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제갈량. 제갈공명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삼국지의 내용을 알지 못하고 제갈량이 촉나라의 재상이라는 것은 몰라도 그가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 속 제갈량은 신출귀몰한 능력을 발휘해 불리하기 그지없는 상황에서도 아군의 승리를 이끌어내는 도사 같은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역사 속 제갈량은 삼국지연의의 천재적인 재능으로 빛나는 꽃미남 도사가 아니다.
그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당시의 어지러운 난세를 타결하기 위한 자신이 일어날 시기를 가늠하고 기다린 인물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강태공에 대한 책을 읽었다.
강태공이 백정 일과 주막 일을 하며 시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제갈량은 밭을 갈며 천하의 지도를 그렸다.
그들은 자신들을 알아봐 주는 제대로 된 주인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채워갔다.
우리는 나관중의 화려한 필체 속에서 피어난 삼국지연의 속 제갈량을 제갈량의 진짜 모습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나관중의 제갈량은 너무 완벽해서 처음부터 고칠 곳이라고는 하나 없이 태어난 듯하고 자신감을 넘어서 조금은 자만한 출중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체력과 무력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물이 바로 제갈량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진짜 제갈량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결코 완벽한 천재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당시에의 기준으로 가장 보잘것없는 유비의 군사가 되었다.
조조나 손권이 이미 상당한 세력을 유지하던 시기 유비는 그저 그들 사이의 작은 군소 세력 중 하나에 불과했다.
나라를 세운 후에도 삼국 중 가장 약체인 촉나라의 재상이었던 제갈량은 안으로는 척박했던 나라의 살림을 살피고 밖으로는 강대했던 위나라와 오나라를 끊임없이 견제했다.
제갈량의 뛰어난 점은 그가 지략에 능한 인물이라서가 아니라 그의 철저한 준비에 있다.
그는 전투든 내정이든 모든 일을 하기 전부터 철저하게 계획하고 그 계획에 필요한 준비를 했디.
이런 준비성은 그의 뛰어남의 일면이기도 하지만 세력도 군사의 수도 어느 부분 하나 강점이 없던 유비 군의 군사로 그에게 패배는 곧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패배했을 때 보충할 수 있는 장군도 군사도 물자도 모든 것이 부족하기만 했던 유비 군의 군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미리 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뿐이었을 것이다.
그는 어떤 자리에 있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의 말년 유비가 세상을 떠나고 어린 유선을 모시고 나라의 명운을 건 전투에 수없이 나섰던 모습을 어린 시절 나는 승패에 대한 집착으로 보았다.
자신의 뛰어남을 끝까지 증명하고 싶어 하는 천재 전략가의 마지막 몸부림으로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알 거 같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두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의 이름 석 자가 빛을 발하는 것이, 자신이 죽은 후에 다른 나라들에게 유선과 촉나라를 무시할 수 없는 보호망이 되어줄 것이라는 것을. 그 시간들을 조금이라도 더 벌어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을 것이다.
오장원에서 마지막 전투를 두고 눈을 감았을 때조차 그는 최대한 피해를 줄이며 물러날 방법을 강구해 두었다.
그의 진짜 재능은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그 리스크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