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엔딩 노트
tvN [내게 남은 48시간] 제작팀 지음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요즘 즐겨찾기 해놓고 보고 있는 미드가 있습니다.

우연히 1화를 보게 됐는데 이게 너무 재밌어서 정신줄 놓고 보고있어요.

근데 이게 시즌 13까지 있어서 언제 다보나 했더니

주말에만 시즌1을 다 봐 버리고 말았네요..ㅡㅡ;;



메디컬드라마인데 워낙에 메디컬드라마를 좋아하다 보니

이 드라마도 푹 빠져서 보고있습니다.

그나저나 이 드라마를 보다보니 정말 죽음은 한순간..

멀쩡하다가 갑자기 이상증상이 있어 병원을 왔는데

무슨무슨 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급하게 수술실에 들어갔다가 수술도중 사망하는 사례를 봤어요.



물론 현실에서는 극히 드문...이야기겠죠...?

그렇지만, 병원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런 케이스가

결코 드라마나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거.



우리에게 죽음은 멀리하고 싶지만 멀리 할 수 없는,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닥칠 수도 있는 그런것이죠.

내가 언제 죽는다는걸 안다면 그 죽음에 대비라도 하지만 말이죠.



최근 티비에서 방영하고있는 [내게 남은 48시간 : 웰다잉 리얼리티]라는 프로그램에

이 책이 등장을 하더라구요.

저도 꼼꼼히 책장을 뒤적거려 보니, 음...맘이 좀 착잡해 집니다. ㅠ






이걸 딱 보니 처음에 떠오른 사람이 남편인데

나보다 먼저 죽을수도 있으니 딸의 이름을 적어야 하나 싶기도했어요.






과연 나에게 48시간이 남아있다면, 난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정말 앞이 막막...너무 짧아요...이틀은.

그렇지만 뭐라도 해야죠. 그 소중한 48시간을 그냥 흘려보낼수는 없으니까요.







 



여러가지 써 볼 것들이 가득 들어있어요.

한때 열광하며 적어보곤 했던 버킷리스트부터

나의 장례절차까지...









나의 장례에 대해 써보라는 페이지는 정말 뭔가 뭉클합니다.

난 지금까지 정말 죽음에 대해 쿨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훑어보다 보니 죽음이 정말 나에게 닥친일 같았습니다.

그래서 내 인생에 대해, 그리고 우리 가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얼마전 친정집에 다니러 갔다가 고등학굣적 베프를 정말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그렇게 친했던 친구였는데 그 친구와 연락이 뜸했던것이 5년이 넘었더라구요.

그동안 친구는 심한 우울증으로 너무 힘든 날들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그 친구의 남편도 암투병을 3년정도 했고,

남편이 어느정도 회복하고선 자신에게 우울증이 왔다고 했어요.

그 얘기를 듣고 눈물이 핑돌아 둘이 끌어안고 울었습니다.



우리가 생각지 못한 곳에 병과 죽음은 늘 도사리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그 죽음을 대비할 순 없지만,

이 노트를 써보니 뭔가 조금 정리가 되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끝까지 꼼꼼하게 잘 써서 남편에게 주어야겠습니다.

부디 놀라지 말고 잘 받아들이길...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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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 개정판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북로그컴퍼니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사랑은...떠난 사람이 아플까, 남겨진 사람이 아플까. 떠난 사람은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떠났던, 지금 사랑이 지겨워져서 떠났던 싫어져서 떠났던, 어떤이유라도 있어서 떠났으므로 주관적인 내 생각으로는 남겨진 사람이 훨씬 아플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 속에서 피에르는 “우리는 언제나 남아 있는 사람들의 슬픔에 대해서만 말하지. 하지만 떠나는 사람들의 괴로움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니?” 라고 말합니다. 처음엔 참으로 이기적인 말이구나, 생각했지만 곰곰히 새겨서 읽다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는듯해 보입니다. 사랑에 정답은 없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사랑은 참 어렵습니다.




