 학교 지지체계가 무너지고 저학력과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직업훈련의 부족으로 떠돌아다니는 분들이 더 많아 보입니다.
노숙인 하면 떠오르는 그런 이미지들을 지우고 그저 한 사람으로 봐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책에 나온 것처럼 그분들은 일용직 노동으로 번 돈으로 수입이 불규칙하고 매일 수중에 있는 액수가 다르기에 어느 날은 PC방, 어느 날은 사우나에서 주무신답니다. 식사는 되는대로 하고 일에 따라 거주지와 만나는 사람이 그때그때 다릅니다. 만날 때는 쉽게 친해지기도 하지만 헤어질 땐 말없이 각자 길을 간다고 합니다.

작가님에게 좋은 사람도 있었지만... 믿기 어려운, 믿음을 줬지만 그것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관계들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심신이 고달프고 체력은 달리다 보니 관계라는 것을 만들만한 심리적 여유가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시절 꿈인 작가가 되기 위한 노력, 한 발자국씩 원하는 것을 이루어가는 모습이 큰 감동입니다.
작가님이 다른 사람들에게 별 기대나 미련없이 짐을 꾸리고 떠나는 장면에서.. 자주 안타까웠습니다.

그냥... 거기에... 계시면 안 되는 거였는지... 누군가... 붙잡지 않았기에... 다시 떠다시는 거지만,,, 그저 머무르기엔 사람에 대한 희망이 없으셨는지..
기대했다 또 실망하면 이후에 어떤 사람에게도 말을 걸 수 없어 떠나셨겠지 싶습니다.

그래도 좋은 사람들
맨 처음 엽서를 보고 첫 반응을 보여준 호주 건축가, 그리고 그 사람의 말을 통역해준 사람, 작가님 팬이라면서 수줍게 말을 건네고 간 여성, 신간이 나올 때맞춰 구입하며 자서전에 들어갈 표지 그림을 사가신 어르신
모두 고마운 분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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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판매지가 늘어나면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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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이슈 홈페이지
http://bigissue.kr

인터뷰 작가 임상철님
http://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681

조소과

나는 슬그머니 전공이 무엇인데요? 하고 물었다.
조소과에 입학했네.
내가 볼 때 **이는 미술하고는 가까워 보이질 않던데요.
임 군, 내 딸이 꼭 미술에 재능이 있어서 간 건 아니고 나중에 결혼할 때를 생각해서도 있네.

나는 말없이 알코올만 들이켰다. 한 잔, 두 잔, 또 한 잔.... 취기에 시간은 흐르고 어느 순간 주위의 떠드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혼자만 존재하는 듯했다.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처음엔 조용한 눈물이었는데 곧 모두가 알아버리게 울고 있었다. 창피한 일이지만 그쳐지지 않았다.

임 군아, 갑자기 왜 우니? 애가 취해서 센티멘탈해지나 보네.
사모님 목소리가 꿈에선 듯 들려오고 있었다.

꿈은 이루어집니다.

75p.

고급 아파트

아파트를 나와 길가에서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찢어버리면서 지금의 내 삶은 현재 진행형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너희 아버지, 나한테 이틀 밤은 맞아야 돼. 하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저의 재능을 아까워한 듯합니다.
151p.

형편없는 삶

형! 오랜만이네. 어떻게 살고 있어? 하는 말이 들려왔다. 나는 자랑스런 말이 없어 과거와 현재를 되는대로 이야기하다 보니 결국에는 홈리스 삶을 살다 쉼터에 있다는 이야기까지 하게 됐다. 그러자 실망했는데 형, 인생을 왜 그렇게 형편없이 살아?라며 경멸스럽게 바라보는 얼굴이 그려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어버린 나는 그 통화 이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모자를 눌러쓴 자가 되어서 지인들 보기에 괴로운 공허한 나날을 보냈다.

몇 개월이 지난 후 쉼터를 나왔고, 그 이후로 <빅이슈>를 판매하게 됐습니다.
1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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