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후 부의 흐름이 보이는 경제지표 정독법 - 거시경제의 거장 김영익이 미래를 읽는 법
김영익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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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익 교수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우연히 봤던 경제방송의 한 프로에서였다.

대부분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나날이 올라가는 코스피 지수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초보투자자들을 부추기고 있을 때 차분하고 앞으로의 경제가 그리 밝지만은 않을테니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셨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말을 하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한없이 좋아 보였던 그때 왜 그런 조금은 암울한 전망을 하시는지에 대해 지난 역사의 이야기를 예를 들어 주시면서 설명해 주셨던 그 차분하면서 걱정이 섞인 목소리는 지금도 기억이 난다.

그 10여분의 방송을 보면서 저분의 이야기는 믿어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교수님이 출연을 하시는 방송은 그저 흘려듣지 않고 공부를 하기 위한 강의를 듣는 자세로 들었다.

우연히 교수님의 저서를 읽을 기회가 생겼고 그 책에서 교수님이 그저 책으로 만 공부한 경제학 교수가 아니라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지금의 성공을 이룬 증권맨 출신 즉 실전과 이론을 모두 갖춘 진짜 전문가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 전부터 주식투자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나름 노력했다.

그 시절엔 경제방송이나 경제 관련 유튜브는 아예 몰랐고 그저 주식 투자의 고전들이나 버핏이나 린치 같은 미국의 성공한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주로 읽으면서 공부를 했었다.

경제 방송을 보면서 금리나 환율, 유가 등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 외에도 경제 상태를 특정하는 다양한 지표들이 있다는 것과 그 지표들의 수치에 따라 주식시장에 오르락내리락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경기나 경기변동은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중점적으로 자주 등장해서 이제는 어느 정도는 알게 되었다.

경제방송을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산업활동 동향, 특히 선행지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드디어 할 수 있었다.

원자재를 수입해서 물건을 만들어서 수익을 내는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수출입 동향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지만 그 수출입 동향이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몇 달 전부터 미국의 고용지수나 소비자 물가지수나 근원 물가지수 등의 수치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지수들이 의미하는 정확한 정의는 알지 못했었다.

원달러 1400원에 육박하고 더 높일 거라고 하는 금리까지 주식 관련 공부를 하면서 참 많은 것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동안 경제방송을 보고 관련 공부를 하면서 각종 경제지표들이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만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동안 이름만 알고 있었던 각종 지표들에 기초적인 부분까지 공부할 수 있어 매우 유용했고 앞으로 투자에도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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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엉뚱한 세금 이야기 - 세금은 인류의 역사를 어떻게 바꾸어 왔는가?
오무라 오지로 지음, 김지혜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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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한때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도 했었던 고액탈세자들의 참 대단한 행태이다.

누구는 당연히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금을 자산을 쌓아두고 사는 부자들이 어떻게든 안 내보려고 벽장이나 들보에 시공까지 해서 현금을 숨겨두는 것도 대단하고 그것을 찾아내는 세금 징수 공무원들의 활약도 대단했다.

재테크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점은 진짜 부자들은 세테크 즉 절세를 위한 재테크를 잘 안다는 점이었다.

같은 자산을 소유해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세금의 액수는 천차만별이니 그만큼 세금에 대한 지식과 활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의 쓴 저자는 세금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하기 위해 이 책을 냈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금들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이 소금에 매기는 세금일 것이다.

역사 책을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금세는 고대부터 국가라는 조직들이 가장 쉽게 번 세금이라고 생각된다.

영군 해군의 전성기를 연 시발점은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당시 바다를 장악하고 있던 스페인 해군 함대를 격파하면서부터이다.

여왕이 해적들과 손을 잡은 것은 재정적 문제의 해결도 있었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닐 거라 생각된다

유럽의 르네상스를 이끈 대부호로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 있다면 근대 서구의 자본시장을 쥐고 흔든 것은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세계의 자본 시장을 쥐고 흔들던 그 유력 가문도 상속세라는 세금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나 보다.

이근희 회장의 사망으로 인해 거액의 상속세를 내야 하는 삼성가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지금의 톨게이트비와 비슷한 개념인 통행세는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가장 흔한 세금인 거 같다.