클로에의 남편이자 피에르의 아들인 아드리앵은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며 집을 나갔습니다. 이에 피에르는 클로에에게 힘이 되어주겠다며 클로에와 두 아이를 데리고 시골집으로 갑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시아버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드리앵처럼 부인을 두고 또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된 피에르. 그렇지만 그는 아들과는 다른길을 택했습니다. 아들은 부인을 두고 집을 나갔지만 피에르는 그가 사랑했던 여자 마틸드에게 절대 미래를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마틸드의 입장에서 보면 이 남자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남자입니다. 마틸드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가진것은 하나도 버리려 하지 않았던 피에르. 좋은 남자를 만났더라면 하기 싫어도 하게될 평범한 일들을 피에르와 하고 싶었던 마틸드는 결국 피에르를 떠나게 됩니다.




사랑을 잃은 클로에, 사랑을 놓친 피에르, 그리고 사랑을 떠난 마틸드...불륜은 드라마나 영화속 아주 흔한 소재가 되어버린 요즘입니다. 소설같은, 또는 영화같은 이야기가, 어쩌면 소설보다, 영화보다 더 한 이야기가 현실에서는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저 한 순간의 불장난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들중에는 진심으로 사랑이라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것입니다. 얼마전 영화감독과 젊은 여배우의 도피행각도 다들 영화감독의 남겨진 가족들이 안쓰러워 손가락질 하며 욕하지만 그들에게는 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지요...라고 쓰고 있지만 저는 참 개인적으로 용서가 안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네요. ㅎㅎ




모든일에는 양면의 결과가 있듯, 피에르가 선택한 그 결과도 마틸드의 입장에서 보면 한심하고 나쁜놈이지만 피에르의 부인 입장에서 보면 또 어쩌면 다행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들에게 버림받은 며느리에게 자신이 겪은 불륜이야기를 해주는 시아버지라니, 참 상황이 아이러니하지만 그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조금씩 치유해가는 클로에를 보며 상처를 무조건 꼬매고 덮어서 치유하기 보다는 벌어진 상처를 곪지않게 더 잘 벌려  속부터 치료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무려 15년전에 첫 출간이 된 책이며 숱한 재출간요청으로 다시  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안나 가발다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류작가라고 하는데 저는 이 작가분 책을 이 책으로 처음 만났지만 책장이 넘어갈수록 묘한 매력에 빠진다고나 할까요, 암튼 거의 대화로 이루어진 이 책을 지루할틈 없이 읽었습니다. 



자기 자신과 대면하는 용기. 우리 인생에서 적어도 한 번은 그런 용기를 내야 돼. 오로지 자기 혼자서 자신과 맞서야 할 때가 있는 거라고. '잘못을 저지를 권리', 말은 간단하지. 하지만 누가 우리에게 그걸 주겠어? 아무도 없어. 있다면 오로지 자기 자신뿐이야. (99쪽)


그건 점선으로 이어진 삶이었다고 생각해.... 아무것도 없다가 무언가가 있고, 다시 아무것도 없다가 무언가가 있고, 그러고 나면 또다시 아무것도 없고 그랬어.....그래서 세월이 아주 빨리 지나갔지....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일이 겨우 한 철밖에 지속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한 철도 아니고 그저 한 줄기 바람, 하나의 신기루였던 것 같아....우리에게는 일상의 삶이 빠져 있었어. 다른 무엇보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마틸드가 고통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해.... (1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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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리 러브
콜린 후버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가끔은 달달하고 찐한 로맨스소설이 땡길때가 있습니다. 소설같은 달달한 사랑을 해본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날만큼 이제는 사랑에 대해 무덤덤하다고 느끼지만 또 이런 소설을 가끔 읽다보면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 나는듯 하기도 합니다. 마음이 말랑말랑 해지고 핑크빛 하트가 머릿속을 맴돌기도 합니다. 좋아라~~♡


어떤 남녀관계든 사연이 없는 관계는 없겠지만 오늘 읽은 <어글리 러브>의 주인공들을 보며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만약 내가 여주인공인 테이트였다면 그녀처럼 행동할 수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나는 참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 아마 버티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또 달리 생각하면 그만큼 마일스를 사랑하기 때문에 참을 수 있었겠구나 싶었습니다.

