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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A to Z - 후각의 탄생부터 조향의 비밀까지
콜렉티프 네 지음, 잔 도레 엮음, 제레미 페로도 그림, 김태형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4월
평점 :

향수
향수를 처음 알게 된 건 향수 샘플에서 부터였다. 아주 작은 병에 담겨 있어서는 그 향기가 나좀 봐달라고 하는 것처럼 향기 겉으로 묻어 나오는 향이 정말 기분을 좋게 하였다. 병 주변에 스며나오는 향기에 취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렇게 향수를 접하게 되니 내 몸에 뿌리는 향수 뿐 아니라 방에 놓아 두는 향도 알게 되고 고체 향수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었다. 향수가 꼭 액체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모습에 한동안 고체 향수에 빠져서 러쉬에서 고체 향수를 구매 하러 돌아다니기도 하였다. 액체 향수도 향기가 오래 남기는 하지만 고체향수는 몸 한쪽에 바르면 오히려 은은하면서 오래 가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좋아했다. 한동안 유칼립투스나 소나무 향기에 빠져서 시원한 자연의 향에 심취해 있었다. 그때를 기억하면서 이 책을 읽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향수를 감상하는 느낌이었다.

향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읽으면서 내가 향수를 만들어 보는 느낌이었다. 향수 추출법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은 당연히 이 책을 통해서 알수 있었다. 나는 증류 추출법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나 다양하다니 놀라 웠다. 추출법 보다 사실 더욱 놀라운 것이 있었다. 향수의 재료가 되는 원재료들의 다양성에서 다시한번 놀랐다. 물론 향수가 식물이라든가 과일이라든가 이런 향은 뭐뭐 놀랍지 않다. 밀랍이라는 것(벌집에서 채취)도 향수의 원료가 될 수 있다니 놀라웠다.

향수라는 영화가 있다. 살인자에 대한 인식을 다르게 볼 수 있다고 해야 하나 영화가 준 영향은 나에게 엄청나게 충격이었고, 정말 좋아하는 영화 리스트 5위 안에 꼽힐 정도로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이다. 독특한 후각을 가진 주인공이 향의 아름 다움을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여자의 향까지 만들어 내면서 살인까지 저지르지만 극강의 향수를 만들어 내는 결과를 만들어 낸다. 일종의 조향사라면 조향사일것이다. 영화에서는 조향사가 되기 위해서 라기 보단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향을 만들기 위한 여정이었지만 말이다. 이 책은 조향사를 위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조향사가 되기 위한 정말 향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향은 분명히 형태는 없다. 하지만 향은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고, 보이지 않는 나의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가 깔끔한 정장을 주로 입는 다면 나는 깔끔한 정장을 입는 내가 되듯이 나에게 어울리는 향를 이용한다면 나는 어떤 향기가 나는 내가 되는 것이다. 그런 나만의 향과 보이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조향사 인거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의미가 굉장히 깊다는 생각이 든다. 꼭 조향사를 원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나만의 향을 발견해 내는 과정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