소금세는 알고 있었지만 설탕세라니 그리고 설탕세를 받아 무기와 군함을 샀다고 하니 대단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초야세와 가슴세, 초야권은 중세의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라 익숙했지만 유방세라니 20세 이상 여성이 가슴을 보이지 않기 위해 세금을 내야 한다니 도대체 이런 생각을 누가 어떻게 했는지 과연 목적이 세금 징수였을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창문세는 유럽 역사에서 괘 유명한 이야기라 알고 있었지만 난로세까지 참 세금의 종류를 늘이는 방법은 끝이 없는 거 같다.

일본의 토끼세는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이 생각났고 입욕세는 목욕을 좋아하는 일본인다운 세금인 거 같기는 하지만 그 세금을 일본을 찾는 관광객들도 내고 있는 셈이다.

런던의 교통체증세는 항상 교통체증을 일어나는 지역에서는 따라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감자칩세, 소다세, 비만세 등 국민의 건강을 위한 세금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 목적이 전부일까 하는 의구심이 먼저 들었다.

상상하지도 못한 세금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세금들이 생긴 이유를 통해 당시 역사적 배경까지 알 수 있어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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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놀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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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일본 추리소설이다.

일본 작가의 추리소설은 한동안은 미친 듯이 찾아서 읽곤 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시작으로 미야베 미유키, 드라마로도 유명한 스트로베리 나이트의 혼다 데쓰야, 베스트셀러였던 돌이킬 수 없는 약속까지 눈에 띄는 대로 읽었는데 그 후로는 한동안 읽지 못했었다.

마침 추석 연휴 편하게 읽을 책을 찾던 차에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제목도 미궁, 작가의 이름은 처음 듣지만 이력을 보니 어마어마한 수상 경력의 소유자였다.

일가족의 살인, 아름다운 여성의 나체 시신의 주변을 덮은 종이학들, 그 집에 사는 가족들 외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밀실,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름다운 소녀까지 '히오키 사건' 이라 불리는 이 사건은 2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범인을 잡지 못했다.

주인공인 신견이라는 30대 초반의 남성으로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수완 좋고 능력도 있다.

그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서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누가 봐도 괜찮은 남성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진짜 자신이 아닌 세상의 어떤 일에도 큰 상관없다는 자세를 일관해왔다.

어린 시절 스스로 만든 친구이자 분신인 R은 서서히 잊혀져 갔다.

우연히 바에서 만난 아름다운 여성 사나에~ 그녀는 그에게 중학교 동창이라고 말한다.

기억도 나지 않는 중학교 동창을 따라 그녀의 집에 갔고 그녀와 밤을 보낸다.

평소의 그라면 그녀를 따라 그녀의 집에 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집에서 밤을 보낸 다음날 출근을 위해 그녀의 집에 있던 그녀의 전동거인이었던 남자의 양복을 입고 출근했다.

그 양복의 주인이 행방불명이라는 사실을 그에게 접근한 탐정을 통해 알게 되고 그가 그녀의 집 화분에 묻혀있는지 확인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거금의 사례금을 건네는 탐정의 요구에 거절했지만 돈을 받게 된다.

사나에의 집으로 가서 사나에에게 탐정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하고 그녀가 화분 속을 보여준다.

탐정에게 이 사실을 전하자 그는 사나에가 22년전 히오키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사실과 그녀가 자신을 고용해 신견의 뒷조사를 했다는 사실을 즉 사나에가 신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자신의 호기심과 일상의 일탈을 겸해 탐정과 함께 히오키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게 되고 그 사건의 관계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당시의 경찰이 알지 못했던 것들까지 알게 된다.

사나에는 신견에게 히오키 사건이 일어났던 그날 밤의 이야기를 해주고 자신의 가족들이 감추고 있는 비밀들을 알려준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남매의 어머니 유리, 항상 아름다운 아내를 의심했던 아버지, 사춘기의 성적 욕망을 아름다운 여동생에 풀려 했던 장남, 오빠의 자신을 성적 욕망을 어느 순간부터 쥐고 흔든 장녀 사나에.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운종가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하게 되지만 아내의 아름다움은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그의 감시를 갈수록 심해진다.

온 집안 감시 카메라를 달고 아내의 자전거를 부수고, 자신을 닮지 않은 남매까지도 자신의 아이들인지 의심하기에 이른다.

밖에서 보기엔 완벽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그들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있었고 그 집안에서 사나에는 살아남기 위해 나름의 계획을 세운다.

당시 동네는 도둑으로 인해 시끄러웠고 유리는 뒷문에 달린 감시 카메라에 손을 대고 사나에는 뒷문을 열어둔다.