들어봐요, 마일스.
우리가 이것 이상의 관계를 맺고 싶다고 해도 잘될리가 없어요.
우리의 삶이 누군가를 사귀는 거랑은 안 맞으니까요.
우리는 사실 친구도 아니죠.
그래서 우정을 망칠 염려도 없어요.
나랑 섹스하고 싶다고 했죠? 흔쾌히 그렇게 해줄게요. 많이요.
131쪽


테이트와 마일스의 관계는 테이트가 오빠인 코빈의 집으로 이사를 오며 시작이됩니다. 마일스는 오빠의 단짝 친구이며 오빠도 마일스도 여객기 조종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테이트가 코빈의 집으로 이사오던날 코빈은 집에 없었고 그의 집 앞에는 술에 만취한 마일스가 쓰러져 있었죠.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관계가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서로의 성적매력에 푹 빠져버린거죠. 그러나 뭔지 모를 아픔을 갖고 있던 마일스는 더이상 사랑은 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테이트에게 두가지 조건을 내겁니다. 자신의 과거를 묻지말고, 자신에게 미래를 기대하지 않는 육체적 관계만을 맺자는 어처구니 없는 제안! 그렇지만 마일스에게 폭 빠진 테이트는 그 제안을 허락하고 맙니다.


아무리 봐도 테이트를 향한 마일스의 마음이 사랑이 맞는데 테이트가 조금만 다가가려 하면 멀어지고 마는 마일스. 테이트가 정말 안쓰러웠고 자신의 마음을 지나간 과거가 꽉 잡고 있는 마일스 또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이야기는 현재의 테이트와 마일스의 이야기와 6년전 마일스의 과거이야기가 교차 진행이 되는 구조입니다. 도대체 마일스에게 어떤일이 있었는지 궁금하여 도저히 책을 덮을수가 없었습니다.

그 이름.
그게 전부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절대로 그의 과거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건 '그녀'의 것이니까.
나는 절대로 그의 미래를 가질 수 없을 것이다.
마일스는 그녀가 아닌 그 누구에게도 주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나는 절대로 그 이유를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내게 말해주지 않을 테니까.
411쪽

상처로 인해 한 여자를 밀어내려 하지만 그 상처 또한 한 여자에 대한 사랑으로 인한 것이라 이 남자 참 일편단심이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넘치는구나! 싶었습니다. 콜린후버 작가는 "사탕처럼 달콤해서 계속 음미하고 싶은 문장", "이해할 수 없는 설정도 이해하게 만드는 필력", "설레게 했다가 가슴 아프게 했다가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작가"라는 평을 들으며 '마약 작가'로 불리운다고 합니다. 그리 과하지도 않은 딱 적정수위의 달콤한 로맨스소설인 <어글리 러브>는 날씨에서나 시국에서나 한겨울인 이 시기에 얼어있는 우리 맘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난로같은 소설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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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감옥 모중석 스릴러 클럽 41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워낙에 물에서 하는 운동을 오래했고 또 좋아하다 보니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제가 물을 전혀 무서워 하지 않을거라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전 실내수영장에 갇힌 올챙이입니다. 언젠가 바다수영을 한번 나갔다가 덮쳐오는 짠물을 먹고 실려갈뻔한 일이 있어서 십년을 하루같이 물과 함께 살았어도 물은 늘 위험천만하고 무섭습니다. 근데 오늘 이 책을 읽고 나니 물이 더 무서워 지네요. 수영을 하다보면 숨이 턱까지 차올라 한계일즈음 다들 숨을 못 참고 벌떡 일어서곤 하죠. 그 순간에 발이 닿지 않는 그런 물속에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합니다. 그 숨이 턱까지 차오를 순간의 느낌을 이 책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강변에서 한 익사체가 발견이 됩니다. 그 시체의 배에는 전기인두로 에릭 슈티플러라는 경찰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슈티플러는 그 익사체를 발견하기에 앞서 한 남자에게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물의 정령"으로 부터 걸려온 전화. 강변 익사체 사건은 두 말 할 것도 없이 슈티플러와 관계가 있었고, 물의정령이 저지른 짓이었습니다. 이 날 슈티플러 경정 밑으로 신참 여경찰인 마누엘라 슈페를링이 수사 전담팀에 배치가 됩니다. 슈페를링은 이 사건을 대하는 상관의 미심쩍은 행동이 거슬렸고, 같은 사건 전담팀에 배치된 동료들조차 그녀와 사건을 공유하지 않자 홀로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과 연관이 있을것 같은 욕조살인사건 기록을 발견하게 되죠.  그리고 물의정령은 또 다른 타깃을 위해 마수의 손길을 뻗치기 시작합니다.




몇해전 <표적>이란 영화를 참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그 영화에서 유준상이 제대로 부패한 경찰역을 맡아 열연을 했었죠. 그 영화를 보고 경찰인 친구놈을 만나 설전을 벌였던 기억도 납니다. 물론 모든 경찰이 그런건 아니겠지만 이런 일이 결코 영화나 소설에서만 등장하는 일은 아닐것이다 라는것이 제 생각이었죠. 이 소설에서도 물론 부패한 경찰이 등장을 합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옛속담이 있듯이 뛰는 슈티플러 위에 나는 놈도 있었으니, 슈티플러도 지독하게 나쁜놈이지만 그 나는 놈은 더 나쁜놈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동생을 향한 헌신적인 사랑, 그 사랑이 어쩌면 변질되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갖게 한 동생의 죽음, 그 동생의 죽음으로 인해 슈티플러와 물의 정령 사이에 생겨난 악의 한 자락.




안드레아스 빙켈만 작가는 <사라진 소녀들>과 <지옥계곡>으로 만나본 작가인데요. 두 작품 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들이라 <물의 감옥>도 정말 기대가 컸습니다. 다만 소설의 시작은 인물 설명으로 인한 장면변화에 다소 헷갈리는 부분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 부분만 지나면 책장이 잘 넘어갑니다. 또한 순간순간 바뀌는, 현재와 과거를 오르내리는 어지럽고 산만할것 같은 시점 변화들은 오히려 이야기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진 전개였습니다. 소제목이 없으므로 몇줄을 읽어 내려가야만 누구의 시점으로 쓰여진 이야기인줄 알게 되는 부분도 어쩌면 독자들을 몰입하게 만드는 전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런 전개가 전혀 거슬리지 않고 좋았습니다.




온 힘을 다해 여자를 안고는 최대한 세차게 눌렀다. 그의 손가락이 여자의 살을 파고들었다. 합성고무 잠수복을 입었지만 여자의 심장 박동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남녀 무용수가 두 개의 몸이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이듯이 남자도 녹아서 여자와 하나가 되었다. 그의 심장도 여자의 박동에 맞추어 같은 박자로 뛰었다. 여자 얼굴은 그의 얼굴과 겨우 1센티미터쯤 떨어져 있었다. 여자는 크게 치켜뜬 기괴한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지금 자기가 당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눈빛이었다. 그 눈은 그저 불안과 공포로 가득했고, 눈앞에 닥친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다. 둘은 깊은 곳으로 내려갔다. 춤이 시작되었다. (본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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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의 성 스토리콜렉터 51
혼다 테쓰야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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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선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게 정말 너무나 놀랍습니다. 실화에 모티브를 둔 이야기라고 해서 좀 더 강하게 각색하지 않았나 생각했지만 궁금해서 찾아본 실화는 이 이야기보다 절대 덜하지 않더라는 겁니다. 어쩜 인간이라는 존재가 이렇게까지 악해질 수 있는지 놀라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물론 이 현실의 세계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이 이야기보다 더 악랄하고 지독하고 과격한 이야기가 많겠지만 말이죠. 이 책 띠지에적혀있는  "인간은 사소한 계기로 언제든 짐승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을 보니 인간의 잔악함도 잔악함이지만 정말 인간이란 한낱 나약한 존재구나 싶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아주 평범하게 시작이 됩니다. 자동차정비공장에 다니고 있는 신고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알바를 하는 세쓰코와 동거중입니다. 귀염폭발하는 여자친구덕분에 신고는 매일매일이 너무 행복한 나날이죠. 그러던 어느날 세쓰코는 자신의 친아버지라며 곰같이 생긴 남자 사부로를 집에 들였습니다. 남자는 말도없고, 어디론가 말도없이 자꾸 사라졌다 돌아오며 가지고 있는 짐들도 수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결국 신고는 사부로를 조금씩 미행하기에 이릅니다. 한편 같은동네의 맨션에 살고있는 마야라는 아이는 경찰에게 보호를 요청해옵니다. 온몸에 상처를 입고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마야는 1년이상 맨션에 감금되어 두남녀에게 학대를 당했다고합니다. 맨션으로 찾아간 경찰은 그곳에서 학대의 흔적을 발견하고 집안곳곳에 배어있는 역겨운 냄새를 맡게되죠. 그리고 아쓰코라는 또 한명의 학대를 당한것 같은 여성을 발견합니다.