사건 당일 사나에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인지 도둑이 들었고, 그 도둑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다이치의 희망대로 아버지와 어머니를 제압해서 묶어두었다.

다이치는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의 옷을 벗긴 후 자신이 접은 색색의 종이학으로 덮어버린다.

사건 현장을 본 경찰들조차도 이미 죽은 시신인 유리의 아름다움에 감탄했을 정도이니 남매의 아버지의 불안감은 이해가 가지만 결과적으로 이 기괴한 사건을 탄생하게 만든 것이 그라는 사실이다.

남매가 겪었던 정서적 불안과 그 불안에서 기인한 기행들 그리고 우연히 닥친 도독까지 사람의 의도와 우연이 만들어 낸 '미궁'은 이렇게 완성되었다.

사나에가 오빠를 죽였는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지만 오빠가 죽지 않는 한 그녀의 평안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수면제 대신 독약이라는 것을 알고 주었으며 처음부터 오빠의 계획을 알고 나름의 시나리오를 짰는지 역시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집안에서 그 어린 소녀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 일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오빠를 닮은 사람만을 만나는 것 또한 자신을 이성으로 사랑했지만 그녀에 의해 살해된 그녀 나름의 오빠에 대한 죄책감과 사랑이 아니었을까~

신견과 사나에가 혼인 신고를 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흉내 내며 살아가고 있지만 신견은 사나에의 아버지가 느꼈던 질투를 자신 역시 사나에의 전동거인에게 느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적어도 신견은 그 비극적인 결말을 알기에 그녀의 아버지가 범했던 실수를 하지는 않으리라 믿고 싶다.

소설은 사건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지 않은 채 그저 사나에가 신견에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해주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처음엔 무슨 그림인지 별로 신경도 쓰지 않았던 표지가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니 이해가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표지를 보니 그 기괴하고 끔찍한 모습이 상상이 되어 소름이 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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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보면 미래 경제가 보인다
임성수.손원호 지음 / 시그마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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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이었나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되었다고 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의 친분으로 인해 경제적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 나왔다.

두바이에 버금가는 대투자를 한다는 사우디의 네움시티 건설 계획에 대한민국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이야기도 나오면서 건설이나 통신업 등 다양한 기업들이 기대를 받는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제로 인해 국제유가가 기록적인 고가를 기록했었다.

중동의 최고의 부자 나라 사우디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부편드를 보면서 기름도 돈도 많은 나라는 다르구나 생각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중동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석유라는 지하자원으로 인해 엄청난 부를 얻었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나 카타르처럼 석유를 팔아서 얻은 자금으로 언젠가 끝이 날 석유 시대를 대비해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 나라들도 있지만 그 외의 나라들은 여전히 석유 관련 사업에만 의존하고 있다.

대한민국처럼 자원하나 없이 국제 원자재 가격의 등하락에 휘청하는 국가들에 비해 이들은 석유라는 황금을 가지고 쉽게 부를 얻었지만 그 결과 그 석유에만 너무 의지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중동이라고 하면 석유 산유국, 사막, 과격한 이슬람교도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이 책을 통해 중동이라는 큰 이름으로 묶여있는 여러 나라들의 각각의 역사와 차이, 지금의 모습 등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저자는 현 외교관답게 각각의 나라들이 앞으로 필요로 할만한 기술과 그 기술들을 가진 대한민국의 어떤 기업들이 어떻게 그 수혜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기업가와 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많았다.

중동의 여러 나라들을 단순히 산유국과 이슬람교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잘 알 수 있었다.

의류나 식료품 같은 생필품의 수출도 도모할 수 있겠지만 의료나 방위, 엔터 등 지금 부는 한류를 더 잘 이용한다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점도 알게 되었다.

지금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태양력이나 풍력, 원자력 등의 재생에너지 부분에서도 중동의 여러 국가들은 지리적인 위치가 좋아서 더욱 개발에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특히 이란은 국토의 대부분이 풍력과 태양력을 하기에 천혜적인 지형이라고 하니 우리나라의 기업에서 설비를 만들어주고 전력의 일부분을 비용으로 받을 수 있다면 좋은 사업 아이템일 것이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국가들과 이란의 관계에 대해서는 그냥 나라 간의 경쟁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종교 문제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미국과의 대립으로 인해 그 사이에 사우디나 이란 등 중동의 국가들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주의가 필요한 부분임에 틀림이 없다

중동으로 진출을 계획 중인 사업가들에게 많은 도움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책인 거 같았다.