사건은 마야와 아쓰코가 경찰에 연행되어 그 사건에대한 진술로 미루어 짐작하게 됩니다. 하...수없이 많은 스릴러 소설을 읽었지만 그건 모두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일뿐이야 라며 점점 더 강하고 쎈 이야기를 찾아 헤맸(?)지만 이 사건은 일단 실화라는게, 이 모든 이야기가 진짜 사람이 한 짓이라는게 믿을수가 없었습니다. 이건 뭐 픽션보다 더 픽션스러운 이야기이니깐요. 이 소설의 모티브는 <2002년 일본 기타큐슈 일가족 감금살인사건>이라는 사건인데요. 한남자가 처음엔 한 사람을 필두로 그 사람의 모든 가족구성원을 끌어들여 불신과 반목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하여 결국엔 딸이 아버지를 죽이고 동생이 언니를 죽이고 엄마가 아들을 죽이고...이렇게 한 일가족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게 된 사건입니다. 그 남자는 손도 안대고 코푼 격이죠.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가는 일은 만들지 않았으며 죽은 사체를 처리하는일 또한 죽인 가족들이 직접 하게 했습니다. 그 사체를 처리하는 방법이...과연 차마 인간으로서는 하지 못할 그런 엽기적이고도 엽기적인 방법이었다는거죠. 이 사건은 너무나 극악무도해서 당시 보도제한조치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 많은 사람들이 한 사람의 혓바닥에 휘둘려 꼼짝없이 죽음을 맞게 되었는지 정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가 막힙니다. 소설 역시 실제 사건과 거의 흡사한 양상으로 쓰여 졌는데요. 요시오라는 악랄한 남자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신고와 세쓰코, 세쓰코의 친부인 사부로, 그리고 마야와 아쓰코. 그들은 어떤 관계로 결말을 맺게 될지 전혀 접점이 없었던 두 이야기가 세쓰코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며 거기에 또다시 등장한 요시오로 인해 하나의 사건으로 귀결이 됩니다. 인간은 사소한 계기로 언제든 짐승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인간처럼 악랄한 존재도 없을것이며 또한 인간처럼 나약한 존재도 없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혼다테쓰야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강하네요. 강해!



더 놀라운 건 욕실이었다. 방마다 지문을 채취하고, 유류품과 증거품을 압수하고, 상해 행위가 어디서 이루어졌는지를 밝히기 위해 루미놀 검사도 실시했다. 그러자 욕실 전체가, 바닥, 벽, 욕조 모두 루미놀 반응으로 새파랗게 되었다. 그 정도의 혈흔이 부착된 것을 보면 분명 상당량의 출혈이 있었다. 모두 마야가 흘린 피였다면 이미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즉 욕실 벽과 바닥에 흘렀던 피는 다른 누군가의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본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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