중동의 국가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들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부분들도 알 수 있었고 각각의 국가가 지닌 매력과 그들의 역사, 문화적 특징까지 알 수 있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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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인종, 계급 Philos Feminism 2
앤절라 Y. 데이비스 지음, 황성원 옮김, 정희진 해제 / arte(아르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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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교양과목으로 여성학을 들은 적이 있다.

한 학기. 그게 전부였다.

특별히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어서 그저 호기심에서 한 학기를 듣고 그걸로 그만두었다.

이 책에서 읽게 된 여성, 인종, 계급에 대한 이야기는 어쩌면 여전히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가장 최약층인 유색인종의 여성 특히 여성 여셩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나마 가장 기억에 남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라는 영화에서 보이는 흑인 여성 노예는 주인이자 주인공인 스칼렛에게 할 말 다 하는 당당한 모습이었지만 이 책 속에 어디에도 흑인 여성 노예에게 그런 모습은 없었다.

성폭행으로 인해 주인인 백인 남성의 성 노리개로 취급당하고 그것도 부족해서 가임 기간 내내 새로운 노동력을 생산할 수 있는 흑인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가치가 높았다고 하는 부분에서 더욱 울컥했다.

단지 흑인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들이 살았을 인생을 생각해 보니 조신시대의 양반가의 여성 노비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저자인 안젤라 데이비스는 1980년대에 공산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까지 했던 유명한 인권 운동가라는데 지금까지 그녀의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지만 이것이 '꿈을 이루는 자유의 국가' 미국의 본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 인종, 계급 이 세 단어야말로 지금의 미국 사회가 지닌 문제점들을 모두 포함하고 있구나 하는 것과 이 세 단어로 만들어진 권력층들이 지금까지 여전히 자신들의 권리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더 잘 알게 된 거 같다.

특별히 미국 내 흑인 여성의 인권이나 그녀들의 현재의 사회적 위치 등에 관심도 없었고 생각을 해본 적도 없었지만 노예해방이 되었고, (물른 이 노예해방도 흑인의 인권이나 권리를 위해서가 아닌 당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지만) 그나마도 이 해방이라는 단어에 흑인 여성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

유색인종에 대한 약탈로 이루어진 최초의 국가가 지금은 세계의 자유를 수호한다는 구실로 이 나라 저 나라 간섭하고 있다는 사실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닌 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미국 내 흑인 여성에 당해왔던 부당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강간 사건 특히 백인 여성의 강간 사건의 범인으로 흑인 남성들이 억울하게 지목되고 처벌받았다는 것은 이미 다른 곳에서 많이 접했지만 다시 읽어도 화가 난다.

백인들이 특히 백인 남성들이 그들이 지닌 권력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백인의 인구수를 늘리기 위해 백인 여성들에게는 출산을 권유하고, 흑인 여성들에게 강제로 불임시술까지 했다는 부분에서 그들이 제2차 대전중에 나치가 유대인에 행한 만행에 대해 손가락질할 자격이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물른 백인들 중에서도 흑인들을 위해 그들과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었지만 흑인 여성들 간에 일어난 분열이 더욱 뇌리에 남았다.

페미니즘도 개인에 따라 다르다는 부분에 특히 공감이 갔다.

같은 흑인 여성이라도 사회적 위치나 생각하는 것이 다를테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지만 인종, 계급, 성에 관계없이 서로를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동지이자 친구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흑인 여성의 미국 사회 내에서의 투쟁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들이 이뤄질 날이 올지는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여전히 백인 남성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흑인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여성, 인종, 계급의 틀안에서 하나하나를 성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싸워서 얻어야만 하는 투쟁의 인생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보지 못할 거 같지만 그녀의 후배들은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인생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에서는 미국 내 흑인 여성의 이야기를 주로 다뤘지만, 여전히 세계의 곳곳에는 일어나는 피부색과 성, 그리고 돈이나 사회적 위치로 나눠진 계급으로 핍박받는 사람들의 고통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의 서명이나 주제만큼이나 읽는 것이 만만치 않았지만 미국의 역사와 여성인권의 역사 등에 기본적인 지식이 있다면 조금은 수월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주류라는 이름의 승자의 역사 뒤에 숨겨진 채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또 다른 역사의 모습을 알 수 있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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